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청소기로 혜성처럼 나타나 생활가전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던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가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관련업계에서 작은 충격을 주었다.
평범한 공무원이자 워킹맘이었던 한경희씨가 유학 중 눈여겨보았던 카페트용 스팀청소기를 카펫이 없는 한국에 맞춘 새로운 스팀청소기를 들고나오자 상대적으로 조용하던 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경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리고 한경희사장도 한국뿐만이 아니라 해외언론에까지 주목할만한 여성 기업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간 징후가 보였지만) 회사가 거의 자본 잠식상태라는 게 밝혀지면서 돌연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간략히 정리해보고 이런 결과를 초래한 원인들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자.
1.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의 매출 및 이익 추이
지금가지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의 매출 및 이익 추이를 그려보았다.
1999년 창업했지만 실질적인 실적이 알려진 시기는 2005년부터이다.
2003년 출시한 스팀청소기가 대박나면서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해 2005년에는 716억의 매출을 올렸다.
2006년에는 스팀청소기 후속 히트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스팀다리미와 스팀진공청소기가 출시하면 2006년 매출은 21% 성장이라는 큰 폭의 성장이 이루어 진다.
그러나 2007년 및 2008년 급속하 매출 감소를 격는다. 마땅한 신제품이 없었다.
2009년은 스탠드형 스팀다리미가 100만대를 돌파하는 히트를 치고 워터살균기와 같은 신제품도 좋은 성과를 보인 결과에 힘입어 사상 최대인 975억의 매출을 올린다.
이후 후속 수입업체를 비롯한 경쟁이 가열되고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만의 시장을 강타하는 신제품의 부재로 지속 매출이 하락해 2015년 391억으로 전성기인 2009년에 비해 거의 40% 수준으로 급감하기에 이른다.
이읻도 지속 감소해 2014년 -83억 적자 전환되었고 2015년에는 -342억에 달하는 대형 적자를 보기에 이른다.
2.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이 몰락한 이유?
그러면 도대체 잘나가던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이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할 정도로 망가진 이유가 무엇일까?
2.1. 연관성없는 다각화는 핵심 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지다.
아래는 연도별로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이 출시한 신제품 또는 새로운 서비스를 정리한 것이다. 신제품의 특성을 살펴보기위해서 가능하면 비슷한 그룹끼리 묶어 보았다.
▽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의 연도별 신제품,
언론 보도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하였다.
여기를 보면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팀관련 신제품 개발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있어도 4~5년 후에나 등장하고 있다.
반면에 2009년부터 다양한 분야로 참으로 다양한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다. 쓰레기처리기, 카매트 심지어는 자세교정 책걸상도 있다.
중장기적 제품 line-up 전략도 없고, 마치 생각나면 제품 출시하듯 한 것 같아 보인다. 예전에(지금도 그러한지는 몰라서..) 오너가 밤에 생각해 봤는데 이게 먹힐 것 같아.. 검토해 봐!! 라는 전형적인 주먹구구식 접근 방식에 의해서 탄생되는 제품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설마 그렇기까지는 아니겠지..
이러한 제품 연관성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제품 Line-up에서의 방황은 그리고 다른 영역 제품에의 집중은 필연적으로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스팀청소기 경쟁력 약화를 가져왔다.
외국 및 국내 가전사들이 스팀청소기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시도로 경쟁력을 강화할 때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 금새경쟁력을 잃어 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 당시의 소비자들의(물론 돈으로 오염된 블러거도 있을 것이다.) 상요기나 비교기를 보면 차라리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보다는 경쟁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이미 경쟁력을 잃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스팀청소기의 선구자로서 '스팀'이라는 키워드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가야했던게 아닌가 싶다.
이는 다이슨이 사이클론 진공청소기 기술을 극한으로 발전시켜 성공한 사례가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에게 좋은 반면굣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슨에 대해서는 다이슨 청소기의 미국 진출 사례 – 혁신 제품과 男心을 홀리는 디자인으로 시장을 흔들다.
라는 글을 참조해 보자.
▽ 2010년대 많이 비교되었던 한경희 스탠드형 스팀청소기와 Black&Decker 스탠드형 스팀청소기,
한경희보다는 차라리 Black&Decker 스탠드형 스팀청소기가 더 낫다는 평가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스팀청소기의 선구자로서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는 어디로 가벼렸다.
2.2. 냉철한 투자가 아닌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적 경영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는 부인할지는 모르겠지만 히스토리를 잘 살펴보면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의 흔적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가 족벌 경영을 의미하고 끼리끼리 부의 독점 등을 의미하기에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에서 발생한 몇가지 사례는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의 혐의가 짙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의 대표적인 예가 2010년 일어난 ‘엔에스코기술’의 인수합병투자라고 할 수 있다.
엔에스코기술은 2006년 한경희 대표의 남편이 설립한 회사로 가전생활용품 연구개발 및 부동산 임대업을 주력으로 하던 회사 였다.
이 엔에스코기술는 경영이 어려워져 2009년 기준으로 이미 273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다. 이러한 부채를 가진 상태에서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가 엔에스코기술을 인수해 부채를 전부 떠안게 된 것이다.
이 인수를 단행하기전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의 재정 상태를 살펴보면 2009년 부채는 361억이 있었고 재무건전성을 알려주는 지표인 부채비율이 무려 426%에 달하고 있는 상태였다.
2009년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 비지니스가 피크를 치고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엄청 곪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정도면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즉 기업이 보유한 자본의 2배정도는 안정적이라고 금융기관이나 정책지원기관에서 인정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가면 잠재적으로 부실 위험이 매우 높은 위험한 기업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런데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는 426%로 위험한 기업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더우기 부채도 2007년부터 급속히 증가하고 있었기에 추가 부채를 발생하는 경영 행위를 해서는 안되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도 273억원의 부채가 있는 부실 기업을 인수한 것이다. 대표 남편이 운영하는 기업이 어려우니 도와주자는 측면으로 이해하는 데 이것이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판단된다.
▽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 연도별 부채 추이,
인터넷 공개 자료를 토대로 그래프를 재구성하였다.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가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적 경영을 했다는 또 다른 논거는 출시하는 신제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의 연도별 신제품 현황에서 굉장히 뜻밖의 제품이 나오는데 바로 2013년에 나온 '자세교정책걸상'이 그것이다.
이는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과 전혀 연관이 없어보인다. 가사를 도와주는 제품도 아니고 더 폭넓게 해석해서 생활가전제품도 아니고… 그런데 어찌해서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에서 출시한 것일까?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데 이 제품은 2013년 7월에 진행된 제1회 프로슈머 대회에서 우승한 제품을 상품화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들 형제가 '자세교정책걸상'을 아이디어로 냈고 이를 우승작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의 몰락,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라는 비즈한국 기사 참조
▽ 한경희 생활과학 자세교정책걸상 '백 솔류션'.
그리고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가 기존 주력 제품들과 상관없는 신제품들을 연속해서 출시했는데 이게 엔에스코기술의 인수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있게 이야기 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판단해보면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적 경영으로 무리한 엔에스코기술의 인수는 회사 재정 상태에 치명타를 날렸으며 회사 제품 line-up 전략에도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기쳐 근본적인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할 수 있다.
2.3. 마케팅의 과잉과 관리의 부재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은 위에서 언급된 사례외도 2014년 미국 탄산수 제조 기업인 스파클링 드링크 시스템이노베이션(SDS)에 약 130억 원을 투자했으나 회수에 실패한다.
투자 내용은 SDS는 탄산수제조기와 탄산음료 파우더(분말)를 공급하고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은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동, 오스트리아, 오세아니아의 판권을 갖는 것으로 이 판권에 1200만달러를 지불했다,
문제는 SDS측이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이 투자한 1200만달러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 것이다. 그 결과 1200만달러(약 143억)은 회사 자금 흐름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미국 탄산수 제조업체 SDS 투자 계약 장면,
Source :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
그런데 정상적으로 제품이 공급되었다고해도 문제가 없을까? 이 탄산수 제조기나 탄산수 실린더는 이미 소다스트림등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인데 여기에 진입하려면 또 엄청난 투자를 해야하고 판매망을 구축하는데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과연 미국 탄산수시장 진입을 위해서 제대로 분석하고 투자 타당성을 검토했을까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결국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 내부에는 전반적인 관리 상황을 파악하고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경영과 마케팅 부분을 모니터링할 역량이나 조직이 없다는 결론이다.
또는 실무의 반대를 무릅스고 대표의 독단으로 진행한 건일 수도 있겠다. 무엇이든 치명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경희대표가 회계 공부를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그만큼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가 다 알아서 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혀서 최대로 된 대안이 나올지 결론을 유보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태도는 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등 다양한 부분 마케팅 경험을 가진 나종호부사장을 영입해 마케팅을 강화했던 접근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마케팅의 과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제대로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리의 부재라 정의하였다,
3. 마치며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 몰락의 원인으로 연관성이 없는 다각화로 핵심 경쟁력 상실, 정실 자본주의적 경영 그리고 관리의 부재라는 세가지 요인을 정리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세가지를 관통하는 것은 정실 자본주의적 경영의 하나인 대표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게 인수하지 않아야하는 엔에스코기술라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채무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으며 불필요한 라인업을 도입으로 기존 핵심 경쟁력은 악화되었으며 이런 경영 형태는 제대로 회사를 관리하는 조직이나 사람을 좆아버리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생각이다.
결국 투명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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