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애플이 한국에 처음으로 타운 스퀘어(예전 용어로 애플 스토어)인 애플 가로수길을 오픈했습니다.
애플 회원들에게는 아래처럼 초청장을 배포했죠.
가로길 오픈하던 날 아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엄청난 인파가 몰렸죠. 새벽부터 줄이 이어져 모처럼 애플팬들에게는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 애플 가로수길이 문을 연 날의 풍경,
사진 출처 – HUFFPOST, 한국 첫 애플스토어 문 연 날 펼쳐진 풍경들(화보)
애플 가로수길(애플은 한국의 첫 애플 스토인를 이렇게 부릅니다.) 오픈을 맞아 애플이 이 애플 스토어를 어떻게 끌고 가려고 하는지 그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꿈꾸는 페이스북
제목을 “커뮤니티가 넘치는 광장을 꿈꾸는 애플,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꿈꾸는 페이스북”이라고 바로 정할 정도로 애플이 지향하는 비젼과 최근 페이스북의 행보는 서로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애플 이야기를 하기전에 간단히 페이스북의 지향점을 정리해 봅니다.
페이스북은 오래전부터 커뮤니티를 목적으로 시작한 회사이니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게 하나도 이상할 것 없지만 (물론 진정성을 의심해 볼 필요는 있지요.) 당장 돈이 될 것 같은 브랜드들의 포스팅, 광고등을 줄이고 친구나 가족같은 친밀한 집단의 포스팅을 우선 노출시키고, 더 나아가 지역의 소식을 전하는 뉴스의 노출을 증대시키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CEO는 공공연하게 페이스북이 지향하는 바는 오프라인 커뮤니티라고 이야기 하고 있죠.
2. 커뮤니티가 넘치는 광장을 꿈구는 애플
2017년 9월 13일, 애플 신제품 발표중에서 애플 수석부사장 안젤라 아렌츠는 애플의 가장 큰 제품(Apple retail as Apple’s largest products)이라며 기존 애플 스토어를 대체하는 “타운 스퀘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발표합니다.
▽ 2017년 9월 애플 신제품 발표 현장에서 애플 수석부사장 안젤라 아렌츠가 ‘타운 스퀘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타운 스퀘어”는 애플의 기존 애플 스토어 운영 경험을 진화시켜 지역 사람들과 기업들에게 좀 더 봉사하고, 이를 통해서 현대적 의미의 광장 즉 타운 스퀘어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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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the fact that the same team that designs Apple Park also designs our largest retail stores around the world they humanize technology but along with our amazing teams our commitment to design also sets us apart to make things simple beautiful and that’s why we think of Apple retail as Apple’s largest products and like all of our products we’ve designed new features to take the customer variants even further in our largest cities where we can we create a Plaza a space open to everyone come in and relax meet up with friends or just listen to local artists on the weekends inside we’ve designed a forum a place for customers to come and create collaborate or just connect again with one another |
이를 위한 프로그램은 크게 세가지로 보이는데요.
2.1. 애플의 DNA와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지니어스 바’
단연히 처음 이야기해야하는 것은 기존 애플 스토어에서이미 작동하고 있었던 “지니어스 바”죠.
2001년 스티브 잡스는 혁신적인 애플 제품 교육을 베스트바이와 같은 리테일러게 맡길 수 없다며 당시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알려진 포시즌스호텔의 ‘바(Bar)’개념을 빌려와 고객에게 애플의 DNA를 전달하는 지니어스가 상주하는 “지니어스 바”를 만듭니다.
매장을 판매 현장이 아니라 애플의 철학과 DNA와 애플 제품에 녹아있는 스토리를 전하면서 새로운 사용 경험을 주는 애플 스토어는 애플을 다른 기업과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요소가 되었고 역으로 앞서가는 회사라면 반드시 본받으려는 컨셉이 되었습니다.
테슬라가 애플 리테일 담당자를 스카웃해서 애플 스토어처럼 테슬라 매장을 꾸린 사례는 유명하죠.
▽ 테슬라에서 애플 스토어 책임자를 영입한다는 포브스지의 기사
또한 아마존의 역습으로 모든 오프라인 매장의 평균 판가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리테일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 단위 면적당 판매액 Top 10 리테일러, 2016년 기준
2.2. 고객과의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Creative Pro)’
애플이 애플 스토어를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타운 스퀘어’로 전환을 추구하면서 새롭게 만든 직군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프로(Creative Pro)’입니다. ‘크리에이티브 프로(Creative Pro)’ 한가지 이상의 예술에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로 이들은 자신이 가진 예술관련 지식 및 재능을 애플 제품을 이용해 소비자들이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활을 합니다.
이는 주로 애플 제품을 통해서 사용법이나 자문을 하는 ‘지니어스’와 비슷하게 예술적 재능을 활용해 애플 제품의 단순한 사용이 아니라 애플 제품을 통해서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애플 제품을 단순한 일반 전자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의 예술적 영혼을 끌어내어 가치를 높여주는 동반자와 같은 것으로 한차원 높이고자 하는 시도로 보입니다.
2.3. Today at Apple
위에서 소개한 ‘지니어스’ 또는 ‘크리에이티브 프로(Creative Pro)’를 기반으로해서 애플은 ‘Today at Apple”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Today at Apple은 애플 제품을 방법에 대한 다양한 강좌에서부터 시작해 애플 제품을 이용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방법 그리고 유명 아티스트를 초빙한 공연 및 팬 미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새로운 열정을 발견하며 가지고 있는 기술을 한차원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애플 보도 자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사진에 관심이 있는 아이폰 사용자라면 사진 촬영, 정리, 편집 등을다루는 6개의 사진 관련 How to 섹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다 능숙한 포토그래퍼라면 애플 스토어 밖에서 진행하는 빛과 그림자 ,인물 사진 및 스토리텔링등위 기법을 익히는 체험현 Photo Walks에 참여할 수 있으며, PhotLab은 숙련된 사진가들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하고 쇼셜 미디어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자신의 주장과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방법등에 대해 알이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주제라도 기초에서부터 전문가 영역까지 다양한 깊이를 다루면서 커뮤니티를 강화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는데요. 주제는 사진 뿐만이 아니라 음악, 코딩, 예술, 디자인 등 정말 다양한 주제와 코스로 구성됩니다.
또한 일부 매장에서만 제공되지만 ‘퍼스펙티브 앤드 퍼포먼스(Perspectives and Performances)’ 코스도 있는데 여기에서는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나 뮤지션들이 직접 자신의 창작 과정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재능을 공유하며 자기들의 일하는 방법이나 삶 자체에 대해서 진실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코스로 애플이 제안하는 Today at Apple이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진정성있게 운영되고 있으며 정말 깊이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반증이라는 생각입니다..
아래는 애플코리아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애플 가로수길의 Today at Apple내용인데요. 나름 충실한 프로그램들이 제안되어 있고 대부분 신청이 마감되었네요.
3. 애플 타운 스퀘어의 숙제
애플의 광장 지향이나 페이스북의 오프라인 커뮤니티지향은 어쩌면 브랜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지나친 상업화는 점점 페이스북 브랜드 진부화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마치 스타벅스가 지나친 장사속에 브랜드가 망가져서 하워드 슐츠의 주도하에 기본으로 돌아간 것처럼 말입니다.
애플도 이커머스의 확대속에 기존 애플스토어로서는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아래는 이마케터가 추정한 2012년 회계년도부터 2017년 회계년도까지 스퀘어 단위 면적당 판매액 추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때 $6,000이 넘었던 단위 면적당 판매액은 이제 $4,000대까지 하락하고 있습니다. 애플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하다고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러한 부진을 지역 커뮤니티와의 결합을 통해서, 지역 사회에의 공헌을 통해서 그곳 주민들과 깊은 유대감을 맺고 이러한 가운데 애플의 컬쳐 브랜드 파워를 강화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고 그 결과로 타운스퀘어 성과를 끌어올리려는 리테일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목적에서 시작되었든 사회를 풍요롭게하고 커뮤니티를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겠지요.
그러나 광장의 핵심은 개방성인데 애플은 과연 개방적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보는데…과히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애플이 목표하는대로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에서 진정한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한다면 애플의 여러가지 정책도 조금은 유연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회사는 폐쇄적인데 타운스퀘어는 오픈되었다는 것은 자기 모순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