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샤니아 포스만(13)은 가끔 집에서 재킷을 입고 지낸다. 요즘엔 물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샤워시간을 꼼꼼히 적고 있다. “번거롭긴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웬디 머피(41)는 딸의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식탁보에 폴리염화비닐(PVC)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친환경 운동에 나섰다. 그녀가 활동중인 ‘그린스쿨 이니셔티브'(Green Schools Initiative)에서는 무염소 세정제나 천연성분으로 만들어진 장난감 등 친환경 제품 안내서를 제작하고 있다.
1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미 전역에 9000명의 에코맘들이 크고 작은 단체를 통해 친환경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린앤클린맘(greenandcleanmom.blogspot.com)이나 에코-칙(eco-chick.com)과 같은 블로그나 웹사이트 등도 에코맘들의 주활동 무대다.
이들은 자연의 본질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다.
주부들에게 인기 높은 플라스틱 주방용품 타파웨어 사용을 줄이고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옷을 함께 돌려 입기도 한다.
에코맘들은 모이면 에너지 소비가 비교적 적은 오후 7시 이후에 생물 분해 세제와 찬물로만 세탁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논의한다. 항균 손세정제를 맹신하면 안 된다는 것과 학교에서 사용하는 마커펜에서 휘발성 물질이 나온다는 것도 이들의 관심거리다.
뿐만 아니다. 마루와 접시를 윤이 나게 닦는 대신 작고 경제적인 형광등으로 바꿔 달고 전원 공급장치(멀티탭)을 이용해 대기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도 실천 항목이다. 청소나 목욕, 메이크업시 무독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에코맘의 모임(EcoMom Alliance)의 창설자인 다이넥 핑크슨(38)은 “(마음껏 소비한 뒤 환경을 걱정하는 건) 열랑이 높은 브라우니를 잔뜩 먹고 다음날 과도하게 조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에코맘들은 이제껏 환경 오염에 대한 죄책감으로 일상에서 과도한 절약을 하기도 한다고 NYT는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되는 한 잡지는 목욕물도 아깝다며 딸이 사용하고 난 목욕물을 다시 이용하는 한 주부의 이야기를 커버스토리로 다루기도 했다.
릴리 던랩 오클라호마 주립대학 교수는 “통계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환경 오염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며 “지역사회에서 불고 있는 생활방식 변화 움직임도 대부분 여성 주도로 이뤄지고 있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성희기자 stargirl@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