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고향의 소리 – 워낭소리를 보고나서

Updated on 2009-02-23 by

21일(토) 벼르고 별러서 워낭소리를 보고 왔습니다.
우리 동네인 동백 롯데시네마에서는 하지 않아서 조금 멀리있는 죽전 CGV까지 다녀왔습니다.
죽전 CGV는 죽전신세계백화점 8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미로를 찾듯 찾아가야하더군요.

은우나 은결이는 너무 어려서 이해하기 힘들것 같아 다른 영화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도착하자마자 9시 50분 표가 있어서 그걸 끊고 들어갓습니다. 
아쉽게도 벌써 시작하고 있어서 비어있는 앞줄에 앉았습니다.  우리 자리에는 누군가 앉아있더군요..
좌석은 아침 무렵인데도 90%는 차 있더군요.. 놀라웠습니다.
염려하던대로 우리 은결군은 어두운곳으로 오니 싫다고합니다.  그래서 애엄마가 데리고 나갔습니다.  나중에 말을 들으니 복도에서 숨박꼭질했다고 합니다..
너무 앞이어서 화면이 올려다 보여서  보기에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은결이와 애엄마가 나가서 걱정도 되고 은우에게 나름 의무감을 갖고 이것 저것 설명해 주다보니 영화에 깊이 집중하지믄 못햇습니다.. 아무튼 아주 열악한 상황에서 보았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저에게 영화는 제 어릴적 상황을 재연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느낀것들 중심으로 풀어 보렵니다.

시골집에서는 일소 한마리를 키웠습니다.  날마다 이 소에게  먹이기 위해서 꼴을 베고 겨울이면 쇠죽을 끊이고….
그 당시에는 날마다해야하는 쇠죽 끊이는게 얼마나 싫었는지 모릅니다..
소죽을 끊이는게 한시간정도 걸리는데 가마솥에 물을 길어다 붓고, 불을 지펴서 물이 끊으면 짚을 잘게 썰어서 넣고 이를 쌀겨와 섞은 다음
솥뚜껑을 닫고 4~50분정도 불을 때면 끊지요.. 그러면 적당량을 퍼서 소에게 주면 끝나는데.. 날마다 반복되는 이 일이 좋을 리는 없지요.
아쉽게도 인터넷에 돌아다는 사진에는 소죽을 끊이는 장면 컷이 없습니다.
대신 꼴을 베어오시는 할아버지와 소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영화에서는 할아버지께서 소를 위해서 꼴을 베고 챙겨주는 장면이 참 많이 나오죠..
어낭소리 꼬릉 베어어는 할아버지.jpg

소가 먹는 것이기에 농약을 칠 수없다는 할아버지..
문득 우리가 먹는 쌀에는 농약 치기를 주져하셨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물론 분명 누군가는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하겠지만 삶의 선택에서 당신의 자식들을 위해서 일부만이라도 수확량을 포기하고 농약을 치지 않으셨던 당신에게  어떻게 뭐라하겠습니가?

영화를 즐겁게 볼수 있게 해준 할머니의 넋두리는 우리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생각케 합니다.
“내 평생…영감 잘못 만나서…아이고 내 팔자야…” 하는 할머니 넋두리와 잔소리는 자주 반복되는데 그 때마다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어느 영화평을 보니 매우 불편하다고 썼던데 별 무리없이 영화를 보았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16살엔가  80리길을 꽃가마타고 시집와서 여지것 고생한다는 할머니의 넋두리는 제 마을을 후비기에 충분합니다.
지금도 강촌에서 고생하는 우리 어머니…. 그리고 거동도 불편하신 외할머니..


워낭소리 할머니.jpg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어쩌면 사람만이 가족의 자격이 될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할아보지와 소는 가족 그 이상입니다.
워낭소리 소를 살펴주는 할아버지.jpg 
워낭소리 그윽하게 소를 바라보는 할아버지.jpg

제가어렸을적에 키웠던 소도 생각이 납니다. .. 그 소도 무척이나 오래 키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잘생긴 소였는데 
정말 정말 집이 어려워 팔았는데 팔려가는날 외할머니가 동구밖까지 배웅을 나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소의 눈망울이 생각날듯도 합니다.
외할머니가 죄받을거라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 …

영화에서 할아버지는 몸이 아파서 더 이상 농사를 지울 수 없고 소를 먹일 수 없어서 우시장에 소를 팔러갑니다.
잡으면 60만원벆에 안나온다.  120만원에 팔아라는 상인들의 말에 할아버지는 단호하게 500만원이하에는 안판다고 하시죠..
당신은 소를 팔 마음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당신에게 친구같이 이 소가 그렇게 싸구려, 토물 취급받는 것을 원하지않았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소를 팔러 봉화읍에 갑니다.. 차가 씽씽달리는 차도에 유유히 걷는 소달구지는 얼마나 멋있게 보였던지..
소달구지는 내 고향에서는 구르마라고 불렀습니다.. ㅎㅎㅎ
 
워낭소리 도심을 거니는.jpg




할아버지도 힘들지만 소도 힘이 듭니다.
할아버지는 소와 짐을 나누었습니다.  짐을 나누고 그리고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펄벅여사가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을 방문해  농부가 볏단 실은 소달구지를 끌면서 자신도 지게에 볏단을 지고 가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고 한다. 
워낭소리 소와할아버지는 짐을 나누었다.jpg


농사짓는 농부의 숙명일까요?
할아버지는 다리를 절면서도 소에 의지해 밭을 갑니다.
스틸컷이 없어서 그렇지 기어다니다시피하면서 밭에서 일을 하는 장면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부모님에게 이땅의 농부들에게 넘  감사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워낭소리 밭갈기2.jpg

소가 죽고 밭 한가운데 소의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소의 무덤이 보이는 곳에서 앉아계신 할아버진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걸까요?
소는 아마도 천국으로 갔을 것입니다..


워낭소리 소의 무덤이 보이는.jpg 
워낭소리 워낭만 남고.jpg



워낭소리 포스터.jpg


워낭소리 포스터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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