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G전자 성적이 부진하다보니 LG전자를 걱정하는 마음에서인지는 모르지만 LG전자 마케팅의 실수가 과대포장되고 이상하게 해석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Matthew님이 다소 진지하게 LG 내 마케팅 부서에 LG 가 망하길 바라는 세력이 존재하냐고 질문하셨는데 이러 저런일들로 너무 바빠서 지나치다 오늘 간단히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 답변을 보내고나서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면서 드는 생각을 몇자 적어 봅니다. 제 견해는 아주 지엽적인 정보를 토대로 정립된 것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외까지 소문이 난 LG전자의 마케팅 실수
LG전자의 마케팅 실수에 대해서는 많은 기사와 포스팅이 존재합니다. SBS를 비롯한 방송사에서도 보도했고 매경이코노미와 같은 잡지 그리고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THE P.R같은 사이트에서도 LG전자의 마케팅 실수를 여러번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래서인지는 모르지만 LG전자 마케팅의 실수에 대해서는 해외까지 소문이 나서인지 구글을 검색해보니 해외에서고 관련 내용이 보도 되었더군요.
위 광고는 아마 담당자가 LG G5의 7가지 friend들을 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 기획된 광고로 보여지는데 삼성의 S7을 연상시키는 꼴이 되어서 업계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설에는 진짜 광고가 아니라는 설도 있는데 아마도 잠깐 올라왔다가 지적을 받고 내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서의 해프닝은 전체적 관점에서 communication을 봐주는 조직이나 담당 없이 인쇄 광고 파트와 같은 단일 조직의 담당이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지않고 지시받은 메시지에만 집중하다보니 나오는 황당한 실수가 아닐까 합니다.
그 담당의 머리속에서는 삼성 S7을 고려할 여유가 앖었을 것입니다. G5에서 7가지 friend를 강조해야 한다고 가이드를 받았을 것이고 7만 강조하자니 먼가 이상해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위의 S도 같이 강조하지 않았을까 추정해 봅니다.
인쇄광고에만 집중했던 담당과 이를 전체적으로 봐주지 못한 마케팅 조직 전체의 문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외에도 LG전자 마케팅에 대해 호의적 비판을 하는 포스팅은 넘쳐납니다. 몇개를 소개하자면
한때는 글로벌 마케팅 컴퍼니를 지향했던 LG전자였는데 어떻게 LG전자 마케팅이 몰락했을까?
널리 알려지다시피 LG전자는 2007년 남용부회장체제를 맞이하면서 글로벌화와 글로벌 마케팅 컴퍼니로의 전환을 추구합니다.
당사 LG전자의 C레벨(이는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 CHO(최고 인사 책임자), CPO(최고 구매 책임자), CSCO(최고 공급망 관리 책임자), CSO(최고 전략 책임자)) 핵심 부서장을 모두 매킨지와 피엔지외국계 기업에서 데려와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하고 회사를 기술과 개발 중심회사에서 마케팅 중심 회사로 전환을 시도합니다.
이러한 실험은 일정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한국인 임원진과의 불화등으로 시너지를 낼 수 없었고 결정적으로 2010년 LG전자의 실적 악화로 위기를 맞고 남용부화장이 물러나면서 미완성으로 끝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은
3G라 불리웠던 LG전자 실험은 왜 실패했나?라는 글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남용부회장체제를 끝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가 끝나고 다시 오너 가문에서 경영을 맡게 됩니다. 오너의 일원이 구본준 부회장이 CEO로 등극하죠.
남용부회장체제에서 시도한 마케팅 중심 회사 전략은 이후 모두 폐기되고 이전처럼 기술 개발을 중시하고 이를 강조하는 조직 체제를 운영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마케팅이 그렇게 형편없이 무너질 수 있을까요?
예전에는 마케팅의 힘으로 쵸콜렛폰과 프라다폰 등을 연속해서 히트시키면서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견인해 왔는데요..
이에 대한 저 나름의 추정을 해보고자 합니다.
복지부동의 분위기 그리고 개발에 눌린 마케팅의 자포자기 또는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
얼마전에 후배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삼성에서 근무하다 일도 빡세고 유연하지 못한 삼성의 모습에 불만을 느끼고 LG전자로 이직을 한 친구입니다.
삼성에서 빡세게 일하다 LG전자에 가니 할일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견딜 수가 없어지드라는 겁니다. 빨리 일이 끝나 시간을 죽이자니 양심(?)에 걸려서 나름 오지랍이 있는 친구라 이런 저런 일을 만들려고 시도를 했더니 하루는 팀장이 불러서 괜히 일 만들지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경고를 했다고 술 한잔하고 전화를 했더군요..
그러면서 여기는 개발과 같이 있다보니 마케팅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없어요. 개발에서 못한다고하면 그걸로 끝이예요. 삼성에서처럼 마케팅이 경영진을 설득해 개발을 추동해 내기가 정말 어려워요. 별로 그러려고도 않고.
후배와의 통화에서 느끼는 것은 (물론 모든 LG전자 마케팅이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일부 그런 부분이 있다는 거지요)
경영이 어렵다고 보니 조직 내부에 조금 복지부동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복지부동의 자세로 일한다는 것은 자기 것만 본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종합적으로 신경쓰고 고민하지 않으므로 아무리 회사에서 업무를 촘촘하게 설계했다하드라도 회색 영역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여기는 100%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나 추정을 해봅니다.
그리고 개발 중심으로 돌아가다보니 마케팅에서 설정한 메세지 외 개발 독자적으로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일들이 벌어지않나 조심스레 추정해 봅니다. 그런 경우 마케팅에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이유가 없는 거죠. 목표 설정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도 성과가 나올까 말까 할판인데..
아마 마케팅 흑역사에 기록된 사례 중 더 나는 기능이 있는데 마케팅 소구가 안되는 것들은 이런 연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캘리브레이션 기능도 테스트를 위해서 일부 모델에만 한정적으로 넣었다는 설명을 보면 이는 개발 주도의 테스트의 일환인 아닐까 합니다.
▽ 마케팅은 눈, 연구개발은 머리… 서로 죽이 맞아야 승리한다,
조선일보 Weekly BIZ에 실린 서울대 경영대 김상훈교수의 컬럼에 나온 삽화
마케팅과 개발은 태생적으로 사이가 좋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두 부서간 균형을 잡아주는게 필요합니다. 그런데 후배의 이야기를 토대로 이해되는 것은 마케팅과 개발간 균형은 무너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마케팅에는 어느 정도 자포자기의 분위기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는 2010년 구범모부회장이래로 개발이 강조된 영향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이런 문제점을 LG전자도 알고 있기 때문에 사장 직속으로 제품 개발에서부터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라는 조직을 신설해 종합적인 관리를 한다고 하니 앞으로는 나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마치면서
제가 제한된 정보를 토대로 추정한 원인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더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는 없다고 보기에 이 정도로 갈무리를 하고자 합니다.
다만 LG 마케팅에 삼성의 스파이가 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받을 정도로 실수(? 어쩌면 실수가 아닌데 사회에서 그렇게 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민감하게 바라보는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가 지속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 듣보마케팅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LG전자 V20 티저 광고,
어쩌면 너무 민감하게 해석한 것일 수도 있는데..
Communication 하고 싶었던 그 메세지 그대로 받아드리면 ㄴ안되는 걸까?
앞으로는 좀더 세련되고 정교한 마케팅으로 저도 case study를 해서 포스팅 할 멋진 사례를 가지고 돌아오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