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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DVD 표준 경쟁의 시사점 – ‘블루레이’ 승리 요인과 그 교훈

차세대 디지탈 비디오디스크 표준 규격 제정을 두고 블루레이진영과 HD DVD진영이 경합을 벌렸지만 결국 블루레이 진영이 승리했다는 기사를 모아 보았습니다.

몇년이 흐른 지금 가물가물한 내용인데요. 그 표준 제정을 둘러싼 경쟁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 특성상 이번 표준 규격 제정과 관련해 스피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DVD 표준 경쟁 ‘블루레이’가 웃었다

차세대 DVD 경쟁구도

차세대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 표준규격을 놓고 벌여온 경쟁에서 도시바가 소니에 무릎을 꿇었다. 일본 언론은 17일 일제히 “도시바가 소니 진영의 블루레이 디스크(BD)에 밀려 HD DVD 방식에서 철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콘텐츠를 공급하는 미국의 영화사 등이 잇따라 블루레이 방식을 지지하고 나섬에 따라 사업을 계속하기 곤란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그동안 일본 전자업계를 양분시켜 온 차세대 DVD 표준규격 경쟁은 이로써 블루레이 방식의 승리로 끝날 전망이다. 1980년대 중반 b방식을 갖고 마쓰시타의 VHS방식과 ‘비디오 전쟁’을 벌여 참패했던 소니는 이번엔 자존심을 지켰다.

기존 DVD보다 화질과 용량을 대폭 높인 차세대 DVD는 2006년 중반기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블루레이 방식의 소니 진영과 HD DVD 방식의 도시바 진영은 한때 규격 일원화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으나 실패, 각각의 제품을 내놓았다. 블루레이는 기억용량이 크고, HD는 값이 싸다는 특징이 있지만 호환성이 없어 소비자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양측은 그동안 전 세계 전자업계와 영화계를 편가르면서 주도권 싸움을 벌여왔다.

영상 저장장치의 표준을 놓고 벌인 경쟁이어서 이번 싸움은 80년대 비디오 전쟁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결과도 그때와 비슷했다. 콘텐츠 제공업자를 잡은 쪽이 이겼다.

80년대 VHS 진영의 승리 배경은 ‘포르노 영화’ 업자들을 잡은 것으로 꼽힌다. 보수적인 소니가 주저하는 사이 마쓰시타측은 비디오 제작업자들을 설득해 VHS 방식의 테이프를 제작토록 했고, 남성 소비자들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그때 졌던 소니는 이번에는 영화사들을 잡았다. 소니픽처스를 갖고 있는 소니는 지난달 블루레이와 HD 방식의 콘텐츠를 모두 만들어오던 세계 최대 배급사 워너 브러더스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양측 모두 밝히지 않고 있으나 소니측에서 수천억원의 사례금을 줬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 홈 DVD 시장점유율이 20%에 이르는 워너 브러더스가 소니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측의 경쟁은 마무리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표준규격 단일화가 가까워지면서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회사는 차세대 DVD 표준이 어느 쪽으로 결정되더라도 시장 수요를 따라갈 수 있도록 대비해왔다.

삼성전자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주로 생산해왔지만 블루레이와 HD를 제품 하나로 시청할 수 있는 듀얼포맷 플레이어도 내놓았다. LG전자는 듀얼포맷 플레이어를 주로 내놓고 있다.

문제는 수요였다. 소비자들이 표준이 결정될 때까지 구입을 미루면서 플레이어의 판매가 좀처럼 늘지 않았던 것이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표준이 단일화돼 콘텐츠가 다양해지면 플레이어의 판매도 빠르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고화질 인터넷TV가 발전하는 상황에서 차세대 DVD는 생각만큼 영역을 넓히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고화질의 영화는 개봉관 상영 직후 DVD로 나오기 때문에 그보다 한참 늦게 방송을 보는 인터넷TV 시청자들과는 수요층이 다르다”고 말했다.

〈 김석기자 skim@kyunghyang.com 〉

출처 : 경향신문, 2008-02-17 18:02

차세대 DVD 전쟁의 진짜 승자는?

【서울=뉴시스】

차세대 디스플레이 표준 전쟁의 승리는 블루레이 진영의 대표 주자인 소니에게 돌아갔다.

지난 19일 HD DVD 진영을 이끌었던 도시바가 사업 철수를 발표하면서 블루레이가 차세대 표준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이 승리의 최종 승자로 소니를 지목하지 않았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의 HD DVD 사업 철수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헐리웃의 대형 영화사들이 최종 승자”라고 전했다. 표준화 경쟁 종료로 인한 플랫폼의 가격 인하와 콘텐츠 판매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6년 7월에 판매되기 시작한 최초의 HD DVD 레코더는 39만엔(약 344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지난해 출시된 도시바의 최신 제품은 9만엔(79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블루레이 역시 지속적인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976년 일본 빅터의 VHS는 26만원이었다. 그러나 규격 전쟁이 잠잠해진 1988년 이후에는 1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블루레이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 하락세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콘텐츠 공급 업체는 플랫폼 변경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 사업 철수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지난달 블루레이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미국 대형 영화사 워너브라더스의 방침 변경이었다.

워너브라더스는 그간 블루레이와 HD DVD 양쪽을 모두 지원한다는 기본정책을 내세웠다. 그러나 워너브라더스는 지난해 영화 ‘300’의 판매량이 블루레이가 훨씬 많았다는 점을 확인하고는 패키지 미디어 산업을 블루레이에 집중시켰다.

블루레이와 HD DVD의 자체 공정을 모두 소유한 워너브라더스로서는 어느 쪽이 잘 팔려도 전체 매출이 높게 나오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시장의 블루레이의 강세는 사업 방향을 일원화하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

이로써 블루레이는 소니픽쳐스, 20세기 폭스, 브에나비스타, 라이온스게이트에 워너브라더스라는 대형 메이저가 가세해 규모를 급속도로 확장했다. 또한 워너브라더스의 모회사인 타임워너 산하 뉴라인시네마와 HBO도 블루레이 독점 지원을 밝혀 68.4%던 블루레이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부터 9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언더그라운드의 또 다른 다른 권력인 성인영화 업계의 지지도 할리우드의 지지 이상의 큰 힘이었다. 과거 VHS와 베타의 싸움에서 VHS를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례를 만든 것도 성인영화 업계였다.

차세대 미디어 초기에는 기존 시설을 활용해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로 HD DVD가 성인 영화 업계의 대세였다. 그러나 미국 최대의 성인영화 제작사인 디지털플레이그라운드는 블루레이로의 전향을 밝혔다. 또한 일본의 전문 AV 제작사들도 블루레이 진영에 가담했다.

향후 헐리웃의 영화사에 의한 콘텐츠 판매량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북미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블루레이와 HD DVD의 판매비율은 1% 대에 머물렀다. 소비자들이 표준 전쟁의 승자가 가려진 이후로 플랫폼 구입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랫폼 가격의 하락과 대중화는 콘텐츠 공급 업체들의 수익구조를 확장할 수 있는 호재다.

한편 블루레이 진영에 참여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블루레이의 승리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레이와 HD DVD를 모두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표준이 어떤 쪽으로 결정되더라도 문제없다”며 “표준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가 본격화 되면 플레이어 가격이 낮아지고, 콘텐츠 양이 증가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자체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루레이는 외형은 기존 DVD와 같지만 10배 이상의 대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광디스크 규격으로 고화질 영상과 고음질의 음향을 담을 수 있다. 블루레이 진영에는 소니의 주도 아래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일본 히타치, 파이오니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변 휘기자 hynews69@newsis.com

[기자수첩] 도시바 HD DVD의 교훈

도시바가 처음 HD DVD 플레이어 ‘HD-XA1’을 발매한 것은 지난 2006년 3월 31일.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차세대 DVD 표준 전쟁이 ‘블루레이’의 승리로 서둘러 마무리되면서 도시바는 오는 3월 말 HD DVD 양산을 완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두 돌 생일이 HD DVD ‘제삿날’이 된 것이다.

이번 기술 표준화 경쟁의 제1의 교훈은 ‘속전속결’이다. 차세대 HD DVD 싸움은 결판나는 데까지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30년 전 소니의 ‘베타맥스’와 마쓰시타(JVC)의 ‘VHS’의 홈비디오테이프 표준 싸움은 10년 이상 계속됐다.

사업 철수를 공식 발표한 니시다 아츠토시 도시바 CEO도 기자간담회 내내 ‘스피드’를 강조했다.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킨 것은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무한 경쟁과 시장 변화 속도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후에도 사업을 이끌고 가는 것은 큰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판단이 옳다는 듯 도시바의 주가는 HD DVD 사업을 포기한 날 되레 5.7%나 급등했다.

두 번째 교훈은 ‘방심은 금물’이다. 실제로 도시바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고 봤다. 각종 조사 자료에서 도시바 HD DVD의 점유율이 소니의 블루레이보다 높게 나왔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던 미국 대형 영화사 워너브러더스가 예상할 겨를도 없이 도시바의 ‘뒤통수’를 때리면서부터다. 지난 1월 워너브러더스가 앞으로 블루레이만 지원하겠다고 밝힌 이후 미국 최대 할인점 월마트, 최대 DVD 우편 서비스업체 넷플릭스,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줄줄이 도시바에 등을 돌렸다. 무한경쟁 시대에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 방심할 수 없다. 관계를 뒤집는 데 하룻밤이면 충분하다.

우리나라도 와이맥스·지상파DMB 등 다양한 국제 기술 표준 싸움에 뛰어들었다. 혹시 우리도 승산 없는 싸움에 질질 끌려다니는 것은 아닌지, 제휴 계약서 하나만 믿고 전 세계 기업 ‘친구’들한테 믿음을 주는 데 소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류현정기자<국제부>@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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