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국의 가전업체 다이슨이 미국 진공청소기 시장 진출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고, 그 함의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이슨의 미국 진출은 2003년에 이루어졌으니 참 오래된 사례입니다. 광장히 오래된 마케팅 사례지만 지금도 눈여겨 봐야 할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진리는 오랜 시간을 걸쳐 관통하는 법이기에…
1. 다이슨(Dyson)에 대해서
다이슨(Dyson)은 영국의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이 세운 가전회사로 1991년 창립된 역사가 오랜된 회사죠. 2015년 현재 70여개국에 판매망을 갖고 있으며 7,00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연간 1.84B 파운드의 매출과 448M 파운드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제임스 다이슨의 개인 회사(private company)입니다.
이렇게 큰 회사가 주식회사가 아닌 개인회사 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젊은 시절 같이 사업하던 친구가 기술을 빼돌려 경쟁 회사에 팔아버리고, 다이슨 자신도 회사에서 쫒겨나는 수모를 격은 경험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자기가 세운 회사에 쫒겨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롭게 제품을 혁신했다는 점에서 스티브 잡스와 많이 비교되고 있습니다.
다이슨(Dyson)이 판매하는 제품들은 최초의 백리스 진공청소기, 핸드 드라이어기, 날개없는 선풍기등을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 다이슨(Dyson) 진공청소기의 개발
여기에서는 다이슨(Dyson)이 진공청소기를 개발하게된 계기와 그 과정 그리고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2.1. 후버 진공청소기에 대한 불만에서 연구를 시작하다.
다이슨이 진공청소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라고 합니다. 1979년 당시 다이슨의 집에서는 후버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소리만 요란하고 제대로 먼지를 흡입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열폭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반인처럼 서비스센터를 찾아가지 않고 직접 진공청소기를 분해해 문제점을 분석해 봅니다. 분석 결과 청소기의 흡입력이 떨어지는 근본 이유가 먼지로 너무 자주 막히는 먼지 봉투 구멍과 필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직접 이를 개선하겠다고 연구에 몰두하게 됩니다.
당시 미술 교사였던 부인의 월급에 의존해 생활하면서 다이슨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격은 끝에 원심력을 사용한 ‘사이클론(Cyclone) 진공청소기’를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이 과정에서 5,126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야 했고, 덕분에 빛더미에 올라타게 되었다는 일화는 많이 회자되고 있으며, 다이슨사도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포인트입니다.
이 제품은 청소기 안으로 빨려든 공기와 먼지가 깔때기 모양의 실린더로 들어가면, 깔때기 표면에 있는 곡선을 따라 돌면서 점점 가속도가 붙고 이 때 빠른 속도 때문에 작은 먼지 알갱이는 상대적으로 더 큰 중력을 받게 되어 실린더 끝에 있는 먼지통 바닥에 모이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죠..
이 제품은 기존 진공청소기의 특징인 먼지 봉투가 필요없기 때문에 막히거나 흡입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없어 기존 청소기에 비해 월등한 제품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2. 아무도 특허를 사지 않아 회사를 창립하다.
다이슨은 천생 디자이너라서 새로 개발한 진공청소기 특허를 기존업체에 팔고 디자이너로서 삶을 살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기존 업체(블랙&데커(Black & Decker),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등)들은 이 특허에 대해서 아주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구매를 거절하죠.
기존 업체들은 청소기보다는 청소 봉투를 팔아 돈을 벌고 있었기에 청소 봉투가 필요없는 새로운 청소기는 그들 비지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이기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먼지 봉투가 없는 진공청소기는 절대 팔수 없을 겁니다.’,
‘사람들은 먼지 봉투 사용하는데 익숙합니다.’,
‘우리는 먼지 봉투를 팔아 많은 이득을 얻고 있습니다.’[^]
1980년부터 특허 사용권을 팔기 위해 세계 여러곳과 접촉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일본 중소기업인 에이펙스(Apex)가 10퍼센트 로열티 조건으로 특허 사용권을 구매합니다. 이리해서 1986년 3월 사이클론 기술을 적용합 진공청소기 지포스(G-Force)가 만들어져 일본에 판매하게 됩니다. 지포스(G-Force)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덕분에 다이슨은 추가로 연구를 진행할 여력을 얻게 됩니다.
1991년 제임스는 자기 이름을 딴 다이슨을 설립하고 다이슨 최초의 진공청소기 ‘다이슨 DCO1’를 발매합니다.
이 ‘다이슨 DC01’은 기존 제품에 비해 5배이상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흡입력과 공기청정 기능, 디자인 등으로 인해 출시 2년만에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진공청소기로 등극합니다.
3. 미국 시장 진출을 도모하다.
일본에서 지포스(G-Force)로 성공하고 영국에서 ‘다이슨 DCO1’로 시장을 장악해 시장점유율 40%에 육박하는 대 성공을 거두었지만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웠습니다.
What else is there to say? Britain is about to go 100 per cent Dyson; Japan has jumped on the bandwagon; Australia is on the way; and from France all Europe is about to open up to the all-conquering cyclonic army. Oh, well I suppose there is still America to clear up. But that is not our job, thank God.
-다이슨의 자서전의 내용[^]
3.1. 2003년 3월 미국시장에 진출하다.
그러나 세계 최대시장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어 2002년부터 미국시장 진출을 준비합니다.
Rhode Island School과 아트 및 디자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미국 진출 제품으로 Dyson DC07을 준비합니다. 이 제품은 미국에서 니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2003년 3월 미국 진출 첫 유통으로 베스트바이(BestBuy)에서 Dyson DC07를 입점하면서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즈음 온에어(on-air)된 30초짜리 광고는 다이슨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데 절대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30초짜리 광고에서 다이슨은 미국사람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후버나 유레카등의 청소기들이 왜 흡입력ㅇ 약한지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리적인 이야기를 담은 설득 광고는 소비자 중 특히 기술에 관심이 있고, 기술이 일상의 생활속에서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되는지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광고처럼 다이슨은 정말 잘 작동했거든요.
아래는 뉴스위크지의 기사입니다.
The commercials stirred something in the types of shoppers who were interested in technology and how it could be used effectively in everyday life. Turns out, a Dyson vacuum engine really does work well—it sounds like sales speak, but the cyclonic engine uses centrifugal force to keep the suction constant and strong. The clear dustbin allows the user to see all the dirt the vacuum is getting up, and two different kinds of bristles make sure it can clean on a variety of floors, from shag carpeting to bare wood.[^]
이러한 분석은 남명우 성균관대교수가 지적한 사항과 일맥 상통합니다. 남명우교수는 DBR에 쓴 "진공청소기=아름답고 멋진 기계" 다이슨. 처음부터 ‘목적지향의 男心’ 저격라는 글에서 다이슨이 남성을 핵심타겟으로 설정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이슨은 가전제품 가운데 특히 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의 타깃 소비자가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남성 소비자들을 핵심 고객으로 공략했다. 다이슨의 남성 고객들은 평균 이상의 소득을 내는 계층이었고 최신 기술과 기계적인 미학에 관심이 높았다. 이들에게 청소란 그저 피곤한 일이라기보다 재미있는 활동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 다이슨 청소기의 디자인은 자동차 엔진을 떠오르게 한다.
이른바 ‘남성적인 미(美)’가 있는 것이다. 이 청소기의 주요 부품은 외부로 노출돼 있다. 그래서 기계적인 움직임을 사용자가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제품명에도 자동차 엔진을 연상케 하는 ‘V6’ 등의 이름을 달아 철저히 남심(男心) 공략에 나섰다. 광고도 남다르다. 다른 광고주들이 흔히 추구하는 감성적 어필(emotional appeal)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테크놀로지를 강조한다. 이러한 다이슨의 마케팅 전략 역시 남성 소비자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3.2. 미국 시장 진출 성과
다이슨은 2003년 3월 미국 시장에 진출해 2년이 채 안되어 미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합니다.
2004년 9월 다이슨은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 14.7를 기록하고 당시 시장 리더였던 후버는 2003년 25퍼센트에서 19.6%로 급격하게 하락하게 되지요.
2005년에 다이슨은 20.7퍼센트의 시장점유율 차지함으로써 미국 시장 1위를 차자하게 됩니다. 역전을 시작한 정확한 시기는 2005년 2월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다이슨이 미국에 진출한지 2년이 되는 시기지요.
이렇게 다이슨이 미국 청소기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100년 전통의 미국 후버(Hoover)를 이기고 1위 기업이 되자 영국 언론을 비롯한 영국 사회가 크게 고무됩니다.
당시 영국 언론은 영국 제품이 미국을 정복한 것은 1960년 비틀스 열풍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라며, 다이슨이 만든 진공청소기는 ‘비틀스 이후 가장 성공적인 영국 제품’이라고 대서특필되었다고 합니다.
아래는 2016년까지 주요 부브랜드별 시장점유율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다이슨은 2005년 20%를 돌파한 후 최근까지 25%이상의 시장점유율로 미국 진공청소기 시장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 미국 진공청소기 시장점유율 추이,
2004년~05년은 신문기사, 07년 ~ ‘16년은 TraQline 자료 기반 그래프 By Happist
3.3. 미국 시장 성공 요인 분석
그러면 이렇게 다이슨이 단기간내에 시장점유율 1위로 뛰어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요?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혁신적인 제품, 클레버한 디자인, 이러한 제품과 디자인을 기반으로 차별화한 타겟에 맞는 IMC(Inter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는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3.3.1. 성공요인 1, 기존 질서를 무너뜨린 혁신적인 제품
뭐니 뭐니해도 첫번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기존 시장 질서를 단방에 무너뜨릴 정도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혁신적인 제품입니다.
청소기 시장에서 오랬동안 가장 큰 불만 요인이었지만 업계는 애써 외면해 왔던 흡입력 약화라는 문제점을 기존 방식의 탈피라는 정면승부를 던진 것이죠. 그 결과 기존 소비자 불만을 해결하고 새로운 사용 제안이 가능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었기에 기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시장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진공청소기에서 흡입력의 약화는 계속 존재해왔지만 업계는 이를 외면하고 오히려 애프터 마켓에서 청소봉투백을 판매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강화함으로써 소비자를 이중으로 힘들게해 왔는데(흡입력이 떨어지는 청소기에서 받는 고통, 비싼 종이봉투를 지속적으로 구입해야하는 고통이라는 이중의 고통) 다이슨은 기존보다 흡입력을 높이면서도 먼지 봉투도 별도롤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제안한 것입니다.
이러한 극한의 장점이 있다 보니 다이슨 청소기가 기존 제품보다 3~4배 이상 가격이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핵심적인 특징이라할 수 있는 사이클론 기술의 연도별 발전 방향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특징은 강한 원심력을 이용해 깔때기 모양의 실린더에 먼지와 공기가 들어가면 깔때기 표면을 따라 빙빙 돌다가 중력때문에 먼지는 서서히 밑으로 가라앉고 공기는 밖으로 나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이슨 진공청소기는 이 기술을 구현하는 구조가그대로 디자인으로 처리되어 독특한 디자인이 된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품에서 출발한 디자인이 또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3.3.2. 성공요인 2, 클레버한 디자인
두번째로 꼽을 수 있는 요인은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클레버한 디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앞에서 잠시 설명했지만 다이슨 진공청소기만의 특징을 구현하는 구조가 그대로 디자인화되어 다이슨만의 특징을 잘 보여 주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또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상태인지를 볼 수 있도록 투명 사출물을 이용해 안을 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어 호기심과 인심을 동시에 줄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그리고 핸들등에 디자인 포인트를 주고 중요 부분에 강렬한 컬러를 입혀 눈길을 사로잡아 디자인 효과를 그대화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처음 출시된 Dyson DC97 이미지입니다.
이 제품의 준비를 Rhode Island School과 함께 아트 및 디자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지금 보아도 세련되어 보입니다.
▽ 미국 청소기 시장에 처음 출시된 다이슨 DC07
이러한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 그리고 집안 어디에 놓아도 잘어울이는 디자인은 당시 사회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당시 미국 경제는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시기로 사람들은 모기지론을 통해서 보다 더 크고 화려한 집으로 이사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새집으로 이사 간 사람들은 넓은 집안을 장식할 꺼리를 찾았고, 다이슨 청소기는 집안 어디에 놓아도 잘 어울리므로 청소라는 실용성과 장식성이라는 부가적 가치가 잘 맞아 떨어져 판매가 증대되는 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진열해 놓고 자랑하고 싶어지는 멋진 디자인이 다이슨 진공청소기 성공의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3.3. 성공요인 3. 차별화된 타겟 설정 및 타겟에 맞는 IMC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다이슨은 핵심 타겟으로 남성을 설정합니다.
이 남성에 맞추어 제품도 남성다운 강렬함이 느껴지돌고 디자인되었고 이는 흡입력이 대단하다는 성능적인 우위를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다이슨의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무언가 힘이 느껴지지 않나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조금 어려울지 모르지만 다이슨의 사이클론방식을 잘 설명하고 이러한 작동 상태를 쉽게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타겟의 심리를 잘 건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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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측면에서 네이밍을 V6, DC97 등 마치 자동차 모델명을 보는듯한 네이밍 체계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를 연상시키면서도 강력한 성능의 이미지를 연상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남성 고객의 마음을 파고 들었습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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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측면에서도 다이슨 사이클론이라는 기술적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는 디자인으로 강력한 이미지을 추구함으로써 마찬가지로 남성 고객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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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커뮤니케이션도 타겟인 남성에게 조금 논리적으로 기존 청소기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평소 청소기를 쓰면서 느끼던 불만을 바로 건들이고 다이슨이 이를 해결했다는 강력한 메세지를 던짐으로써 소비자들을 동요시킬 수 있었습니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아름다운 다이슨 청소기 머신이라는 메세지를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Dyson’s Beutiful Vacuum cleaning Machine!!!
▽ 경쟁사 청소기들은 막히지만 다이슨은 안막힌다는 비교 광고
4. 기억할만한 이야기들
다이슨에 대해서 스터디하는 과정에서 읽었던 멋진 문장들을 간략히 공유해 봅니다.
이것도 하나의 홍보라는 비아냥이 있기는 합니다만 다이슨은 지속적으로 전통적인 마케팅이 추구하는 브랜드 빌딩이나 마케팅 툴을 통한 판매 확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니 최고의 마케팅은 제품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I Don’t Believe in Brands. People buy our product, not our company. You’re only as good as your last product.”
저는 마케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마케팅은 포장 또는 술책에 지나지 않다고 봐요. 브랜딩이란 말도 사실 좋아하지 않아요. 소비자가 물건을 사는 것은 필요한 기능을 얻기 위해서지 물건 한편에 쓰인 브랜드 이름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다이슨의 물건을 원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청소기가 필요한 것이에요. 쉽게 말해서 진공청소기는 먼지를 잘 빨아들이고 청소만 잘하면 됐지 어느 브랜드에서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요즘 소비자들이 얼마나 똑똑해졌는지 아시나요? 과거엔 입소문만으로 어느 제품이 좋다고 추천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전문적으로 제품별 기능에 대해서 분석하기도 합니다. 여러 회사 진공청소기를 사용해본 뒤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도 하지요. 요즘 소비자들은 상당히 현명해졌습니다. 별반 다르지 않은 기능인데 마케팅으로 화려하게 포장했다고 살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는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하지요. 이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기보다 마케팅이 쉽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R&D에 대한 투자는 보통 장기적으로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초조해지기 쉬워요. 10년이고 15년이고 기다려야 할 때도 잦고 아예 기약이 없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당장 올해 또는 내년 매출과 직결되기는 어렵지요.
히트 광고 하나만으로 당장 다음 날 매출이 늘어나는 마케팅은 필수적인 경영 전략으로 알려졌지만, 마케팅에 기반을 둬 성장한 회사는 결코 롱런할 수 없습니다. 고객들도 시간이 지나면 평범한 제품을 과대 포장한 것에 불과함을 알게 되기 때문이지요. 지속적인 판매는 결국 물건의 유용한 기능 덕분이고, 이 때문에 R&D만이 유일한 장기적인 성공 전략입니다.”
-제임스 다이슨 인터뷰 내용[^]
다이슨 본사 벽에 붙어 있다는 문구, 제품이 최우선이란 철학이 담긴 멋진 문구
‘제품은 제대로 작동할 때 가장 아름답다.
Something is truly beautiful if it works properly!
아래 또한 다이슨의 제품에 대한 철학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입니다.
주주회사로 전환하게 되면 재품이나 회사가 철학에 따라 운영되는 게 아니라 투자자나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이나 회사의 철학에서 벗어난 길을 가야하는 경우가 참으로 많은데 개인회사이므로 우리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다짐이도 합니다.
심지어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실패를 권장합니다.
다이슨의 신제품은 모두 엄청난 실패를 거듭한 끝에 태어나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끊임없는 개선으로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Because we’re very independent, because I own the company, we don’t have to worry about investors or what anyone else might think… we do exactly what we think is right for us, and for the product we’re designing. – James Dyson
“We’re taught to do things the right way. But if you want to discover something that other people haven’t, you need to do things the wrong way. Initiate a failure by doing something that’s very silly, unthinkable, naughty, dangerous. Watching why that fails can take you on a completely different path. It’s exciting, actually. To me, solving problems is a bit like a drug. You’re on it, and you can’t get off.”
DYSON Vacuum inventor Sir James Dyson interview
[^]: HOW JAMES DYSON REVOLUTIONIZED THE VACUUM(
http://www.newsweek.com/how-james-dyson-revolutionized-vacuum-67039)
[^]: 네이버블로그 제임스 다이슨 왜 ‘영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가?(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ersonnidea&logNo=220693884949)
[^]: 뉴스위크 ‘HOW JAMES DYSON REVOLUTIONIZED THE VACUUM’
[^]: 남명우성균관대교수 "진공청소기=아름답고 멋진 기계" 다이슨. 처음부터 ‘목적지향의 男心’ 저격, DBR 206호(2016년 8월)
[^]: [Weekly 조선일보 Weekly BIZ] 마케팅이 왜 필요한가? 브랜딩이 왜 필요한가?… 진공청소기는 먼지만 잘 빨아들이면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