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비가 오더니 하늘이 말게 개였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 오랜만에 보는 하얀 뭉게구름..
평화롭다…
서울에서 수원 사무실로 오는동안 몇 컷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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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소득감소 고령화… 트렌드 바뀌는 주택시장
![[펌글]“단둘이 사는데 40, 50평 필요있나요”… 소형아파트가 뜬다 7 주택.jpg](https://happist.com/files/attach/images/521/744/011/%EC%A3%BC%ED%83%9D.jpg)
#1 공인회계사인 이모 씨(35)는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82m²(약 25평)에 청약해 당첨됐다. 이 씨는 부인도 회계사여서 더 큰 집을 장만할 여력은 되지만 굳이 집을 사는 데 돈을 많이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부모님은 무리해서라도 큰 아파트를 사야 한다고 했지만 당분간 출산 계획이 없는 데다 장기간 돈이 묶이는 부동산에 큰돈을 투자하기보다는 다른 쪽으로 굴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198m²(약 60평) 아파트에 사는 최모 씨(59)는 인근 소형아파트로 이사할지 고민하고 있다. 두 딸이 모두 결혼해 부부만 살기에는 집이 너무 크고 관리비도 많이 나오는 데다 은퇴 이후 고정적인 수입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집 크기를 줄여 남은 돈으로 상가나 오피스텔을 사서 세를 놓으면 매달 임대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전용면적 85m² 미만의 소형 아파트는 수요가 몰려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는 반면 중대형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시들해지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았던 2, 3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와 실질소득 감소, 1, 2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 등 다양한 경제·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축소 지향의 주거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이 올 3월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분양한 ‘효창파크푸르지오’는 면적이 작을수록 1순위 청약경쟁률이 높았다. 전용면적 59m²(약 18평)B타입은 19.6 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84m²(약 25평)와 114m²(약 34평)는 한 자릿수 경쟁률에 그쳤다.
지난달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서 분양된 ‘래미안에버하임’도 가장 작은 59m²B타입의 경쟁률(3.4 대 1)이 최고였다.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이 지난달 인천 서구 신현동에서 분양한 아파트도 ‘소형 인기, 중대형 미달’의 결과가 나왔다. 3년 전만 해도 이런 현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2006년 11월 평균 경쟁률 75 대 1을 기록한 ‘서울숲 힐스테이트’(성동구 성수동)는 117m²(약 35평)의 경쟁률(36.1 대 1∼50.8 대 1)이 42m²(약 12평·18.5 대 1)의 2배 이상이었다. 2006년 3월 성남시 판교신도시 중소형 동시분양에서도 중형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소형을 앞질렀다.
요즘은 집값도 소형이 강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85m² 초과 아파트는 2006년 평균 32% 급등한 뒤 2007년 ―0.5%, 2008년 ―6.6% 떨어졌다. 반면 60m²(약 18평) 이하는 2007년 평균 7.1% 오른 뒤 집값이 급락한 지난해에도 오히려 4.4% 상승했다.
소형 주택이 주택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중대형 공급량은 2005년 8만875채에서 2007년 11만6222채로 늘었지만 2008년엔 6만6040채로 감소했다. 반면 60m² 이하는 2005년 5만6668채에서 2007년 7만3944채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8만2084채로 ‘나홀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2006년 이어진 부동산 호황기는 ‘중대형의 시대’라고 불릴 만했다. 너도나도 빚을 내서 실제 필요한 주거면적보다 더 큰 아파트를 사는 열풍에 휩싸였다. 자고나면 수천만 원씩 오르는 아파트 값 상승을 중대형이 주도했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서라도 큰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을 당연한 선택처럼 받아들였다. 이런 흐름에 편승해 건설사들도 중소형을 제쳐놓고 중대형 공급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라는 칼을 빼들면서 2007년부터 집값이 꺾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던 자금이 끊기면서 주택 수요 자체가 감소해 집값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대출 규제로 비틀거리던 중대형 아파트 선호 현상에 결정타를 날렸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2006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 등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2007년 이후 보유세가 강화되고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중대형은 수요가 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와 자금난이 소형 주택 인기의 단기 요인이라면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는 장기적 요인으로 꼽힌다. 핵가족화가 정착돼 예전보다 방이 적어도 되고, 독신 가구가 크게 늘어 대형 아파트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16%에서 지난해 20%로 늘었다. 부부만 있는 가구도 같은 기간 12%에서 15%로 증가했다. 1인 가구와 부부 가구의 비율은 2030년 각각 24%, 21%로 높아져 전체 가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형보다는 실속을 중시하는 성향이 확산된 것도 주택 과소비 현상을 약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분석한 책 ‘아파트에 미치다’를 출간한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도쿄(東京)에 사는 일본인 부장급은 보통 30평형대에 살지만 서울의 한국인 부장급은 대부분 최소 40평형대에 살 정도로 주거 생활에 거품이 있다”며 “소형 주택의 인기는 주택 과소비의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를 앞둔 직장인들이 집 크기를 줄여 노후수입을 확보하려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국민은행 PB센터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최근 들어 ‘집은 사람의 얼굴’이라는 개념이 약해지고 관리비 절약 등 실리를 중시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새로 주택소비 시장에 진입하는 20, 30대가 큰 집보다는 적절한 공간을 자기 취향에 맞게 꾸미는 것을 선호하는 점을 고려하면 소형 주택이 각광받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펌글]70개국 수출… 대표 한류식품 농심 신라면 8 신라면.jpg](https://happist.com/files/attach/images/530/741/011/%EC%8B%A0%EB%9D%BC%EB%A9%B4.jpg)
코리아 매운맛 세계와 통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브랜드파워지수(K-BPI·Korea Brand Power Index) 9년 연속 1위, 한국생산성본부 고객만족도 1위, 산업정책연구원 슈퍼브랜드 3년 연속 1위. 1조7000억 원 규모 국내 라면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23.9%의 점유율. 한 회사의 성적표가 아니라 권장소비자가 750원 정도인 한 ‘제품’의 성적표다. 바로 1986년 세상에 처음 나온 농심의 간판 제품 ‘신라면’이다.
○1년 내내 ‘매운맛’ 보며 제품 개발
1985년 ‘안성탕면’이 히트를 치며 라면업계 1위 자리에 오른 농심은 이 자리를 확실히 굳히는 것을 다음 목표로 세웠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새로운 라면이라고 판단한 농심은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설문조사 결과는 다소 뻔했다. 한국인들이 매운맛을 가장 선호한다는 결론이 난 것. 하지만 ‘매운맛 라면’을 만드는 일은 말만큼 쉽지 않았다. 핵심인 양념수프를 만드는 일부터 난관이었다. 국물로 우려냈을 때 매우면서도 기름에 튀긴 면발의 느끼함을 씻어줄 수 있는 시원한 맛을 내는 고추를 찾아야 했다. 개발팀은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고추 품종을 사들여 국물을 우려냈고, 연구원들이 하루에도 20번 넘게 이 ‘매운 국물’을 연방 마셔가며 가장 알맞은 고추 품종을 고르기 시작했다. 위장을 혹사해 가며 고추 품종을 찾았건만 문제는 또 있었다.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 지역이 다르면 고추의 매운맛이 달랐던 것. 이래서는 가공식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정한 맛’을 낼 수 없었다. 결국 1년이 넘게 고추에 매달린 개발팀은 산지에서 직접 사들인 생고추를 일정한 맛을 내도록 가공할 수 있는 특허 기술까지 발명해 표준화에 성공했다.
면발도 200종류가 넘게 만들어 테스트를 했다. 면 두께와 모양 등을 다르게 해 뽑아낸 면을 계속 시식해 가며 이상적인 면 형태를 연구해야 했기 때문. 신라면 개발에 참여한 심선택 농심 연구개발실장은 “하루에 평균 세 봉지 정도의 라면을 매일 먹었다”며 “초시계로 시간을 재고 비커와 온도계로 물의 양과 온도를 정확히 측정해 가면서 맛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라면을 좋아하는 연구원들도 ‘즐기며’ 먹기는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연구 결과 쫄깃하면서도 라면 국물과 양념이 면에 잘 배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면이 둥근 형태의 면이 최적이라는 결론이 났다. 농심은 즉시 원형으로 면을 뽑아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다.
○상식을 깬 프리미엄 마케팅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마케팅도 제품 시판 초기 소비자들에게 ‘신라면’의 존재를 알리는 데 한몫했다. 당시에는 ‘쇠고기라면’, ‘김치라면’처럼 주 재료를 이름에 사용하거나 회사명을 그대로 제품명으로 쓰는 라면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매운 라면’이라는 제품 콘셉트를 재료나 회사 이름으로는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고 판단한 농심은 오랜 관행을 깨고 한 음절 이름을 붙였다.
신라면 포장에 그려진 ‘辛’자가 관련법을 바꿔가면서까지 들어가게 된 것이라는 일화도 식품업계에서는 유명하다. 당시 식품위생법에는 “포장에 쓰는 제품명은 반드시 한글로 표기해야 하며 한자나 외래어를 쓸 경우는 한글보다 작은 크기로 써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정한 이름을 바꿀 수 없었던 농심은 관련 당국에 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결국 식품위생법을 개정한 뒤에야 ‘辛’자를 커다란 붓글씨로 그려 넣을 수 있었다.
우여곡절을 거친 신라면의 판매 초기 가격은 200원. 당시 라면이 대부분 100∼12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갑절 가까이 되는 값이다. ‘위험한 시도’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시판 한 달 만에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등 전국 유통망 중 약 87%에 신라면이 납품되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손욱 회장 “年500억개 라면 소비 中시장 집중 공략”
여러 유행어를 만든 광고도 발매 초기 제품을 널리 알리는 데 한몫했다. 시판 직후부터 1992년까지 사용한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광고 카피는 제품 특성을 함축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다.
○한국의 매운맛을 세계로
1년 동안 팔리는 신라면을 일렬로 늘어놓은 길이는 에베레스트산(해발 8848m) 1만8083개를 쌓은 높이와 같고 면을 한 가닥으로 이으면 지구를 998바퀴 감을 수 있는 길이가 나온다. 판매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팔린 개수는 국내에서만 총 170억 봉지. 하루 평균 약 200만 개다.
해외에서도 이색 먹을거리로 인식된 신라면은 미국 뉴욕 케네디 공항,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등 세계 주요 도시의 관문에 입점한 식당에서도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일본 세븐일레븐, 미국 월마트 등 현지 유명 유통업체에 납품되고 있다. 남태평양 사모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등 약 70개국 주요 식품 매장에서도 신라면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농심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 1990년대부터 라면 소비가 급격하게 늘기 시작해 지금은 1년에 500억 개의 라면을 소비하는 ‘블랙홀’ 같은 시장이다. 손욱 농심 회장도 “중국을 기점으로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한다. 이에 따라 농심은 1996년 농심의 첫 해외 공장을 중국 상하이(上海)에 세운 후 1998년에 상하이 제2공장, 2000년 선양(瀋陽) 공장을 잇달아 세우고 지난해 9월 상하이 제1공장을 증축하는 등 지속적으로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중국 외에도 미주, 특히 중남미 국가에서 신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2005년 6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신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놀이터에서 그네타며..
방방이를 타면서….






“SK텔레콤은 파이낸스 사업과 관련해 하나카드의 지분 취득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파장의 출발은 한 줄의 공시였다.
지난달 말 SK텔레콤의 공시가 나온 이후 카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하나은행 카드 부문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에 착수했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진출은 2003년 카드채 사태 이후 카드 시장에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며 “관련 부서에서 SK텔레콤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힘=휴대전화와 지갑. 급하게 외출하더라도 꼭 챙기는 두 가지다.
SK텔레콤이 카드업에 진출하면 이 두 부문에서 사업을 하는 유일한 기업이 된다. 게다가 신용카드 기능을 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이미 나와 있다. 지갑이 휴대전화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카드업계가 롯데백화점이나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는 카드가 등장했을 때보다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건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금융학)는 “통신과 금융의 융합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미래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카드 사업의 핵심은 네트워크다. 회원과 가맹점이 카드를 통해 연결된다. 이런 점에서 SK텔레콤은 이미 카드사라 해도 될 만한 수준이다. 2300만 명의 가입자는 대형 카드사 회원 수보다 많다. 이 가운데 약 40%가 멤버십 회원이다. SK그룹에는 ‘OK캐쉬백’도 있다. 회원 수가 3000만 명이 넘고, 카드사 못지 않은 부대 서비스와 가맹점을 두고 있다. 영업망도 확실하다. 전국 2000여 개의 이동통신 대리점을 언제든 카드 모집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정찬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어린 학생들도 휴대전화를 쓰고 SK텔레콤의 멤버십 카드를 가지고 있다”며 “고객 선점 측면에선 SK텔레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카드시장의 벽=힘은 넘치지만 SK텔레콤이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
제조업이 모태인 SK가 카드사를 소유하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이 통과돼야 한다. 하나은행과 카드사 지분 문제도 합의해야 한다. SK텔레콤은 2002년 전북은행 카드 부문을 인수하려다 포기했다.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인 점도 부담이다. 경제활동 인구 한 명이 카드를 평균 4장씩 가지고 있다. ‘카드 거품’이 있었던 2003년 수준(4.1장)에 다다랐다. 불황으로 카드 사용액 증가세도 주춤하고 있다. 구매력 면에선 SK텔레콤도 힘이 달린다. 차를 구입하면서 카드를 만든 고객과 이동통신을 쓰면서 카드를 만든 고객의 카드 사용액은 큰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당경쟁 vs 소비자 이익=카드업계엔 역시 긴장감이 감돈다.
‘땅 따먹기’식 경쟁이 불가피해 회원 수가 많은 카드사일수록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집안단속도 골칫거리다. 신규 사업자는 기존 카드사 직원이나 영업사원을 스카우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에선 하나은행 카드 부문의 연봉이 얼마라는 식의 얘기가 돌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장 진입 초기엔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보우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신용카드학)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카드사별 특성이 분명해지면서 카드 시장이 한 단계 발전할 것”이라며 “소비자는 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중앙일보 김영훈 기자
왜 화장품에서 자연을 추구하는가
![[펌글]왜 화장품에서 자연을 추구하는가 18 자연.jpg](https://happist.com/files/attach/images/521/723/011/%EC%9E%90%EC%97%B0.jpg)
좋은 토양환경에서 자라난 자연성분이야말로 아름다운 피부를 가꿀 수 있게 도와준다. [사진제공=록시땅 코리아]
왜 화장품에서 자연을 추구하는가
반짝 효과 아닌 근본적 피부 개선
화장품브랜드들의 ‘자연친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식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와 포장재를 사용한다. 심지어 원료를 얻기 위해 유기농식물 재배농장을 조성하고 제조공장에서는 풍력에너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록시땅·아베다·오리진스 등.
이들이 자연에 다가서는 이유는 하나로 모아진다. 인체에 유익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록시땅 창립자 올리비아 보쏭은 “좋은 토양·환경에서 자라난 자연성분들이야말로 인체에 더없이 유익하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로 개발된 화장품 원료라도 화학성분이 함유되는 한 자연성분의 효과를 뛰어넘을 수 없음을 인체가 증명한다고 역설한다.
천천히 피부자체가 건강해지도록 유도하는 것. 자연주의 화장품브랜드의 지향점이다.
자연친화 원료들
록시땅의 자연주의는 보쏭의 신념에서 비롯된다. 보쏭은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프로방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사람들이 직접 재배한 수확물 등 자연 원료로 하는 스킨케어야말로 웰빙 라이프의 진수임을 깨닫고 1976년 브랜드를 론칭했다.
40여 년의 자연주의를 고수해온 그가 꼽는 대표적 화장품의 원료는 라벤더·버베나·올리브·아몬드.
라벤더와 버베나 향기는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아로마테라피의 원료로 사용된다.
특히 라벤더는 트러블이 생긴 피부를 진정시키고 정화하기도 한다. 라벤더는 7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수확 적기다. 수확 후에는 수증기로 증류해 에션셜 오일로 만든다. 재배지의 고도도 오일의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 록시땅의 경우 해발 800~1200m 지역에서 재배한 단일 품종의 라벤더만을 사용해 오일을 추출한다고 한다.
올리브와 아몬드는 프로방스 사람들이 피부 보호를 위해 사용해오던 전통 깊은 스킨케어 원료다.
올리브는 바르면 유수분 보호막을 형성해 피부가 스스로 유수분 밸런스를 맞출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아몬드는 피부 속 콜라겐·엘라스틴 파괴 효소의 활동을 억제해 피부를 탄력있게 만든다.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발굴한 원료도 있다. 록시땅의 ‘이모르뗄’ 이 대표적이다.
꽃의 한 종류인 이모르뗄은 프랑스 여성들이 노화방지식물로 애용해왔던 것.
록시땅은 이에 착안해 화장품의 원료로 개발, 노화방지효능으로 특허를 받았다. 이모르뗄은 목초지에서 자라는 야생품종으로 600종이 넘는다.
그 중 ‘헬리크리섬 이탈리쿰’품종이 가장 스킨케어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대규모로 재배할 수 있는 유기농 농장을 조성했다. ‘이모르뗄’은 현재 록시땅의 대표적 페이셜 케어라인이기도 하다.
적기 수확으로 질좋은 원료 채취
자연주의 화장품들은 질 좋은 원료를 위해 제품의 생산시기를 조정하기도 한다. 록시땅은 생산시스템을 수확시기에 맞출 정도다. 그해 생산품에는 그해 수확한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철칙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기별로 제품의 생산 라인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7월에 수확이 끝나는 라벤더는 8월에 제품을 생산하고, 10월에 수확이 끝나는 올리브는 11월에 생산라인이 가동된다.
자연주의 인증,’에코서트’와 ‘A.O.C.’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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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만한 자연주의 화장품을 고르기 힘들다면 검증기관의 인증을 받은 것을 찾는 게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화장품에서는 ‘에코서트’와 ‘A.O.C.’마크가 답이다.
에코서트(ECOCERT)는 유럽공동체(EU) 50여 개국이 손잡은 유기농 인증단체로 농산물 및 그 가공품의 유기농 규정 준수 여부를 심사한다.
에코서트의 인증은 유기농 제품이라는 보증이나 다름 없다.
에코서트가 설립한 화장품에 대한 유기농 인증기관이 ‘코스메바이오(COSMEBIO)’다. 이곳의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화장품에 사용한 식물성분 중 최소 95%가 유기농 성분이거나 완제품상태에서 물을 포함한 전체 함유성분의 최소 10%가 유기농 성분이어야 한다.
이 외에도 1년에 2번 토양·원료 생산과정, 운송 등에 대해 감찰한다.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통제 원산지 규명)는 프랑스 정부가 1등급 특산품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인증제도다.
특정 생산지역의 토질과 기후, 품종과 재배방법, 수확량에 있어 1등급 기준을 정하고 인증한다.
와인에서부터 출발했지만 현재는 치즈와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올리브, 라벤더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 위 에 서 부터) 이모르뗄,버베다, 올리브. 에코서트인증 마크.
프리미엄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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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Black’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지. ‘Bicycle is the New Black’ ‘Competition is the New Black’ ‘Obama is the New Black’ 등 요즘 미국에서는 광고는 물론 TV 프로그램의 예고편에도, 선거 캠페인에도 ‘New Black’이란 문구가 유행하고 있다. 마치 유행어처럼 널리 쓰인다.
New Black, 즉 ‘새로운 검은색’은 사회에서 기득권을 가진 세력(Black Tie)이나 기존 제도(Frame Noir)들을 상징하는 ‘Black(검정)’이란 단어에 ‘New(새로운)’라는 단어를 붙여, 이른바 새롭게 ‘뜨는’ 기준이나 트렌드를 상징한다.
이처럼 다양한 New Black 가운데 올해 단연 인기를 얻는 말이 ‘Green is the New Black’이다.
‘녹색’이 ‘검은색’이라니 좀 이상하다 싶기도 하겠지만, 이는 녹색이 상징하는 두 가지 ‘친환경’ 개념인 ‘에콜로지(Ecology)’와 건강에 초점이 맞춰진 유기농(Organic)과 로하스(LOHAS)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다시 업그레이드돼 미국의 트렌드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에코’나 ‘유기농’ 제품에 대해서는 좋긴 하지만 비싸다는 경제적 장벽이 존재해온 게 사실이다. 그래서 친환경과 유기농을 신흥 종교라도 되는 듯 맹신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단순히 가격 문제를 넘어서 사람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는 일종의 마케팅이 되지 않았느냐고 폄하하기도 했다.
녹색 친환경과 유기농 상징
하지만 미국의 경제위기가 물과 기름처럼 갈라져 있던 소비자들을 한 점에서 만나게 만들었다. 즉 실제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소비자들이 가격은 높지만 품질이 좋아서 오래 쓸 수 있다거나, 높은 가격 대신 뭔가 다른 것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꺼이 친환경 상품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혹은 ‘자신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 남에게는 보물이 될 수 있다(Your Trash May Be Someone Else’s Treasure)’는 ‘현대판 물물교환’에 대한 고민의 답이 바로 ‘그린 비즈니스’로 나타나기도 한다.
뉴욕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에 자리한 ‘푸드 코압(Food Coop)’은 그 재미있는 예다. 푸드 코압은 산지의 농가와 직접 계약해 생산자가 유기농으로 재배해 배송까지 해오므로, 막 수확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각종 식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매장의 신선한 제품들은 아무나 살 수 없다. 일단 ‘푸드 코압’의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가입 조건이 일반적인 회원제 창고매장처럼 연회비를 내는 게 아니라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노동을 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운다. 생산자가 정성을 다해 재배한 상품을 매장에서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면, 가입회원들은 한 달에 2번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정해서 상품 운반, 세척, 정리, 청소 등 매장에서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매장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나 제반 비용 등을 최소화해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나누는 진정한 의미의 로하스적 삶을 실천할 수 있다.
필자도 친구 소개로 처음 방문해보고 신선하고 맛있는 제품에 반해 바로 회원으로 가입해 한 달에 2번 매장 청결 유지 등의 일을 한다. 유기농 제품이 좋다는 것은 알면서도 갖고 있던 막연히 비싸지 않나 하는 심리적 장벽을 돈이 아닌 시간을 들이는 참여와 노동으로 넘음으로써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년 전 큰 붐을 일으킨 트렌디하고 비싼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닌, 진짜 친환경을 나눌 수 있는 ‘푸드 코압’ 같은 매장이 최근 뉴욕 전역에 확산돼 전문직 젊은이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내놓는 대신, 필요한 것을 가질 수 있는 현대판 ‘물물교환’의 이용자도 많아졌다. 예전엔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대신 자선의 의미로 각종 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이었지만, 최근엔 재생과 재활용으로 대표되던 친환경 운동의 일환으로 인식이 전환돼 물물교환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필자도 프리사이클 (www.freecycle.org)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멀지 않은 지역에서 물물교환이 가능한 목록을 찾아 교환을 해보았다. 싫증난 신발 한 켤레와 마침 필요한 빈 화분 몇 개를 바꾸고 나니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까지 들었다. 조금만 신경 써서 정보를 구해보면 물물교환뿐 아니라 무료로 얻을 수 있는 물건도 꽤 많다. 이런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폰(iPhone) 전용 무료 어플리케이션 ‘로컬 리유즈(Local Reuse)’도 개발돼 인기가 높다. 로컬 리유즈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수많은 회원에게서 제공되는 물품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전달 방법에 관한 합의가 되면 제공자에게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미국인 70% 에너지 스타 마크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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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1992년도부터 자동차는 물론 전력소비가 많은 가전제품, 전자기기, 냉온방기기에서 전구까지 에너지 효율이 높거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제품을 선별해 ‘에너지 스타(Energy Star)’란 마크를 붙여준다. 에너지 스타 마크가 부여된 저연비 저탄소 자동차들의 판매 증가로 지난해 미국 전역의 광열비가 약 2억 달러 정도 절약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최근엔 집이나 고층 건물을 점검하고 개조해 성과를 보인 건축물에 에너지 스타 마크를 부여하기 시작했는데, 경기불황으로 긴축 운영을 하는 뉴욕의 대형 빌딩이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 스타 마크를 받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일반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대가 다소 높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가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증명됨으로써 무조건 싼 것을 사고 보자는 구매 유형이 줄어들었다. 덕분에 지난해 미국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에너지 스타 마크를 인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으며, 불황이 닥친 지난해 말부터 올해 들어서는 에너지 스타 마크가 부착된 제품의 판매량이 예년 같은 시기보다 20% 넘게 증가했다고 한다.
여전히 빙하가 녹는다는 말이 음모이론이라 주장하는 이들도 있고, ‘에코백’의 히트 역시 패션업체의 마케팅에 그친다며 냉소를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최근 미국의 환경운동 트렌드를 보면 다양한 친환경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지금 Green은 New Black이지만, 머지않아 ‘Green은 곧 Black’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뉴욕=조 벡 광고기획자·칼럼니스트 joelkimbeck@gmail.com
자료원 : 주간동아 2009-06-11 09:44
뇌 과학과 마케팅이 만났다 ‘신경마케팅의 大家’ 호이젤 박사
인간은 과연 극도로 합리적인가?
이 질문은 경제학과 경영학에 걸쳐 더없이 중요하다. 그 대답이 ‘예스’라면? 즉 ‘인간이 아인슈타인처럼 사고(思考)하고 IBM 컴퓨터처럼 기억하며, 간디처럼 의지력을 발휘한다면?’ 일은 간단하다.
그런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에게 선택을 맡기면 시장은 행복한 최적점을 찾아 균형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 CEO들도 마케팅 전문가에게 비싼 연봉을 줄 필요가 없다. 싸고 품질 좋은 물건만 만들어 공급하면, 극도로 현명한 소비자들이 알아서 구매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아인슈타인+컴퓨터+간디’의 행동 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경제학과 마케팅 연구는 심리학의 수혈(輸血)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견하고 있다. 사실 인간이 합리적이라면 최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도 애당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연구 흐름의 대표적 산물이 행동경제학(Beh avioral Economics)이다. 2002년에는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Kahneman) 교수가 행동경제학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그 맹위를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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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박사가 한 강연회에서 뇌 과학과 마케팅을 결합한 자신의‘신경마케팅’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카도 라이프치히 제공
행동경제학적 접근을 마케팅과 구매욕 분석에 중점을 두고 더 치열하게 발전시킨 것이 신경마케팅 이론이다(최정규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신경마케팅(Neuromarketing)이란 뇌 과학과 마케팅을 결합한 신종 학문으로, 소비자의 구매와 소비 행태를 뇌(腦) 과학과 신경심리학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세계 주요 기업들이 경제위기에 따른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마케팅 기법의 ‘대안(代案)’으로 주목받고 있는 최첨단 이론이기도 하다.
독일의 한스-게오르크 호이젤(Hans-Georg Hausel) 박사는 이 신경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대가이다. 그의 이론의 핵심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은 거의 언제나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감정적으로 내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뇌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개념을 토대로 2004년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원제: Brain View)’라는 책을 발간, 마케팅 이론서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독일 뮌헨에 있는 사무실에서 호이젤 박사를 최근 만났다. 그는 기자가 “한국의 포털사이트 서평(書評) 코너에서 당신 책이 한국 독자들로부터 10점 만점에 9.46점이나 받았다”고 전해주자, “정말인가요?”하고 여러 번 되묻더니, 한껏 기분 좋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펌글]소비자 腦를 열어라, 뇌 속 욕망을 읽어라 23 뇌.jpg](https://happist.com/files/attach/images/7561/706/011/%EB%87%8C.jpg)
▲ 카도 라이프치히 제공
―당신이 책에서 지적했던 기존 마케팅 개념의 오류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아주시겠습니까?
“첫번째로 폐기해야 할 개념은 소비자를 ‘이성적 존재’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제 연구에 따르면, 모든 소비자는 감정에 지배되는 존재입니다. 둘째, 모든 소비자를 성향이 같은 단일 개체로 보는 것입니다. 소비자는 매우 다양한 감정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마케팅 리서치를 한다면서 소비자 마음속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고 있더군요.”
―뇌(腦)가 같은 양의 근육보다 22배나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따라서 뇌는 되도록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노력한다고 하셨죠?
“그렇습니다. 사람의 두뇌 활동은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정글에서 호랑이와 맞닥뜨렸다고 칩시다. 그 사람이 과연 호랑이 가죽의 노란색과 검은색 줄무늬와 다른 특징들을 반영해서 ‘호랑이’라는 종합 판단을 내린 다음, 어떻게 대응할지 다시 판단을 할까요? 아닙니다. 실제 인간은 호랑이를 보는 즉시 뇌의 공포감 기제가 작동해 돌아서 도망가지요. 우리 뇌는 진화 과정에서 가능한 많은 정보를 ‘자동 모드’로 저장합니다.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낭비하지 않는 것이 유기체에 이익이 되니까요. 소비자들의 막연한 예감, 직관에 따른 구매 결정 등은 모두 뇌의 자동 모드와 깊이 관련이 있습니다.”
―브랜드(brand)가 고객의 뇌 사용을 줄여준다고 보시지요?
“그렇습니다. 뇌에는 브랜드에 관한 2개의 메커니즘이 존재합니다. 첫째,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대할 때는 따로 생각할 필요 없이 ‘자동 모드’로 전환되는 메커니즘입니다. 둘째,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감정에 관한 메커니즘입니다. 예를 들어, 새 상품을 봤을 땐 뇌의 학습을 담당하는 안와전두피질(眼窩前頭皮質)이 활성화되지만, 폴크스바겐처럼 오래된 브랜드는 뇌의 깊숙한 부분, 즉 편도(扁桃)라는 뇌 부위에 저장됩니다.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려면 뇌의 깊숙한 부분인 감정 영역에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그래픽 참조>
―여성과 남성의 뇌는 어떻게 다릅니까? 마케팅도 달라져야 하나요?
“남성과 여성의 뇌는 호르몬과 해부학적 측면에서 300여가지나 차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여성의 뇌는 더 많은 에스트로겐을 갖고 있고, 이는 상호 교감적 사고, 직관적 사고, 감정적 느낌을 증가시켜 더 감정적인 삶을 살게 합니다. 그래서 여성은 건강 제품이나 소설, 예술품 등 환상을 자극하는 상품에 잘 반응합니다.
반면 남성의 뇌는 테스토스테론의 지배를 더 많이 받으므로 지배적, 분석적인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스포츠, 포르셰(스포츠카), 컴퓨터와 같은 제품에 관심을 갖게 만듭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남성은 사각형 모양의 직선적이고 실용적인 형태를 선호하는 반면, 여성은 부드럽고 따뜻한 형태를 좋아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생수업체 푀스라우어는 용기를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바꾸는 것만으로 여성 고객 시장점유율을 획기적으로 올렸습니다.”
그의 뇌(腦)는 그리 크지 않았다. 190㎝쯤 되는 장신에 머리가 작아 9등신은 돼 보였다. 그를 만난 곳은 뮌헨 중앙역으로부터 걸어서 10분 거리,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그의 회사의 1평 남짓한 회의실. 호이젤 박사는 자신의 연구를 토대로 기업에 신경마케팅 컨설팅을 해 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책에 실린 사진에서 본 근엄하고 날카로운 인상과 달리, 그는 무척 친절하고 쾌활한 시골 아저씨 같았다. 질문에 답을 하다 적절한 영어 단어가 안 떠오를 땐,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밖으로 나가 직원들에게 ‘자문’을 구한 뒤 다시 대답을 이어갔다.
그는 뇌와 관련된 전문 의학 용어를 설명할 땐, 기자가 못 알아들을까 염려해 칠판에 매직펜으로 직접 써가며 자상하게 설명했다. 기자와 만나기 5분 전 모 자동차 회사에 ‘미래의 자동차’와 관련한 컨설팅을 했다는 그에게는 인터뷰 도중에도 여러 차례 컨설팅을 위한 전화가 걸려왔다. 인터뷰가 끝나면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가 매달 선정하는 ‘독일의 현인(賢人)’에 뽑혀 강연 출장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 “인간의 모든 결정은 감정적―의식은 뒤에 합리화할 뿐”
―당신은 인간의 결정을 좌우하는 것은 감정이라고 하고, 뇌 속에 자아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까지 주장합니다. 감정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은 것 아닌가요?
“(웃음) 1980년대 이후 뇌 연구가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면서 인간의 결정은 모두 감정적이라는 점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개인 생활이나 기업 활동의 목적은 모두 감정과 깊이 관련돼 있습니다. 신경정보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눈은 초당 1000만비트, 귀는 100만비트, 후각은 10만비트의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데, 이 중 사람이 의식하는 정보는 0.0004%(40비트)에 불과합니다. 결국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뇌 깊숙이 자리 잡은 감정의 영역이며, 의식은 구매 결정이 이뤄지고 난 뒤 그것을 합리화하는 기능만 합니다.”
―뇌 속엔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3가지 거대한 감정시스템, 즉 ‘빅3’가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 두뇌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감정시스템은 ‘균형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안전함을 추구하고, 위험을 회피하게 만듭니다. 두 번째 시스템은 ‘지배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경쟁자를 축출해 자신이 보다 우월한 존재로 부각되고 싶어하는 감정입니다. 회사 내에서 승진을 위해 경쟁하게 만들며 승리감과 섹스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시스템은 ‘자극시스템’이라 불리는데 즐거움과 짜릿함,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행위와 관련된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돈과 관련된 결정을 내릴 때 취하는 태도를 연구한 결과, 역시 3가지 거대한 감정시스템의 협력을 통해 모든 결정이 이뤄지며, 그 과정에서 ‘이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두뇌 속의 지배시스템은 돈과 권력을 소유하려는 욕망을 갖게 합니다. 또 자극시스템은 더 많은 스릴을 느끼고자 하는 욕망을 자극합니다. 즉 뇌의 지배시스템과 자극시스템이 서로 협력해 인간으로 하여금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부추깁니다.”
―균형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작동이 잘 안 되고요?
“그렇죠. 투자 결정을 할 때 위험과 안전이 긴장 상태에 돌입하는데, 주가가 오르면 낙관적이 되어서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반면 주가가 떨어지면 균형시스템이 작동해 근심과 걱정을 하게 되지요. 따라서, 경제 호황과 불황이란 사이클은 지배·자극시스템과 균형시스템 사이를 순환하는 감정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불교는 인간의 감정과 변덕이 모든 고통을 낳는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런 인간의 본성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종교적 노력조차 감정의 영역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불교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도 많이 했습니다. 그는 인생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면서 인간의 존재 목적에 대해 많은 사유를 했지만, 궁극적으로 비관론자였습니다. 제 이론으로 보면, 그는 균형시스템 중 근심이나 불안과 관련이 있는 부정적인 감정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불교는 부정적 감정을 해탈을 통해 극복하는 것으로, 심리학적으로 풀이하자면 고통을 극대화한 뒤 이를 초월함으로써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좌뇌=합리적, 우뇌=감정적’이라는 견해는 잘못
―최근 Weekly BIZ가 인터뷰한 다니엘 핑크, 리처드 왓슨 등 미래학자들은 감성·창의·종합의 능력을 맡는 우뇌(右腦)가 앞으로 좌뇌(左腦)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그 의견에 50%만 찬성합니다. 제가 보기엔 뇌의 모든 부분이 감성적입니다. 다만 좌뇌는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이 더 많이 있어 좀 더 낙관적인 반면, 우뇌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많이 분포해 마음을 여리게 만들고 근심, 걱정을 만들어 냅니다. 좌뇌가 좀 더 분석적이고 우뇌가 좀 더 교감적이라는 점에서는 두 사람 의견에 동의하지만,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양쪽 두뇌를 모두 사용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감정과 이성은 서로 대립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강력한 브랜드가 되려면 소비자에 대한 반복 노출을 통해 뇌 깊숙한 부분에 저장시켜야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신생 기업은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바로 그래서 뇌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이라도 인터넷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강력한 브랜드 구축이 가능합니다. 꼭 고전적인 TV 광고에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이 강조하는 브랜드 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모범 사례는 무엇인가요?
“가장 오래되고 고전적인 브랜드로는 코카콜라를 들 수 있겠고, 최근의 브랜드로는 구글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구글의 경우 소비자와의 접촉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새로운 마케팅 개념으로 강조하는 ‘큐 매니지먼트(Cue management)’란 개념을 설명해 주시지요.
“큐 매니지먼트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감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판매 전략을 말합니다. 소리와 냄새, 촉감 등 고객의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광고 표현의 기법이라고 볼 수 있죠. (테이블 위에 놓인 생수병을 들면서) 이 생수병 하나엔 병의 형태, 색상, 상표에 적용된 상징물, 생수의 발원지와 효용을 설명한 내용 등 수많은 신호가 담겨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생수를 구입할 때 이 신호들을 다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뇌에는 생수 제품이 보내는 신호가 다 입력됩니다.
큐 매니지먼트가 의미하는 것은 이런 신호를 소비자의 뇌 깊숙한 부분으로 보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감정이 제품에 반응하도록 제품 디자인·형태·색상·메시지를 주도면밀하게 선택하는 것입니다. 자동차 회사가 핸들이나 버튼의 감촉에 신경을 쓴다든가(촉각), 화장지 회사가 제품에 향수를 살짝 뿌린다든가(후각), 맥주회사가 마개를 딸 때 나는 소리를 중시한다든가(청각) 하는 행위는 모두 큐 매니지먼트 영역에 속합니다.
이런 메커니즘을 ‘다중(多重) 감각 매니지먼트(multi sensoring management)’라고 부릅니다. 감각 체계에 이런 신호가 전달되면 소비자의 의식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뇌가 먼저 반응해 구매 결정 과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고객이 매장에서 방향을 결정할 때 68%가 오른쪽 길을 선택한다는 내용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영국이나 일본의 좌측통행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인가요?
“(손을 가로저으며)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좌뇌가 운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좌뇌는 또한 우리 신체의 오른쪽 부분을 관장하기 때문입니다(반대로 우뇌는 신체의 왼쪽 부분을 관장한다). 새로 매장을 열 때 이런 점을 감안해 고객의 동선을 설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국이나 일본 시스템이 인간 본성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비자의 99%가 오른쪽 길을 선택한다면 뇌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보겠지만, 평균(50%)보다 18% 정도 더 높은 것은 ‘버릇’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입니다.”
―진열대를 꾸밀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을 꼽는다면?
“우선 소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을 등장시켜 소비자의 뇌를 긴장시키는 것입니다. (그는 책에서 방법의 하나로 가격표를 모두 빨간색으로 바꿔 뇌의 ‘사냥 모듈’을 자극하는 기법을 소개했다.) 우리의 뇌는 낯선 환경을 접했을 때 가설(假說)을 만들어내며 더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또 진열해야 할 아이템은 많은데 공간이 크지 않다면, 진열 상품을 단순화하는 게 좋습니다. 우리 두뇌는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상품이 진열돼 있으면 복잡하다고 느끼면서 작업하기를 거부하니까요.”
■ 현대차 마케팅 전략은 신경마케팅 관점에서 훌륭
―당신 이론에 따르면, ‘모험가’나 ‘실행가’로 분류되는 사람 중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고소득자가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구매 의욕을 자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는 실행가들이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부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행가들은 지위를 얻기를 원하며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그들은 비싼 제품, 포르쉐와 같은 고가의 고급차 등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고가의 럭셔리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성공을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들만이 이 고가 제품을 소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500가구만이 이 제품을 구매했다는 식의 판매 기법을 쓰면 틀림없이 통할 것입니다.”
―당신 이론을 기업의 소비자 공략이 아닌, 소비자의 대응 쪽으로도 활용할 수 있나요?
“저는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목적으로도 책을 썼습니다. 저는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인 결정에 보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강력한 브랜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해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길거리에서 당신의 구매 결정에 브랜드의 영향을 받는가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아니라고 대답하면서 자신의 의지로 결정한다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제가 소비자에게 하고 싶은 충고는 당신이 늘 소비하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너무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신의 이론은 ‘상사에게 잘 보이는 법’ 등 처세술에 적용해도 될 것 같은데요? 직장인을 위해 조언을 좀 주시지요.
“우선 당신이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 잘 알아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실행가(권력욕과 지위욕이 강한 사람) 타입이라면 당신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독단적이다’라는 평을 들을 위험이 많습니다. 또 만약 당신이 ‘조화론자(감정시스템에서 결합과 보살핌 모드가 강한 사람)’라면 리더십과 지도력이 취약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만큼 이런 쪽의 이미지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두번째로 중요한 포인트는 누구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도록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상사와 대화를 나눌 땐 추상적 표현을 삼가고, 웃음 띤 얼굴과 적절한 보디랭귀지를 구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인간의 언어는 만들어진 지 20만년밖에 안되지만, 보디랭귀지는 그보다 훨씬 역사가 길어 뇌에 각인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 문화에선 어떨지 모르지만, 서양에선 대화를 나눌 때 가벼운 신체 접촉(터치)이 가능한데, 가벼운 터치를 적절히 섞어 상대방에게 친근감을 주는 방법도 좋을 것 같군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아시아에 호감을 갖고 있어 언젠가 한국도 꼭 방문하고 싶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고객이 차량 구입 후 1년 내에 실직할 경우 구매 차량을 되사주는 마케팅으로 미국에서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성공 사례를 당신의 마케팅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그 사례는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가 불안해하는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자동차의 마케팅 전략은 두 개의 감정시스템, 즉 균형시스템(보살핌)과 자극시스템(새로운 서비스)을 잘 조화시킨 것으로 보이네요.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반응을 보였는지 모르지만 이런 판매 전략은 신경마케팅 관점에서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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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해봤더니…눈 가리고 콜라 시음하면 펩시가 이기는데 브랜드가 뇌 자극, 코카콜라가 잘 팔리더라
신경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한스-게오르크 호이젤(Hans-Georg Hausel) 박사는 본인 이론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소개한다.
#사례1= 블라인드 테스트(눈을 가리고 시음해 더 좋은 상품을 고르게 하는 실험)에선 펩시가 이기는데, 실제 판매 현장에선 왜 코카가 압도할까? 2003년 코카콜라사는 실험 대상자들의 뇌 활동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해 그 비밀을 파헤쳤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실험 대상자들의 뇌 스캔 사진이 비슷했다. 즉 콜라의 맛만 보고는 양쪽 모두 동일한 뇌 영역(전두엽)이 활성화됐다. 하지만 콜라 상표를 보여주고 뇌 스캔을 하자 양쪽의 뇌 영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코카콜라를 마신 사람은 전두엽 외에 중뇌와 대뇌까지 활성화됐지만, 펩시를 마신 사람의 중뇌와 대뇌는 평온했다. 코카콜라는 단순한 맛 외에 브랜드 이미지라는 경쟁 요소를 갖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사례2= 갈증을 느끼는 실험 대상자를 상대로 음료수를 사는 데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물었다.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50분의 1초 간격으로 화가 난 얼굴 사진을 보여준 반면, 다른 쪽엔 웃는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 노출 시간이 너무 짧아 아무도 얼굴 사진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1분 뒤 두 그룹의 답은 확연히 달랐다. 화가 난 얼굴을 본 그룹은 평균 10센트를, 웃는 얼굴을 본 그룹은 38센트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부정적 이미지의 사진은 스트레스를 준 반면, 웃는 사진은 즐거움을 줘 ‘기부 욕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사례3= 재료와 품질이 똑같은 화장지가 있다. 일부 화장지엔 사람의 후각이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향기를 살짝 가미한 반면, 나머지는 그냥 그대로 둔 채 실험 대상자들로 하여금 화장지를 선택하게 했다. 놀랍게도 실험 대상자의 65%가 향수를 뿌린 화장지를 선택했다. 실험 대상자 중 두 화장지의 차이점을 인지한 사람은 5%에 불과했다.
결론= 이런 실험 결과들을 해석할 열쇠는 바로 뇌(腦)의 비밀에 있다고 그는 진단한다. 그래서 마케팅의 핵심은 뇌에서 시작해 뇌에서 끝난다는 분석이다.
끊임없이 오판하고 실수하는 ‘비합리적인 인간’…
그것을 파헤치면 마케팅·금융위기·경제학의 답이 보인다
행동경제학이란 무엇인가
자율 주어지면 망가지는 인간 하지만 조금의 자극만으로도 지혜로운 선택으로 옮겨타 그 행동과 자극을 연구해 마케팅·캠페인 등에 활용
#1. 무인도에 표류하던 물리학자와 화학자, 경제학자 앞에 파도를 타고 캔 수프 하나가 떠밀려왔다. 물리학자는 “돌멩이로 쳐서 캔을 따자”고 했고, 화학자는 “불을 지펴서 가열하자”고 했다. 경제학자는? “음, 여기 캔 따개가 있다고 가정(假定)해봅시다….” 그날 밤 경제학자는 수프를 먹었다고 ‘가정’하고 잠을 자야 했다.
#2. 새 학기 첫날, 뜨거운 향학열에 불타는 학생들에게 교수는 “3편의 페이퍼를 제출받아 이번 학기 학점을 매긴다”고 말한다. 교실은 3곳. 학생들은 세 교실 모두 균질(均質)하다. 다만 마감 방식은 교실마다 다르게 내건다 (세 교실 모두 페이퍼를 일찍 낸다고 보너스 점수는 없다).
A교실(완전한 자율과 선택); “마감일이 따로 없다. 학기 마지막 날까지, 여러분 학생들이 자유롭고 지혜롭게 선택해서 제출하라.”
B교실(자율적 제한); “각자 마감일 서약서를 자율적으로 정해서 적어 내라. ‘1번 페이퍼는 ○주차에, 2번 페이퍼는 ○주차에, 3번 페이퍼는 ○주차에 낸다’고 써내면 된다. 물론 페이퍼 3개를 몽땅 몰아서 학기 마지막날에 제출하겠다고 서약서를 써내도 된다. 단 일단 서약한 마감일보다 늦게 내면 약간의 감점을 줄 수 있다.”
우선 인간은 먼 미래를 판단할 때와 가까운 미래를 판단할 때 그 기준이 일치하지 않는, ‘중요한 비합리’를 저지른다는 게 행동경제학의 분석이다. 이 실험에서처럼 숙제 마감에 대해 자율성이 주어지면, 슬기롭고 합리적으로 최적점을 찾아 만족과 학점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경제학의 기대이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은 가까운 미래의 ‘숙제 미루기’라는 작은 달콤함과 먼 미래의 ‘숙제 몰아치기’라는 큰 고통 및 감점을 제대로 비교하는 데 처참하게 실패하는 것이다. 특히 이런 ‘학생의 실패’는 한두번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대부분이 늘 그렇듯이 그렇게 고통스럽게 후회를 하고도 방학 숙제는 또 밀리고, 시험 공부는 또 벼락치기가 되니까….
학생만 그런 게 아니라, 인간이란 무릇 그렇다. 최정규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인간이 합리성으로부터 일시적으로만 이탈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이고 누적적이고 특정한 방향성을 갖고 이탈한다는 점에서, 경제학의 ‘코어’인 인간 합리성은 공격을 당하기 시작한다”고 진단했다. 인간의 지속적인 합리성 이탈은 ‘가까운 미래로의 몰입’ 이외에도 ‘손실에 대한 과도한 회피’, ‘소유품과 현상 유지에 대한 과잉 집착’, ‘첫인상에 따른 어이없는 오판’, ‘고정관념에 턱없이 휘둘리는 인상(印象)’ 등에서도 두루 나타난다.
그래서 댄 애리얼리 교수와 도모노 노리오 메이지대 교수는 “인간이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그 비합리성에 일정한 경향이 있어서 예측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비합리성도 이론적 분석의 대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정부가 빅 브라더처럼 간섭하고 독재하라는 걸까? 그건 아니다. 이 실험에서도 ‘스스로 제출 기한을 정해보는’ 약간의 자율적 제한을 통해 학점과 행복감이 늘어났듯이, 인간은 미세한 자극과 유도(誘導)만 주어지면 훨씬 더 지혜로운 선택으로 옮겨 탈 줄 안다는 것이 행동경제학의 믿음이다.
시카고 대학의 리처드 탈러(Thaler) 석좌교수는 이 통찰을 ‘넛지(nudge·팔꿈치로 옆구리를 슬쩍 찌르기)’라는 멋진 단어를 통해 선명하게 표현해낸다. 리처드 탈러는 이를 또한 ‘자유주의적 개입주의(libertarian paternalism)’라고 부른다. ‘넛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시장과 개인에 터잡은 자유주의를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고민의 발로(發露)다.
그렇다면 행동경제학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우선 마케팅학은 가장 뜨겁게 행동경제학을 흡수하고 있다. 이를테면 ‘인간은 지속적으로 고정관념에 턱없이 휘둘린다’는 행동경제학의 분석은 ‘강렬한 브랜드의 중요성’으로 변주(變奏)된다. 심지어 강렬한 브랜드가 뇌의 어느 부분을 활성화시키는가 하는 진단까지 내놓는다.
정책·캠페인 담당자들도 유익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유권자에게 단지 “내일 투표할 거냐”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실제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인간이 손실에 더 과민반응하는 속성도 ‘넛지’ 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당신이 에너지를 절약하면 연간 350달러를 벌 수 있다’는 캠페인을 ‘당신이 에너지를 절약하지 않으면 연간 350달러를 잃게 된다’고 살짝 바꾸면, 그 내용은 사실상 똑같아도 효과는 커지는 것이다.
‘이혼 숙려(熟慮)제’도 이런 넛지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이혼처럼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인간은 충분히 숙고하게 마련이므로 한두달 더 생각한다고 판단이 바뀔 리 없다’는 반론이 있었지만, 현실은 역시 인간이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음을, 그래서 ‘숙려제의 넛지’ 덕분에 흥분에 휘말린 속단을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개인들은 조금 기분 나쁠 수 있다. 스스로가 자부해온 만큼 현명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가 많다는 교훈을, 행동경제학은 굳이 곱씹으라고 충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자신뿐 아니라 남들도 대체로 비합리적이라는 데서 오히려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본인의 소비욕을 강한 의지만으로 절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장기 보험에 가입해버리는 ‘사고’를 치는 식으로 본인의 행복 총량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다. 학생들이 페이퍼 마감 서약서를 적어내서 학기말의 몰아치기 고통을 줄였듯이….
행동경제학은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글로벌 경제난과 함께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많은 경제 주체들의 비합리성이 얽히고 부풀어 오르면서 이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위기가 지난 후 정부의 역할과 개인의 영역 사이에 새로운 경계선을 긋는 과정에서 행동경제학은 중요한 분석틀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머리 겔만(Gell-Mann)은 다음과 같은 어록을 남겼다.
“입자(粒子)들이 모두 생각을 할 수 있다면, 물리학이 얼마나 어려워질까?”
물리학의 ‘입자’가 바로 경제학에서는 ‘인간’이다. 그들은 ‘생각’을 한다. 그것도 저마다 다르고 자주 비합리적으로…. 그렇지 않아도 위기와 도전에 휩싸인 경제학 앞에는 더욱 힘든 여정(旅程)이 기다리고 있다.
C교실(완전한 간섭과 제한); “세 페이퍼의 마감일은 각각 4주차, 8주차, 12주차이다. 늦으면 감점한다. 여러분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세 교실의 평균 학점은 어떻게 나왔을까? 예상 외로 (혹은 예상대로) 선택의 여지가 가장 넓었던 A교실 점수는 최악이었다. ‘완전한 간섭’으로 선택의 여지가 가장 좁았던 C교실 점수가 최고였다. B교실 학점은 중간이었다.
학생들의 행복감 순서도 비슷했다. ‘완전한 간섭’을 당했건만, C교실 학생들은 숙제가 밀리지 않아 평화로웠다. 완전한 자율과 선택이 주어진 A교실 학생들은 막판에 몰아치기 숙제를 하느라 고생에 찌들었다. B교실은 자율적 제한 덕분에 중간이었다. 인간은 자율과 선택이 주어지면 바보가 되는 것일까? 그건 아닐텐데….
위의 이야기 ‘#1’은 197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Samuelson)의 유명한 유머다. 원만한 이론 전개를 위해, 분석하기 까다로운 영역은 ‘일단 이렇다고 치고…’ 하는 식으로 ‘가정’하고 넘어가기 좋아하는 경제학의 특성을 꼬집은 것이다.
전통 경제학이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가정(假定)은 바로 경제 주체인 인간에 관한 것이다.
즉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라는 이름하에 경제학은 ‘극히 합리적으로 행동할 뿐 아니라, 이익을 위해 자신을 적절히 조절하고 단·장기적으로 두루 자신에게 불이익이 될 일은 결코 하지 않는, 신(神)과 같은 인물’이라고 인간을 간주해왔다(‘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도모노 노리오 지음).
다시 말해 ‘아인슈타인처럼 사고(思考)하고, IBM 컴퓨터처럼 뛰어나게 기억하며, 간디처럼 의지력을 발휘하는 존재’처럼 인간을 가정해온 것이다(‘넛지·Nudge’ 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 지음).
하지만 현실의 인간은 우리 모두가 너무나 잘 알듯이 결코 그렇지 않다. 경제학도 그것을 모른 것은 아니다. 다만 자연과학이 때로 ‘진공(眞空) 속의 실험’을 통해 실제에 적용될 유익한 이론을 발전시키듯이, ‘진공 속의 인간’을 통해 현실에 활용할 경제학 이론을 진화시키려 했을 뿐이다. 경제학의 다른 가정들이 도전받는 와중에서도 마지막까지 의문 제기가 금기시됐던 성역(聖域)이 바로 ‘합리적 인간’의 전제(前提)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래도 인간이 대세적, 총체적으로는 합리적일 것’이라고 본 기대와 전제가 균열하면서 발생했다. 인간은 예상보다 훨씬 더 빈번하고, 더 현격하고, 더 일관적으로 합리성의 틀을 벗어난다는 목격과 분석이 쏟아진 것이다.
그래서 심리학의 도움을 받아 인간의 합리성 이탈, 혹은 합리성 미흡을 체계적으로 연구해보자며 탄생한 접근이 바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다. 영국 경제학자 슈마허(Schumacher)는 이 상황을 “빼어난 구두 수선공이 되려면 이제 구두를 잘 만드는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며 발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여기서 ‘발’은 물론 인간을 뜻한다.
행동경제학에서 한발 더 나아가, 뇌의 활동을 분석해 인간의 의사 결정을 이해하겠다는 연구 분야가 신경경제학이다. 호이젤(H�qusel) 박사의 신경마케팅은 이 신경경제학의 맥락에서 마케팅을 파고든 연구이다.
‘#2’ 스토리는 요사이 미국에서 각광받는 신예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Ariely) 듀크대 교수가 동료 교수들과 함께 실제로 행한 실험 내용이다. Weekly BIZ가 올해 1월 3일자 커버스토리에서 인터뷰했던 바로 그 학자다. 이 실험은 간단하지만, 행동경제학이 전하려는 여러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실 이 실험 결과가 그리 새삼스럽지는 않다. 학창 시절을 거친 우리 모두가 알듯이, 자고로 학생이란 숙제를 미루게 마련이니까…. 하지만 선택할 여지가 넓어질수록 인간은 더 높은 행복감과 성취를 일궈갈 것이라는 경제학의 굳은 믿음과는 확연히 어긋난다. 어떻게 된 걸까?
처음 각인된 숫자가 엉뚱한 일에도 영향 똑같은 질문을 표현만 달리해도 휘둘려
행동경제학이 보여주는 ‘놀라운 비합리’의 사례들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 행동경제학 저서로는 ‘넛지(Nudge· 리처드 탈러)’, ‘상식 밖의 경제학(Predictably Irrational·댄 애리얼리)’, ‘행동경제학(도모노 노리오)’을 들 수 있다.
‘넛지’와 ‘상식 밖의 경제학’은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돼 격찬을 받았다. 2007년 국내에 출간된 ‘행동경제학’은 이 분야의 국내 첫 입문서이다. 이 세 권의 책에는 인간의 비합리성을 보여주는, 인상적 실험과 관찰 사례가 넘쳐난다.
![[펌글]소비자 腦를 열어라, 뇌 속 욕망을 읽어라 26 책.jpg](https://happist.com/files/attach/images/7561/706/011/%EC%B1%85.jpg)
▲ (왼쪽부터)호이젤의‘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리처드 탈러의‘넛지’ 댄 애리얼리의‘상식 밖의 경제학’ 도모노 노리오의‘행동경제학’ #사례 1 똘똘한 대학생들을 와인 경매장에 불러 두 가지를 해보라고 실험을 해봤다. “첫째, 당신의 주민번호 끝 두 자리를 일단 종이에 적어라. 끝자리가 23이면 23달러 식으로…. 그리고 그 가격에 이 와인을 살 것인지 아닌지 종이에 적어내라. 둘째, 당신이 이 와인에 지불할 용의가 있는 최고 가격을 적어봐라.”
두 질문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더구나 첫번째 질문의 주민번호 끝 두 자리는 이 학생의 개성·능력·감성과는 아무 상관 관계가 없는, 그야말로 무작위 숫자일 뿐이다.
하지만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주민번호 끝 두 자리가 ’80~99’인 학생들이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써낸 가격의 평균은 56달러인 반면, 끝 두 자리가 ‘1~20’인 학생들이 써낸 가격의 평균은 16달러에 불과했다.
도대체 왜? 첫번째 질문한 주민번호 끝 두 자리가 뇌에 각인되는 바람에, 독립된 두번째 질문에 답을 할 때도 앵커(anchor)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새끼 거위가 태어난 직후 처음 눈에 들어온 동물을 (그것이 인간이라도) 따라다니듯이 말이다. 일단 처음 머리에 들어온 숫자가, 피할 수 없는 기준이 될 정도로 사람의 뇌와 심리는 불완전한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나라에서든, 경험이 풍부하고 똑똑한 판사들마저도 늘 검사의 구형량에 선고 형량이 휘둘리게 마련이다.
#사례 2 “린다는 31세의 싱글 여성으로, 매우 총명하고 솔직하며 철학을 전공했다. 그녀는 학생 시절 인종차별과 사회정의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핵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그런 그녀가 지금 뭘 할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여러 보기 중 ‘은행원’과 ‘여성 인권에 적극 참여하는 은행원’이 있을 때, 사람들은 후자를 훨씬 더 많이 고른다. 명백한 논리적 오류다. 당연히 후자보다는 전자(그냥 ‘은행원’)가 더 넓은 개념이므로, 확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뭔가 그럴 듯해 보이는 게 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거의 자동적으로 끌리고 마는 인간의 비합리적 기제 때문이다.
#사례 3 이런 질문을 사람들에게 해봤다. “정책 J를 고르면 ‘실업률 10%, 물가상승률 12%’, 정책 K를 고르면 ‘실업률 5%, 물가상승률 17%’가 된다. 어느 정책이 좋은가?”
응답률을 조사해 보니 J가 36%, K가 64%로 나왔다.
그런데 질문을 살짝 바꿔봤다. “정책 J를 고르면 ‘고용률 90%, 물가상승률 12%’, 정책 K를 고르면 ‘고용률 95%, 물가상승률 17%’가 된다. 어느 정책이 좋은가?” 이번엔 응답률이 J 54%, K 46%가 나왔다.
두 질문은 표현만 다를 뿐 완전히 똑같은 내용이지만, 응답률 순위는 반대로 바뀌었다. ‘질문1’에서는 실업률이 10%→5%로 격감하는 것처럼 보이니, 정책 K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질문2’에서는 고용률이 95%→90%로 큰 변화가 없어 보이니, 물가가 덜 오르는 정책 J가 상대적으로 돋보인 것이다. 사람은 이렇게 프레임에 따라 휘둘린다.
◆위기의 1등 따라잡기◆
‘승부는 곡선 주로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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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레이스를 보자. 1등과 2등이 선두 바꿈을 할 때는 거의 곡선 주로에서다.
쇼트트랙 스케이팅 경주에서도 곡선을 파고들어 1위로 올라선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제가 호황일 때 시장 판도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지금 같은 불황기에 ‘스타’가 나게 마련이다.
매경이코노미는 위기를 기회로 삼은 기업들을 심층 분석했다. 40년 만에 남양유업을 턱밑까지 쫓아온 매일유업, 순이익에서 강호 삼성생명을 물리친 교보생명, 영업이익에서 GS홈쇼핑을 따라잡은 CJ오쇼핑을 사례로 꼽았다.
또 유명한 경영학자 짐 콜린스가 분석한 1등 기업의 몰락 과정도 조명했다.
[위기 때 선두 따라잡는 3계명]
■ 1위가 놓친 사각지대를 뚫어라
웨지우드, 울워스그룹, GM, 메릴린치, 트리뷴컴퍼니….
이들 글로벌 기업들의 공통점이 뭘까.
지난해와 올해, 금융위기를 견뎌내지 못하고 몰락한 세계 1위의 ‘전통 명가(名家)’들이다.
영국의 명품 도자기 업체 웨지우드는 1759년에 세워져 250년 전통을 자랑한다.
그러나 매출 급감으로 올해 1월 문을 닫았다.
영국 전역에 800여개 할인매장을 보유한 울워스그룹도 지난해 11월 파산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초대형 자동차 업체 GM은 자금난으로 파산위기에 부딪혔다.
후발주자가 1등 기업을 따라잡기란 참 어렵다.
언뜻 생각에 더 좋은 제품을 싼값에 내놓으면 업계 순위는 자연히 바뀔 것 같다.
하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선발 기업인 1등이 갖는 이점이 너무 많다.
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1등을 차지한 기업만 기억한다. 실제로 미국 내 1등 기업 가운데 70%가 선발 진출 기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면 경쟁 판도가 흔들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불황기 한국 기업들의 순위 변화를 살펴봤다.
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충격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불황 직전 상위 25%에 속했던 기업 가운데 3분의 2가 불황기를 거치며 탈락하는 등 극심한 변화가 있었다.
역설적으로 말해 1위를 빼앗기도 어렵지만 1위를 지키기도 어렵다.
선두 자리에 안주, 과거의 성공방식에 도취해 앞을 못 보기도 한다.
역량을 넘어선 성장정책에 매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펩시에 밀린 코카콜라나, K마트에 인수된 세계 최대 소매업체 시어스로벅의 몰락이 여기에 해당된다.
GM은 대형화의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렇다면 후발주자가 1위를 쫓아갈 수 있는 비결이 뭘까. 마냥 선두를 쫓아가는 ‘모방형 전략’으로는 곤란하다. 1위의 빈틈을 노리고 공격해야만 한다.
1. 호황을 기다려 선행투자하라
전략적 비용절감과 R&D 투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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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사이클이다. 아무리 어려운 불황기라도 끝은 있다.’
이 문구는 경제학의 정석으로 받아들여진다.
힘든 시기를 넘기면 분명 호황기가 온다. 이때를 준비한다면 불황기에 미리 투자하는 게 맞다.
여러 연구에서도 이 점은 입증됐다. 하지만 불황에 주머니를 여는 경영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이 명제를 머리로는 믿어도 행동으로는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 투자부터 주저한다. 실제로 많은 선두 기업이 생존 차원에서 투자를 축소한다.
하지만 당장의 부작용은 없더라도 후속작을 창출하지 못해 결국 경쟁에서 도태된다.
반면 지속적으로 R&D에 돈을 쏟은 후발업체에는 기회가 온다.
애플이 그런 사례다. 애플은 IT 거품 붕괴 이후 세계적인 불황을 맞았다. 99년 대비 매출이 10% 가까이 줄었지만 R&D 투자를 40% 이상 늘렸다. 그 결과 아이팟, 아이튠즈 등 메가톤급 혁신상품을 연속적으로 개발해 냈다.
컴퓨터에서 쓴맛을 본 애플은 MP3플레이어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코닝의 선행 투자도 주목할 만하다.
코닝도 2001년 IT 거품 붕괴의 타격이 컸다. 광통신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광섬유 사업에서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100억달러를 투자해 55억달러 적자를 봤다.
단기적으로는 위기관리에 들어갔다. 전 세계 2만여명 직원(총 직원의 50%)을 해고하고, 12개 공장을 폐쇄했다.
하지만 동시에 투자액을 늘렸다. 6억달러가 넘는 사상 최대의 투자를 단행하고 매출액 10%를 꾸준히 R&D에 투자했다.
그 결과 현재 코닝은 광섬유 분야에서 세계 선두업체로 발돋움했다.
2007년 매출 59억달러, 영업이익률 18.4%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끊임없는 R&D 투자는 연이은 히트상품을 내는 데도 필요하다.
많은 후발 기업은 히트상품 이후 성공적인 속편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한 후발 기업은 2~3차례 대형 후속타를 쳐냈다.
90년대 중반 하이트가 ‘150m 천연 암반수’로 1위로 올라선 뒤 온도계 마크 달린 맥주, 점자 표시 맥주 등으로 얘깃거리를 이어나갔다.
과일주스, 생수, 스포츠음료 등 연이은 후속제품으로 펩시는 거함 코카콜라를 넘어섰다.
당장 생존이 어려운데 무슨 투자냐고 항변할 수 있다.
불황에 비용절감은 당연한 일. 하지만 비용절감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류한호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단기적 효과만을 고려한 비용 감축은 미래 성장 저해 요소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2001~2003년 미국 자동차 빅3가 인력 구조조정으로 불황을 넘겼지만 경쟁력 강화를 못 했던 게 좋은 예다.
반면 도요타는 고가 부품을 통합하고 공정을 개선해 비용을 절감한 뒤 R&D에 투자했다.
2.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려라
위기 때 노출효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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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에 불과했던 성광전자는 외환위기 이후 주문이 뚝 끊겼다.
성광전자는 98년 독자브랜드 ‘쿠쿠’를 출시했다.
그리곤 3년간 50억원의 광고비를 쏟아 부었다. 소비자 머릿속에는 모두가 힘들 때 자신 있게 광고하는 성광전자가 각인됐다.
경기가 살아나고 지갑이 열리자 소비자들은 쿠쿠를 먼저 떠올렸다.
성광전자는 독자 브랜드를 시작한 지 불과 1년 3개월 만에 국내 압력밥솥시장 1위로 등극했다.
현금 자산은 갖췄지만 브랜드 등 무형자산이 약했던 기업에 불황은 기회다.
호황 때보다 훨씬 적은 투자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불황기에는 경쟁사들이 긴축경영에 치중해 저비용으로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케팅의 대가로 꼽히는 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는 자신의 저서 ‘포지셔닝’에서 “추격자는 상황이 유동적일 때 공격을 감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위 기업들은 스피드보다 제품 품질에 더 공을 들이지만 우수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선두가 1위를 공고히 하기 전에 많은 분량의 광고와 프로모션으로 압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을 통한 구전 마케팅도 브랜드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다. MP3플레이어시장 국내 1위인 ‘아이리버’는 10~20대가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홍보했다. 500명의 구전단도 활용했다. 독특한 제품 디자인도 한몫했지만 삼성전자라는 거대 기업에 맞서는 중소 후발 업체의 성공적인 마케팅이었다.
29년 세계 대공황이 오기 전까지 시리얼시장 1위는 포스트였다.
하지만 공황이 닥치자 포스트는 마케팅을 줄였다.
반면 격차 큰 2위였던 켈로그는 광고를 더 늘렸다. 극빈자에게 시리얼을 무료로 배급하기도 했다.
위기 뒤 켈로그 시리얼은 미국인 아침식사의 대명사가 됐다. 여전히 켈로그는 1위를 지키고 있다.
스포츠계의 스타 김연아를 광고모델로 등장시킨 매일유업도 브랜드 이미지를 신선하게 바꾸는 효과를 가져왔다.
3.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라
1위가 놓친 빈틈을 노려야
70년대 조미료시장 1위는 단연 미원이었다. 당시 화학조미료시장에서 ‘미풍’이라는 브랜드로 미원을 추격하던 제일제당은 화학조미료의 대명사가 돼버린 미원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천연 조미료를 강조한 ‘다시다’를 선보였다.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자연적인 음식에 관심 갖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조미료의 ‘대명사’는 이제 다시다의 몫이 됐다.
새로운 시장을 연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 필요는 없다. 기존 제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부분을 강조하면 된다.
디지털카메라 선두주자로 세계 시장 1위에 오른 캐논.
경쟁사들이 화소 경쟁에 골몰하던 2000년, 제품 디자인을 전면으로 내세운 ‘IXY DIGITAL’을 내세웠다.
‘디지털 카메라의 생명은 화소’로 정의되던 시장구도를 바꿔버렸고 단숨에 1위에 올라섰다.
국내 유명 사례로, 하이트맥주의 OB맥주 추월 사례가 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하이트의 전신인 조선맥주는 시장점유율이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하 150m 천연암반수’를 강조해 맥주를 평가하는 기준을 바꿔버리고 1위로 올라섰다.
1위의 빈틈을 노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2000년 혜성처럼 등장한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40년간 1위를 고수하던 동아제약 ‘박카스’를 매출 기준으로 눌러 화제를 낳았다. 비타500의 성공요인은 유통 채널 다변화였다. 박카스가 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을 통해서만 판매되는 약점을 공략했다. 이를 위해 비타500은 약품 성분을 쓰지 않고, 슈퍼마켓·할인점·편의점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했다.
CJ오쇼핑은 홈쇼핑에 처음으로 보험과 자동차 상품을 선보였다. 홈쇼핑에서 팔릴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던 상품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CJ오쇼핑이 GS홈쇼핑을 턱밑까지 쫓아오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출처 : 주간매경 [명순영 기자]
며칠 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Pepsi사례를 발표했는데 관련 부서 아시는 분이 이를 정리해 보내주었습니다.
보내 준 내용을 토대로 추가 보완해 정리해 봅니다.
공부한다는 자세로….
간단히 Pepsi의 성공 요인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1. 100년간의 콜라전쟁에서 코카콜라에 판정패 당하면서 펩시는 스포츠음료, 스낵 등 제품다각화를 통해 대변신 시도
2. 젊은층을 타겟으로 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전개하여 펩시의 젊은 이미지 부각
3. 이러한 대변신 끝에 펩시는 코카콜라를 앞서게 되었으며 종합식음료기업 내 2순위로 자리 매김(1위: 네슬레)
콜라전쟁에서 펩시가 코카콜라에게 패한 것은 펩시에게 콜라 시장이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야를 바라보게해준 게기가 되었다.
역설적이게도…
아래에서는 펩시의 대변신을 위한 노력을 사업구조 변화, 마케팅 전략, 기타 조직문화 개선의 차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100년 콜라전쟁'에서 패배한 펩시는 당시 CEO였던 로저 엔리코의 주도로 절치부심하는 각오로 'Re-Inventing Pepsi' 라는 모토하에 사업구조, 마케팅, 조직문화 등에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大변신에 착수. "일시적인 매출확대나 단기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연마하는 데 집중하였다
業의 개념과 핵심역량이 상이한 레스토랑 부문을 분리 매각함으로써 운영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非탄산음료에 투자할 자원을 확보. 매출의 36%, 영업이익의 19%를 점하던 '피자헛', 'KFC', '타코벨' 등 외식사업 부문을 1997년 트리콘 글로벌 레스토랑으로 분리시켰다.
※ 트리콘 글로벌 레스토랑은 이후 세계 최대 외식전문기업 Yum!Brands로 성장하였다. 맥도날드, 버거킹 등 他외식업체가 펩시를 경쟁사로 여겨 음료구매를 꺼리던 反感을 누그러뜨려 판로를 확대. 반면 '피자헛', 'KFC', '타코벨'과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함으로써 음료 판매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주력사업인 음료부문은 웰빙 트렌드에 따라 탄산음료의 비중을 줄이고, 주스, 스포츠음료 등으로 제품群을 조정. '탄산음료가 비만의 주범'이란 인식 때문에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측하에 선제적으로 주스 및 스포츠음료 업체에 대한 M&A를 시작. 실제로 2004년 美탄산음료 소비량은 年5,570만톤까지 확대되었고, 전체 음료시장 중 탄산음료의 비중도 28.7%까지 늘어났으나, 2005년이후 마이너스 성장에 돌입하였다.

1998년 주스업체 트로피카나, 2001년에는 '게토레이' 브랜드를 소유한 퀘이커오츠를 인수하여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 트로피카나와 퀘이커오츠 인수는 펩시가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완화시키는 데에도 기여. "건강에 대한 관심을 새로운 기회로 파악하여 종합음료, 스낵업체로 거듭날 것" (스티븐 레인문트, 前펩시 CEO)
독특하고 이국적인 크로스오버 스낵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며 신시장 및 젊은 층을 공략.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어 '카페인 스낵', '딸기맛 치토스' 등 年200種이상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히스패닉 시장을 겨냥해 출시했던 스낵 '도리토스 과콰몰리'는 백인소비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전체시장으로 확대. '현지에서 팔리는 스낵은 현지에서 조달한 원료로 만든다'는 원칙을 지킴으로써 우호적인 소비층을 늘리고 있으며, 이를 신흥시장 확대의 지렛대로 활용. '레이' 칩의 원료인 감자의 재배방법을 전수해주고, 쌀, 보리 등 감자 이외의 농산물 판매를 대행해주는 등 현지농가의 소득증대를 돕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콜라회사가 태생적으로 갖게 되는 부정적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웰빙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 펩시는 메이저 스낵회사로서는 최초로 2003년부터 전 스낵제품에서 트랜스지방을 제거하였으며, 2007년에는 해바라기油를 사용함으로써 포화지방 함량을 50% 이하로 낮추는 등 웰빙 스낵임을 강조하였다.
'트로피카나', '오트밀' 등 FDA 기준에 적합한 제품 100여개를 뽑아 스마트 초이스 라벨을 붙이는「스마트 스폿」프로그램을 2004년부터 시작하였다.
스마트 초이스 라벨과 함께 지방, 당분, 콜레스테롤 등의 함유량을 제품 포장에 직접 표기하여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부여하고자 하였다.
참고로 스마트 초이스 제품비율 : 2004년 36% → 2008년 48%로 증가하였다.
▽ 펩시 스마트 초이스 캠페인,

'다이어트 펩시', '다이어트 마운틴 듀' 등의 제품에도 스마트 초이스라벨을 부착(탄산음료에 미칠 수 있는 디마케팅 효과를 최소화). 2008년에는 천연재료만 사용한 프리미엄 콜라 '펩시 내추럴'을 출시하였다.
펩시의 타겟으로 젊은 세대설정, 집중 공략하는 'the choice of next generation'을 기치로 내걸음 이를 통해 기성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코카콜라와 정면출동을 피할 수 있었으며, 청소년들이 사회에 진출하면서 펩시에 대한 선호도 및 브랜드 가치 증대시킬 수 있었다
이는 젊은 층을 핵심고객으로 삼아 웹사이트, UCC 등을 활용하는 뉴미디어마케팅을 선제적으로 전개하였다.
1996년 음료 뚜껑에 새겨진 코드를 자사 웹사이트에 등록하면 '펩시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이를 펩시 로고가 그려진 모자, 점퍼, 자전거등 다양한 경품과 교환해주는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인「PepsiStuff」를 시작하였다.
오바마 美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추어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UCC 동영상으로 올리는 'Dear Mr. President' 사이트를 오픈. 오픈 후 23일간 6백만명이 방문하고, 400개 동영상이 등록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으며 젊음과 패기로 대표되는 오바마의 이미지를 펩시의 이미지에 오버랩시키는 효과를 발휘하였다.
▽ 펩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세지 Dear Mr. Presiden,

다양한 성별과 민족의 인력 확보라는 차원을 넘어서 각 문화의 전통을 존중하며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기업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 異文化圈고객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인력의 다양화를 핵심 전략과제로 설정하였다.
사내이사, 종업원 중 여성, 소수민족의 비율이 30% 이상이며, 이를 지표로써 관리하고 연차보고서에 공개하고 있다.
2006년 8월 인도 출신 인드라 누이(女)를 CEO로 발탁하는 혁신적인 의사결정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 인드라 누이는 직원강연회에 인도 전통복장 사리를 입고 등장하고, 회사행사에서 전자기타를 치는 등 다양한 문화 수용에 솔선수범. 2007년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펩시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포기하고, 빨간색 '펩시' 캔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도 異文化를 존중하는 회사기풍에 기인한 것이다.
▽ 펩시의 새로운 CEO인 인도출신 안드라 누이,

음료, 스낵의 핵심 고객이 젊은층임을 감안하여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추구하였다.
"애틀랜타의 코카콜라 본사는 비밀스럽고 관료적인 문화로 크렘린을 연상시키나, 뉴욕 외곽의 펩시 본사는 개방적이고 편안한 대학 캠퍼스같은 분위기이다.
코카콜라는 펩시보다 앞서 퀘이커오츠 인수를 검토했지만 보수적인 이 사진의 반발을 누그러뜨리지 못해 인수에 실패. "퀘이커오츠의 인수는 펩시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결정이었다"(로저 엔리코, 퀘이커오츠 인수 당시 펩시 CEO)
2008년에는 50년 동안 '펩시'를 상징했던 로고마저 과감하게 바꿈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브랜드 리뉴얼에 돌입하였다.
▽ 펩시 로고 변천사,

펩시가 이렇듯 도전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었던 것은 코카콜라와의 오랜 경쟁이 결정적. 만년 2위의 입장에서 항상 도전하는 의식을 임직원이 공유해 지속성장을 이끌어내도록 노력. "2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보다 혁신적일 수 있었으며 열심히 일하였다. 만일 우리가 1위 자리에 올라선다면 다시 2위가 되도록 시장을 재정립하겠다" (펩시 임직원 인터뷰)
펩시, 콜라시장에서는 코카콜라에 敗, 식음료시장에서는 역전勝
– 100년간의 콜라전쟁에서 코카콜라에 판정패
코카콜라는 1996년 미국 콜라시장 MS 42%로 펩시(31%)와의 격차를 벌였으며,
그동안 펩시에 뒤쳐져 있던 러시아, 중남미 시장에서도 펩시를 역전하는 등 콜라시장에서 펩시는 코카콜라에 판정패 당함
– 종합식음료 회사로서 펩시의 역전승
그러나, 펩시는 주스, 스포츠음료, 스낵 등의 제품으로 사업을 확대해 코카콜라보다 매출 등에서 앞섬
▽ 코카콜라 펩시 매출액 및 시가총액 비교

▽ 펩시 비교광고 시리즈 – 자판기

▽ 펩시 비교광고 시리즈 – 영업사원

선도기업과 동일한 시장을 놓고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새로운 경쟁의 장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
. 콜라시장에서 코카콜라에 패한 것이 펩시에게는 새로운 시장으로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기회 제공
. 닌텐도도 성능위주의 경쟁구도에서 체감형 게임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며 폭발적 인기 얻음
왜 스타벅스는 여전히 잘나가고 있을까? – 근본에 충실한 혁신의 달콤한 열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과 위기 극복 사례
시장점유율로 살펴본 콜라전쟁 승자에 대한 고찰 –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만년2등 Pepsi의 변신, 콜라회사에서 종합식음료 회사로 코카콜라를 이기다
"펩시 약진의 계기, 100년 콜라전쟁의 패배"
"포트폴리오 다변화·새로운 경쟁의 장 창출로 성공"
"1등 기업, 안주하는 순간 치명적인 위기 온다"
[펩시는 미국 음료 시장에서 만년 2위였다. 1위는 음료시장의 거인, 코카콜라. 하지만 오늘날 펩시는 연 10억달러 이상 판매되는 메가브랜드를 18개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2위 기업이다. 펩시 약진의 가장 큰 계기는 아이러니 하게도 코카콜라와의 100년 콜라전쟁 패배였다.
후발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새로운 경쟁의 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발표한 만년 2등 기업, 펩시의 대변신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펩시의 성공요인은 새로운 시장의 창출,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코카콜라는 지난 1996년에 콜라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당시 미국시장 점유율 격차는 11%포인트였다. 이는 과거 20년을 봤을 때 최대치였다.
당시 코카콜라의 CEO였던 로베르토 고이주에타는 "펩시에 대해 더이상 신경써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펩시의 대변신은 놀랄만한 것이었다. 당시 CEO였던 로제 엔리코의 주도로 Re-Inventing Pepsi라는 모토하에 대변신에 착수했다.
펩시의 첫 번째 변신은 사업구조의 변경이었다. 핵심역량과 관련성이 적었던 레스토랑 부문을 분리매각했다. 이를통해 운영효율성을 높였고, 비탄산음료에 투자할 자원을 확보했다.
레스토랑 매각으로 얻은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맥도날드, 버거킹 등의 외식업체가 펩시를 경쟁사로 여겨 음료구매를 꺼리던 반감을 줄여 판로를 확대할 수도 있었다.
아울러 웰빙 트렌드에 따라 탄산음료의 비중을 줄인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었다. 1998년 주스업체 트로피카나, 2001년 게토레이를 소유한 퀘이커오츠를 인수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다.
기업문화도 바뀌었다.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 소수민족, 여성의 임직원 비율을 크게 높였다.
반면 코카콜라는 펩시보다 먼저 퀘이커오츠를 인수하고자 했지만 보수적인 이사진의 반발을 누그러뜨리지 못해 인수에 실패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펩시가 이같은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만년 2위의 입장에서 항상 도전하는 의식을 임직원들이 공유한 덕분"이라며 "후발기업은 선도기업과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기 보다 새로운 경쟁의 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직의 변신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략수립과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CEO의 신념이 필요하다"며 "펩시의 로저 엔리코 CEO는 조직의 반대를 물리치고 퀘이커오츠를 인수해 도약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1등 기업은 성과에 안주하는 순간이 가장 치명적인 위기의 출발점"이라며 "급변하는 시장환경을 먼저 예측하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원 : 이데일리 조태현기자]
위기의 시대에 1등으로 치고 올라가는 기업의 유전자(DNA)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위기와 실패를 겪은 경험이 이런 DNA를 배양한다.
만년 2등의 설움을 겪고 회사 존망의 기로에도 서 본 까닭에 혁신에 신속하고, 미래 소비자 트렌드에 민감하다.
조직원 모두 수평적 소통을 해야 생존한다는 경험칙도 조직문화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펩시 닌텐도 그리고 두산그룹의 DNA에 이 같은 요소가 녹아 있다.
국내 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채권단, 해당 기업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계열사에 대한 집착보다 근본 체질을 바꿔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996년 펩시는 사업구조 마케팅 등 회사 전체를 뒤흔드는 장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유는 100년 가량 이어진 코카콜라와의‘콜라 전쟁’에서 패배자가 돼서다.
돌파구는 콜라 대신 비(非) 탄산음료와 스낵 사업에 집중하는 데서 찾았다.
당시 매출의 35%, 영업이익의 19%를 차지하던 피자헛 KFC 등 회사의 역량을 분산시켰던 외식사업 부문을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비 탄산음료 투자재원으로 활용했다.
제품군 조정도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탄산음료는 비만의 주범’이란 인식이 퍼지는 것을 간파하고 주스업체 트로피카나(1998년), 게토레이 브랜드를 소유한 퀘이커오츠(2001년)를 인수했다.
소비자 요구를 꿰뚫어 새로운 과자를 잇따라 내놓아 히트를 쳤다.
10년이 흘러 펩시는 매출 433억달러(2008년 현재)로 네슬레에 이어 세계 2위의 종합식음료기업의 위상을 갖게 됐다.
이승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100년 콜라전쟁’에서 진 덕분에 펩시는 선도기업과 소모적인 경쟁에 몰두하기 보다 새로운 경쟁의 장을 창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발빠른 구조조정에 관한 한 두산도 뒤지지 않는다.
㈜두산과 사모투자펀드(PEF)가 공동으로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삼화왕관 등 4개 계열사를 매각한다는 선제적 조치를 내놓아서다. 선제적 구조조정 DNA는 10년 이상 이어진 두산의 전통이다.
1996년 네슬레 한국코닥 지분은 물론 OB맥주 영등포 공장마저 매각했다.
이후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다.
식품업체라는 이미지를 중후장대형 기업으로 한 순간에 바꿔 버렸고,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었다.
이번 선공(先攻)의 성공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닌텐도의 성공은 판세를 세밀하게 읽는 데서 나왔다.
2000년 게임기 시장에서 소니가 1위 탈환에 성공했고, 게임 시장은 화려한 성능 위주로 돌아갔다.
위기의 닌텐도는 가족에 초점을 맞췄다.
어른과 여성이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감형 게임기를 개발하기로 한 것.
닌텐도 DS와 닌텐도 위 핏의 성공으로 이 회사는 순이익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펩시는 웰빙(Well-being) 제품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메이저 스낵회사로는 처음으로 2003년부터 과자에 트랜스지방을 제거했고, 2007년엔 해바라기유를 사용해 포화지방 함량을 50% 이하로 낮췄다.
미국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 100여개를 뽑아‘스마트 초이스’라벨을 붙여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줬다.
제품 포지셔닝을 웰빙으로 맞춘 결과가 호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펩시의 절치부심엔 역동적인 기업 문화를 심어주는 미션도 포함됐었다.
글로벌 기업인 만큼 사내이사, 종업원 중 여성, 소수민족의 비율이 30% 이상이다.
2006년 8월엔 인도 출신 여성 인드라 누이를 CEO로 앉혔다.
다국적 문화를 조직 내에서 흡수해야 전 세계인의 각기 다른 입맛을 충족시키는 제품이 나온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50년 동안 유지해왔던 펩시의 로고를 과감하게 바꾼 것도 이 무렵이다.
닌텐도도 위기 때 이와타 사토루 사장 직속으로 프로젝트팀을 조직했고, 구성원은 과거 게임 개발에 실패한 사람들로 배치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창의력 발산의 관건이라고 본 것이고,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이승현 연구원은 “급변하는 시장을 미리 예측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개척정신과 유연성은 기업 지속성장의 필수 DNA”라며 “변신을 위해선 체계적인 전략수립과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CEO의 신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m.com)
혁신(과감한 구조조정)
펩시-‘100년 콜라 전쟁’패배 이후 비탄산음료, 스낵시장 역량 강화
두산-네슬레 한국코닥 OB맥주 영등포공장 매각(1996)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인수(2000년 이후)
두산하이드로테크놀로지 두산밥콕 인수
삼화왕관 사업부문 KAI 등 4개 계열사 지분매각 계획 발표
판세 예측
닌텐도-가족에 초점을 둔 게임기 개발(닌텐도 DS, 닌텐도 위핏)
펩시-웰빙 트렌드에 맞는 제품 출시
수평적 소통
닌텐도-게임기 개발 실패 경험자들로 프로젝트팀 구성
펩시-사내이사, 외국인 직원 비율 30% 이상 유지→다국적 문화 조직내 흡수 통한 다양한 제품 출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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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인 1898년. 코카콜라가 설립된 때로부터 12년 뒤진 때였지만, 기나긴 세월을 코카콜라의 뒤만 쫓아왔다.
그러나 2004년 펩시의 매출(292억 달러)이 코카콜라(220억 달러)를 앞서면서 콜라시장의 왕좌를 차지하였다. 2005년 12월 12일에는 1980년 말 코카콜라의 3분의 1에 불과했던 펩시의 시가총액이 984억 달러로 코카콜라의 979억 달러를 넘어섰다. 급기야 2006년 순이익에서 펩시는 56억, 코카콜라는 50억 달러를 기록하여 명실상부한 1인자가 되었다.
2000년 이후 코카콜라의 매출증가율은 연평균 2.3% 성장하는 데 그친 반면, 펩시는 7.5%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절대매출액은 음료 외 식품 외식사업을 병행하는 펩시가 코카콜라를 이미 추월했다.
펩시가 코카콜라를 앞지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30년간 지속된 ‘콜라 전쟁’에서의 승리 때문이 아니다. 펩시가 코카콜라를 앞지를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콜라시장을 버렸기 때문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펩시는 코카콜라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콜라 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펩시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코카콜라가 1위에 자리에 머물며 안주하고 있는 동안 스포츠 음료, 스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나갔다.
시작은 전체 매출에서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기능성 음료를 늘리는 작업이었다. 이후 스낵업체 퀘이커, 프리토레이 등을 인수해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한편, 피자헛, KFC, 타코벨 등 외식체인과 제휴를 통해 펩시콜라의 저변을 늘려나가는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제 펩시에게 있어 탄산음료는 매출과 수익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 스낵브랜드 프리토레이가 총 매출액의 약 60%를, 탄산음료는 약 20%를 차지한다.
사업다각화는 월마트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소매시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펩시가 코카콜라보다 강한 협상력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1996년 펩시가 사업다각화 전략을 내놓자 코카콜라의 로베르타 고이제타 회장은 "더이상 펩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게 됐다"며 펩시의 선택을 폄하했다. 코카콜라는 여전히 콜라시장을 고집하였다. 코카콜라의 탄산음료 매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웰빙열풍은 탄산음료업체 모두에게 위기를 가져왔다.
이미 게토레이, 트로피카나 등 다른 음료시장을 개척한 펩시는 콜라시장을 고집한 코카콜라에 비해 타격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매출의 대부분을 탄산음료로 채우고 있던 코카콜라에게 트랜드의 변화는 직격탄을 날렸다.
두 회사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것은 결국 외부에 있었다. 펩시콜라가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결심이 소비자와 시장의 흐름을 읽은 것 때문인지, 아니면 콜라시장에서 더 이상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새로운 생존 시장을 개척하게 만든 것인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볼 때 펩시는 환경에 잘 적응하였다.
코카콜라는 현실에 안주하였고, 그것이 지금의 정체된 상황을 자초하였다. 시장을 무시하는 것은 한때 잘나가던 기업들이 저지르는 과오 중의 하나이다. IBM이 그랬고, GM이 그러했다.
코카콜라는 1990년대 세계 각지로 사업을 넓히면서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그러나 거꾸로 이런 성공이 신규사업과 고객지향 마케팅에 둔감하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이라고 했는가? 코카콜라는 지금 ‘안티 코크(Anti-Coke)’로 인한 시련도 겪고 있다. 뉴욕대, 미시간대 등 미국의 여러 대학은 교내에서 코카콜라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유는 인권유린과 환경훼손 때문이다.
콜롬비아 등 남미에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다 인도에서는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이에 대해 발뺌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이 같은 무책임한 행동은 비판여론을 갈수록 확산시키고 있다.
■ 에필로그
포브스가 발표한 2008 세계부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주특기는 가치투자이다. 저평가되어있는 주식을 매입하여 장기간 보유한 후 주식의 가치가 훨씬 높아지면 커다란 시세를 보고 판다.
때때로 정말로 괜찮은 종목들은 팔지 않고 평생을 보유하여 후대에 물려준다고 한다. 그 믿음직스러운 종목 중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코카콜라다. 심지어는 자신의 건강비결이 코카콜라라는 유머도 한다.
그는 언제까지 코카콜라를 들고 있을까? 코카콜라는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펩시는 1위의 아성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시장이 될 것이다.
<참고>
코카콜라 홈페이지(http://www.thecoca-colacompany.com)
코카콜라 한국 홈페이지(http://company.cocacola.co.kr)
펩시콜라 홈페이지(http://www.pepsi.com/)
펩시콜라 한국 홈페이지(http://www.pepsicola.co.kr)
펩시맨 홈페이지(http://www.pepsiman.wo.to)
마케팅전쟁, 앨 리스․잭 트라우트(안진환 역), 비즈니스북스, 2006.
2009년에 작성했던 글을 홈페이지 개편에 따라 포맷이 많이 바뀌어 가독성이 떨어져 스타일을 달리해서 update합니다. 그리고 최신 시장점유율 자료를 추가해 update해 봅니다. (2016년 01.29 up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