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아직 덜 알려졌지만 광군제’(光棍節)에 이어서 제2 쇼핑 축제로 자리잡고 있는 618 쇼핑행사에서 징동이 알리바바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중국 온라인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어쩌다 후발 징동에 패했는지를 잠깐 살펴 보겠습니다.
1. 광군제’(光棍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행사하면 매년 11월 11일 진행되는 쌍십일(双十一)이죠. 이전에 우리에게도 광군제(光棍节)로 널리 알려졌던 쇼핑행사입니다.
원래 이날은 1이 가장 많이 들어간 날인 ‘11월 11일’로 솔로데이(Solo’s Day)였는데, 2009년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Tmall이 솔로들을 타겟으로 ‘외로운 청춘을 위로한다’슬로건으로 할인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2009년부터 광군제(光棍節)라는 이름으로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Tmall 단독으로 시작했지만 판매 규모가 급증하자 2012년 징동을 비롯한 다른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범 중국적인 행사가 되었습니다.
2017년엔 공식 이름을 광군제(光棍節)에서 쌍십일(双十一)로 변경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광군제(光棍節) 또는 쌍십일(双十一) 쇼핑 행사에는 중국인의 80%가 참여할 정도로 참여율이 높고 일년 중 가장 높은 매출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알리바바는 2017년 이 쇼핑 행사동안 젼년 비 39% 증가한 1,682억엔(약 28조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2. 새로운 쇼핑 축제, 618 데이
쌍십일(双十一) 행사가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은 매출이 일어나는 쇼핑 행사라면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무시못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618 쇼핑 축제, 매년 6월 18일에 실시되는 쇼핑 행사가 있습니다.
618 데이는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광군제에 대항해서 2위 유통업체인 징둥(JD.COM)이 주도하는 시작한 쇼핑 주간입니다. 징둥은 그들의 창립일인 6월 18일을 기해서 2010년부터 대대적인 쇼핑행사를 열었고 징동이 성장하면서 점차 이 쇼핑 행사도 커졌습니다.
광군제가 그러했듯이 쇼핑행사 규모가 커지고, 사람들의 입을 타면서 징동뿐만이 아니라라 다른 유통업체도 참여하게 되었죠. 그리고 2015년부터 새로운 판매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서 알리바바도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해 왔습니다.
3. 618데이에 참여한 알리바바, 그러나…
알리바바의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다소 하락했다고 하지만 B2C 기준 이커머스 점유율은 55%를 상회합니다.
아래는 2017년 4분기 기준 중국 B2C 이커머스 점유율 그래프인데요. 알리바바의 TMall이 56.5%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징동의 JD.COM인 징동은 24.7%로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뒤를 오프라인 유통이 이커머스로 확장한 수닝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비록 618데이가 징동 주도로 시작되었지만 중국 이커머스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이 워낙 크고, 알리바바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있기 때문에 618데이에서 알리바바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2018년 618데이 결과는 천하의 알라바바도 징동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2018년 618데이 시 징동은 행사 기간인 6월 1일에서 6월 18일까지 누적 매출이 1,275억위안($24.7B, 약 22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해 매출 1,199억위안(약 20조원)을 뛰어넘은 것이죠.
단 성장율은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2017년 쌍십일(双十一)에 알라바바가 단 하루동안 일으킴 매출 1,682억엔(약 28조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업체별로 보변 징동 > 알리바바 > 拼多多 (핀둬둬) 순으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3. 알라바바는 왜 징동을 넘지 못했을까?
그러면 왜 이번 618데이 시 알리바바는 징동을 넘지 못했을까요? 618데이가 이미 징동을 넘어선 중국인 전체 쇼핑 축제가 되었기 때문에 남의 잔차라는 변명은 불필요한 것일까요?
3.1. 618데이, 징동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까?
618데이가 징동의 주도하에 발전되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618데이는 징동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알라바바는 618 쇼핑 행사에서 징동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1년의 절반(年中大促)’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티엔마오(TMALL)가 618데이 시 상품 프로모션을 알리는 배너 광고들인데요. 年中大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는 그냥 618만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징동의 광고는 보다 직관적이고 강렬합니다. 쉽게 618 쇼핑행사는 징동이라는 이미지를 없애는 것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알리바바가 많은 노력을 하지만 아직은 618 쇼핑 행사에서 징동의 짙은 그림자를 지우기는 벅찬것이 아닐까 판단해 봅니다.
3.2. 브랜드 이미지
그동안 알리바바와 징동은 이커머스를 공략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아리바바는 C2C(소비자 對 소비자) 방식으로 보다 가격 지향적이었고, 징동은 B2C(기업 對 소비자)로 조금 더 신뢰에 기반해 운영해 왔습니다.
3.2.1. C2C로 보다 가격지향적이었던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미국이 이베이와 같이 C2C(소비자 對 소비자) 시장에 집중했습니다. 이는 철저하게 가격 중심으로 매출이 일어나는 구조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가짜 상품이나 저품질의 상품이 유통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알리바바 산하의 타오바오나 티엔바오의 이미지는 다소 저품질, 저가격의 이미지가 강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쌍십일(双十一) 쇼핑 행사등을 치르면서 가격 할이네 대한 꼼수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선 가격 인상, 후 할인’ 수법인데요. 행사를 시작하기전에 가격을 높이 올려놓고 엄청난 할인을 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죠.
이러한 수법은 중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사용하는 수법이지만 ㅡ동안 중국 이커머스를 이끌어왔던 쌍십일(双十一) 쇼핑 행사등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타오바오나 티엔바오의 이미지가 나빠진 것이죠.
3.2.2. B2C와 물류 혁신으로 신뢰를 얻은 징동
반면 징둥은 B2C(기업 對 소비자) 방식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해 왔습니다. 이는 아마존과 같이 징동이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여기에 기업, 브랜드 등이 입점해서 판매를 하는 방식인데요.
기업과 브랜드가 직접 컨트롤하는 방식이다보니 브랜드 보호를 위해서는 가격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했고 그러다보니 가격이 싸지만 품질이 낮고 가짜 상품도 많아 보이는 알리바바 계열의 타오바오나 티엔바오 에 비해서 징동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믿늘만하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렇게 징동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점차 아릴바바를 추격하는 중요한 기반이되었습니다.
또한 징동은 아마존처럼 물류 혁신에의 투자를 강화했습니다. 중국 대륙에 7개의 물류센터와 486개 물류창고를 건설해 중국에서 가장 앞선 물류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이로써 유일한게 중국 전역을 커버하는 물류망을 갖추게 되었고, 빠르고 정확한 배송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또한 징동의 이미지를 믿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기에 618 쇼핑 행사 시 징동은 국제적인 물류망과 품질을 주요한 키워드로 소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뢰가 형성된 징동이 정말 신뢰가 필요한 제품군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래는 IDC에서 조사한 618 쇼핑 시즌동안 주요 전자제품의 판매 점유율 자료인데요. 이러한 전자제품에서는 징동의 우위가 확실히 들어납니다.
또한 카운트포이트(Counterpoint)에서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을 보면 징동이 58.65로 알리바바 티몰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뢰가 필요한 제품에서는 징동이 선호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3.3. 알리바바의 신유통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알리바바는 신유통을 들고나오면서 유통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고, 세계에서 주목하는 실험이 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오래전부터 온오프라인의 통합을 추진해 왔습니다. 당연히 618 쇼핑 행사기간에 허마센셩(盒马鲜生)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 이벤트를 진행하고, 오프라인 체험관을 운영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프라인 체험관은 2017년 시작되어 2018년에는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오프라인 체험관은 10만개의 알리바바 티몰과 협약을 맺은 매장이 참여하고, 300여개의 브랜드가 여기에 참여하였습니다.
이중 북경, 상해, 광주, 심천, 충칭에는 이들 참여한 브랜드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브랜드 숍을 설치해 브랜드들을 체험해 보면서 구매도 할 수 있도록했습니다.
이러한 TMALL의 전략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벤트 행사에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었지만 실제로 이들 임시매장에서의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즉 오프라인 매장에서 진열 및 판매는 오프라인이 가진 비용 구조를 쉽게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올랐고, 이는 티몰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가격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위협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또한 브랜드 참야 업체가 300업체에 달했지만 실제로는 살만한 제품이 적었다는, 상품의 구색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통합된 경험을 주겠다는 알리바바의 원대한 꿈이고,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지만 적어도 2018년 618 쇼핑행사에서는 완벽하지 못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계속 신유통을 혁신해가고 있는 알리바바이니 내년에는 더욱 더 완전한 모습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안을 들고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3.4. 알리바바는 618 쇼핑 행사에 최선을 다했을까?
이 부분은 객관적인 데이이타가 없어 주장에 가깝습니다. 알리바바는 쌍십일(双十一)에 보다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징동 주도로 이루어 온 618 행사에는 상대방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참여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신유통에 대한 실험의 성격도 강하다는 생각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 경험이라는 신유통의 전략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징동이 주도해온 618 쇼핑행사에는 참여하되 좀더 실적이나 자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실험해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쌍십일(双十一)이나 다음해 618 행사엔 보다 완성된 신유통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전먕되며,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알리바바가 진정 무서운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4. 마치며
이상으로 간단히 중국의 2대 쇼핑행사로 성장하고 있는 618 쇼핑 행사 개요를 살펴보고, 이커머스 최강자인 알리바바가 618 쇼핑행사에서는 생각외로 두각을 일으키지 못한 이유를 세가지로 추정해 보았습니다.
- 아무래도 618 행사가 징동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비록 시간이 흘렀지만 618 쇼핑 행사의 메인은 징동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아직도 강한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 징동의 브랜드 이미지는 보다 믿을 수 있으며, 알리바마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저품질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이므로 신뢰가 필요한 전자제품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제품에서는 확실히 징동이 우위를 보였음
- 알리바바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통합하기 위해 10만개의 체험 매장, 임시 매장 등을 설치했으나 가격 인상의 역효과와 상대적으로 적은 브랜드 참여로 통합 경험의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고 보여 짐
알리바바의 한계가 들어난 2018년 618 쇼핑행사였지만 내년에는 좀더 완벽한 모습으로 신유통의 새역사를 쓰지 않을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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