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가을이 아쉬워 떠난 출사 여행 중 두번째 코스였던 공주 마곡사 단풍 여행기를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마곡사 안내 책자를 보니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봄에는 마곡사가 아름다고 가을 단풍은 대전 갑사가 아름답다고 해서 칭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대전 근방의 평가라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봄에는 황벚꽃, 산수유, 자목련등이 지천에 피어 봄에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마곡사 안내 책자에 나오는 이야기이니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 겠지요. 이 말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마곡사와 갑사를 표현하는 단어네요.
아무튼 11월 15일, 11월도 저물어가는 시점에 사라져가는 가을 낙풍 언저리라도 붙잡아 볼 요량으로 마곡사로 달려 갔습니다.
아침에 서산 출사를 갔었기 때문에 서산에서 마곡사 가는 길은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했지만 산 하나를 넘어 갈정도로 굽이굽이 산길을 달려 마곡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마곡사까지는 1.5km 정도 걸어야 한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강행군을 한탓인지.. 너무 너무 걷기 싫어 마곡사까지 차를 몰고 올라갔습니다. 입구에서 수줍게 자동차 입문은 안되냐고 물으니, 혼자냐고 물으며 3000원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라고 합니다.
옆의 데크길로 올라가는 관광객들이 많던데, 왠지 땡을 잡은듯한 기분이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평일에는 관광객이나 차량이 얼마되지 않으니 승용차 진입을 혀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곡사 입구, 진입로
마곡사로 향하는 길 중 일주문을 지나는 나무 데크길은 단풍이 한창인 시즌에는 그 자체로 방문 가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특히 데크길 옆은 물이 흐르는 내천이라 그 풍광이 더 남다릅니다.
하지만 제가 방문한 11월 중순, 마곡사 입구 단풍은 다 져서 앙상한 가지만 무성한 탓에 걸어가는 운치는 그닥이고, 입구 길에서 가을을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차로 빨리 도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짧은 등산로로 즐기는 마곡사 단풍
그리고 입구에서는 산 정상으로 갈 수 있는 이정표가 따로 있는데요.
마곡사 자체 단풍 구경도 좋지만 마곡사 앞산의 단풍도 아름다고 정상에서 풍광도 멋지기 때문에 정상을 거쳐 마곡사로 내려오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마곡사 앞산의 높이는 129m로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곳 마곡사는 2018년 6월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산사는 공주 마곡사, 보은 법주사,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총 7곳 사찰로 구성된 연속유산입니다.
7~9세기에 창건되어 고대 한국불교와 종교적 의례의 지속적인 중심지가 되어 왔으며, 각각의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다른 종파와 역사적인 관계를 맺으며 많은 역사적 건축물, 유물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공주시청 마곡사 설명 문구 인용
주차장에서 내려 마곡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관련 비석이 웅장하게 위치해 있고 그 앞에는 관련 안내문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앞의 단풍나무는 아직도 그 붉은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남은 단풍이 아름다움을 뽑내다..
주차 후 마곡사를 살펴보니 단풍은 한 30% 정도 남았습니다. 다행히도 남이 있는 단풍은 모두 크고 강렬한 당단풍나무들이라 아쉬움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일부 계곡, 일부 전각 앞에는 아직 절정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이런 저런 포토 포인트를 마련해 주고 있었습니다.
마곡사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이 내천에 비친 가을 단풍도 고왔습니다. 직접적인 반영을 담기는 어렵지만 내천과 단풍의 묘한 조화는 아름다웠습니다.
하천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누어진다.
마곡사는 매우 독특하게 하천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누어 집니다.
마곡사 남원
남원은 마곡사에 첫발을 들이는 구역으로 해탈문, 천왕문, 영산전, 명부전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처음 만나는 문의 해탈문(아래 사진)입니다. 이 문은 마곡사의 정문에 해당하는데, 이 문으로 들어가면 해탈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해서 이름 붙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 만나는 문이 천왕문입니다. 이 천왕문은 다른 사찰의 천왕문처럼 사천왕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설명에 따르면 부처님이 계시는 수미산을 사방으로 지키면서 인간들이 불도에 따라 사는지를 살피어 그들을 인도하는 역활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영산전(보물 800호)은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국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 안에는 고려시대에 제작된 목불이 있습니다.
또 조선시대 세조가 김시습을 만나러 이 사찰을 찾았다가 연산전 현판을 써주엇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영산전, 명부전 앞의 단풍나무는 수령이 오래되고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마곡사 북원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극락교를 건너 마곡사 북원에 도달합니다. 여기에는 대광보전, 대웅보전,심검당,범종각,오층석탑 등의 마곡사를대표하는 주요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리 건너 처음 만나는 범종각
대광보전은 마곡사의 중심 법당으로 법당안에는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 부처님이 동쪽을 바라보며 봉인되어 있는데 1788년 중창되었다고 합니다.
이 법당앞엔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이 있는데, 나라의 기근을 3일간 막을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옵니다. 이 오층석탑의 청동으로 만든 탑의 꼭대기는 원나라 영향을 받아 일반적인 석탑과 다른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보다 높은곳에 자리하고 있는 대웅보전은 석가모니 부처를 주불로 모시고 있는데, 외부에서 보기에 2층처럼 보이도록 지었고 내부는 위로 뻥 트여 있습니다.
대웅보전 현판은 신라시대 명필인 김생의 글씨라고 합니다.
김구선생과 인연이 깊은 마곡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산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며 독립운동 지도자인 백범 김구선생과 인연이 깊은 곳이라고 합니다.
김구선생께서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분노해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인천형무소에서 복역 중 탈옥해 이곳 마곡사에서 은거하면서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잠시 출가해 수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곡사 주변 산을 따는 트레킹 코스는 백범 영상길, 백범길 등의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1코스:백범 명상길(산책코스 3km, 소요시간 50분)
-2코스:백범길(트레킹코스 5km, 소요시간 1시간 30분)
-3코스:송림숲길(송림숲길 1km,소요시간 3시간 30분)
이중 백범 명상길에 대한 평이 좋은 것 같습니다. 마곡사에서 출발한 백범 명상길은 도중에 한국문화연수원을 지나게 되는데 여기 한국문화연수원 2층 다실 분위기가 좋아 고전 음악과 함께 차 한잔하는 여유가 추천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