코로나 팬데믹을 가장 먼저 극복하고 정상화 경로를 걷고 있는 중국에서 이번 20년 광군제 매출 추이는 중국 소비 현황을 가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중국 경제가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 비 4.9% 성장했다고 밝혔고, 지난 10월 수출이 11.4%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지만 중국 소비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회복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것은 3분기 중국 GDP 성장 시 중국 소비 기여도가 높지 않았고, 10월 수출은 크게 증가했지만 중국 수입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어서, 이는 중국 소비가 생각보다는 위축되어 있다는 징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들었던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중국 최대 쇼핑 축제라는 광군제를 통해서 중국 소비 현황을 점검해 보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죠. 특히 금융계에서는 중국 중국 소비가 투자의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광군제에 대해서
중국 광군제는 영어로는 The Single’s Day로 소개되고 있으며, 중국 현지에서는 이 솽스이(双十一)를 11·11 쇼핑 축제로 더 많이 사용되는 알리바바가 만든 중국 최대 쇼핑 축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행사를 대부분 광군제(光棍節)라고 부르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초기 용어에 불과합니다.
알리바바는 매년 11월 11일 진행되는 이 쇼핑행사를 처음에는 외로운 솔로들을 위한 행사라는 의미에서 광군제(光棍節, 솔로의 날)라 불리었으나 좀 더 보편적인 쇼핑 행사로 발돋음하기 위해 2017년부터는 쌍십일(双十一)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 쇼핑행사를 11·11 쇼핑 축제라고 더 많이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알리바바가 처음에 시작한 광군절, 쌍십일(双十一)은 당시 2009년 출범한 타오바오상청(淘宝商城)라는 쇼핑몰(후에 알리바바 티몰로 이름을 바꾸었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중국에서 집중적인 쇼핑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이벤트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고민한 끝에 젊은 타겟, 그 중에서도 이런 행사에 가장 활발히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솔로들을 핵심 타겟으로 잡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벤트 시기를 10월 1일 국경절과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사이이자 솔로를 뜻하는 1이 가장 많이 들어간 11월 11일로 정하고 “외로운 청춘을 위로한다.”는 슬로건을내세워 이들을 비롯한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였습니다.
2009년부터 광군제(光棍節)라는 이름으로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인 Tmall 단독으로 시작했지만, 판매 규모가 급증하자 2012년 징동을 비롯한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범 중국적인 행사가 되었습니다.
알리바바는 이 광군제(光棍節), 솽스이(双十一)를 글로벌로 확장하고자 광군절 전야제 행사에 외국의 유명 가수들을 초청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는데요.
2017년 광군제 전야제에는 니콜 키드만 등이 출연했고, 2018년엔 머라이어 캐리가 등장해 ‘Hero’를 열창했고, 2019년 전야제(Countdown Gala)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런 해외 유명 연예인을 초청한 공연은 열리지 못했습니다.
20년 광군제 매출 및 관련 기록들
어제 11월 11일, 광군제(11·11 쇼핑 축제, The Single’s Day) 실적은 일견 보기에는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아래에 이번 20년 광군제 동안의 기록들을 간략히 정리해 봤습니다.
- 20년 광군제 총매출(GMV)는 4,982억 위안(약 84조원, 83조 7,900억원)으로 전년 비 86% 성장
- 11일 광군제 행사를 시작한 지 30분만에 3,723억 위안을 기록
이는 2019년 광군제 기록 2,684억 위안을 넘긴 것 - 매출 1억위안을 돌파한 브랜드만 342개, 매출 10억 위안을 넘은 브랜드만 13개에 달함(이는 11일 0시 35분까지 집계 한 것)
- T몰에서 시작 26초만에 58만 3,000건 주문이 쇄도했는데
. 이는 2009년 첫 광군제 행사에 비해서 1,457배 증가한 것
. 또한 2019년 광군제 기록 54만 4,000건을 넘은 수준 - 20년 광군제 기간 중 전체 주문건수는 23억 2,100만건으로 전년 12억 9,200억건에 비해서 80% 증가한 것
- 11월 1일 자정부터 11일 정오까지 티오바오 라이브 내 28개 라이브 스트리밍 스튜디오의 총 거래액은 1억 위안약 168.2억원)
- 11월 1일 자정부터 11일 0시꺼지 자동차 주문은 33만대
- 중국 내 300개 도시의 주택 80만호가 매물로 등장, 최대 100만 위안(약 1억 6,820만원) 할인을 적용받아 90년대 생인 ’90호우, 1990년대 생)의 큰 관심을 받음
- 알리바바는 이번 20년 광군제를 통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포함해 8억명 이상이 쇼핑에 참여한 것으로 예상
- 이번 20년 광군제에는 25만여개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1,600만개 이상의 할인 상품이 참여
- 또한 이번 20년 광군제에 새로 참여한 신상품만 200만개에 달한다고 설명
그러나 20년 광군제 매출을 바로 비교하긴 어려워
이번 광군제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 소비 수준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진행 현황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코로나를 극복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어하는 중국 당국으로서는 이번 광군제 성과를 주시할 수 밖에 없었겠죠.
경쟁사 징동의 도전
또 하나는 경쟁사들의 움직임입니다.
징동은 알리바바가 11월 11일을 광군제로 자사만의 독특한 쇼핑 축제를 만들자 이를 견제하고자 자신들의 창립 기념일인 6월 18일 기념하는 618 쇼핑 축제를 시작해서 나름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징동이 성과를 내자 알리바바를 비롯한 유통 업체들도 이 시기를 맞아 적극적인 프로모션으로 대응하고 있기도 하죠. 이는 아마존이 주도하는 아마존 프라임데이에 월마트 등 경쟁업체들도 관련 프로모션으로 수요를 뺏으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또 징동은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11월 11일 광군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 시기에 강력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징동은 오래 전부터 쇼핑 행사를 11월 1일부터 시작해 11월 11일에 마치는 전략으로 알리바바로 갈 쇼핑 수요를 흡수하면서 나름 성과를 냈고, 알리바바와 (형식상의) 규모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2019년 징동 매출은 2,044억 위안으로 젼년 비 28% 성장하면서 알리바바 성장율을 26%를 앞서고 있었습니다. 같은 추세로 가면 2020년엔 11일간 진행된 징동 매출 규모가 알리바바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실상 20년 광군제를 보내고 나니 그렇지만은 않았지만 말입니다.
20년 광군제는 단 하루만 열리지 않았다
그런 부담때문일까요? 알리바바는 이번 20년 광군제를 예전처럼 11월 11일 당일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11월 1일부터 시작해 11월 11일 마무리를 짓는 것으로 광군제 쇼핑 이벤트 기간을 길게 잡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1월 11일 광군제 정식 행사를 알리면서 단 30분만에 전년 매출을 넘는 3,723억 위안을 기록했다고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러한 상황이 있기 때문이 이번 광군제 매출 4,982억 위안은 비록 전년 비 86%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같은 수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실시간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11일 광군제 행사를 중계하면서 알리바바는 실시간 매출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광군제 행사를 1일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수요가 이미 발생했기 때문에 11일 당일 폭발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는 어려웠다는 전망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군제 실시간 매출 공개 덕분으로 광군제의 다양한 기록 중 일부는 이번 광군제에서는 확인 할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 100억 위안 달성 시간이나 모바일 매출 비중이라든지 등등의 기록 말입니다.
징동은 전년 비 33% 성장
한편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징동은 이번 1~11일 매출이 2,715억 위안(약 45조 6,700억원)으로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징동 매출은 전년 매출 2,044억 위안에 비해서 33% 증가한 수준입니다. 아울러 징동은 행사를 시작한 지 9분만에 매출 2,000억 위안을 달성하는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3년째 해외직구 매출 3위 차지
20년 광군제는 중국 제품만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직구 상품도 활발하게 판매됩니다.
이런 해외직구 상품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국가는 일본으로 2015년부터 한해만 제외하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위는 미국이 차지해 왔구요.
한국은 2015년부터 3위를 지속하다 2017년 사드 사태로 5위로 밀린 후 다시 회복해 계속 3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20년 광군제는 11월 1일에서 11일까지 총 11일 동안 진행되었기 때문에 광군제 매출을 예년과 비교는 무의미합니다.
- 또한 실시간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을 정도로 당일 매출 증가 열기는 높지는 않았습니다.
11일 행사 시작 후 30만에 3,723억 위안 매출은 상당 부분 지난 1일부터 시작한 매출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하므로, 이후에 발생한 매출은 1,259억 위안에 불과해 당일 발생 매출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징동 행사는 예년과 동일한 조건하에서 이루어 졌기 때문에 이로서 중국 소비 동향을 엿 볼 수 있습니다.
징동 매출은 예년 26~28% 정도 성장했는데 20년에는 33% 성장했기 때문에 예년에 못지 않는 소비가 이루어졌다고 판단 할 수 있습니다.
참고
20년 광군제 매출 86% 상승한 84조원 신기록 이면의 속사정
[트렌드 차트] 연도별 광군제 매출 및 블랙프라이데이 비교
알리바바가 광군제’(光棍節)를 세계 최대 쇼핑 축제로 성공시킨 요인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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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에도 신기록을 갈아치운 중국 솽스이(舊 광군제) 쇼핑 축제를 정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