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사이 케찹의 대명사로 알려진 크래프트 하인즈사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폭락하면서 하인즈 문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인즈 주가는 2019년 2월 21일 48.18달러에서 2월 27일 현재 33.12달러까지 폭락한 상태입니다.
왜 케찹제국으로 알려진 크래프트 하인즈가 어려움에 처했는지, 이 회사 주식을 27%나 소유하고 있는 전설적인 투자자 워렛 버핏은 이런 위기를 어떻게 대응할지 등등이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논제입니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크래프트 하인즈 관련 내용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2월 21일 크래프트 하인즈는 사상 최악의 4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4분기 적자가 무려 126억 달러(한화 약 14조 2천억원)에 달했습니다.
- 크래프트 하인즈는 물품 조달 부분 회계 처리 문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 적자가 심해지고 증권거래위원회 조사가 진행되면서 크래프트하인즈의 주가는 연일 폭락하고 있습니다.
- 크래프트 하인즈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커피 부분인 ‘맥스웨하우스’브래드를 매각을 추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1. 크래프트 하인즈가 대규모 적자를 낸 이유는?
그러면 한때 엄청 잘 나갔던 식품 브랜드인 하인즈가 이렇게 어려움에 빠지고 몰락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을까요?
여기에는 우리가 오랜된 기업에서 볼 수 있는 혁신을 도외시하고 현실에 안주한 안이함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크래프트 하인즈의 최근 손익 추이를 살펴보죠. 아래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개년동안 순이익 추이를 그려보았습니다.
- 2010년터 회사의 손익은 지속 하락합니다. 2014년에는 적자를보는 지경에 이릅니다.
-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2015년 하인즈와 크래푸트푸드를 합병해 크래프트 하인즈로 새 출발을 하죠.
- 2016년, 2017년 크래프트 하인즈의 손익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합니다.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
- 그런데 2018년 4분기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2017년 110억 달러 이익을 내다가 2018년에는 102억 달러 적자를 내는 회사로 급변합니다.
이렇게 2018년 대규모 적자를 낸 가장 큰 이유는 201년 합병 시 산정한 가치를 수정 적용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즉 합병 당시 ‘크래프트’와 육가공 자회사인 ‘오스카마이어’의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산정해 평가했는데 이번 2018년 4분기 회계에서 이를 현실화 반영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실현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죠.
그냥 회계상의 조정이기 때문에 실제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가능합니다. 표면적으로는 말입니다.
2. 크래프트 하인즈의 문제
그러면 크래프트 하인즈의 문제는 없을까요? 단순한 회계상의 문제라면 시장의 반응이 그렇게 부정적으로 돌변하고, 주가를 폭락시킬 이유로는 뭔가가 부족합니다. 주가라는 것을 미래 꿈을 먹고 커간다고 합니다.
주가 폭락은 하인즈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하인즈를 이런 암울한 미래 전망으로 이끌었을까요?
현재 하인즈가 당면한 문제로 세가지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크라프트 하인즈가 불법하고나서 혁신을 통한 성장이 아니라 원가절감을 통한 단기 수익 확대에 집착해 왔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추어 브랜드를 새롭게 일신하지 못하고 브랜드 진부화를 가속화 시켜왔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아마존과 같은 혁신 기업들이 소매점으로 몰려오면서 점점 식료품 가격이 하락라면서 손익 악화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2.1. 비용 절감 전략은 경쟁력만 악화시켰다.
시장이 정체되거 수요가 늘지 않으면 일반적인 회사들이 선택하는 흔한 전략이 투자를 줄이고 비용 절감을 통한 손익을 극대화해서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비용절감 전략은 최근 몇십년동안 가장 인기있는 전략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을 대체로 좋은 결과를 낳지는 못했습니다. 2005년에 진행된 시어즈(Sears)와 K마트간의 합병이 그 좋은 예로 거론됩니다.
당시 월마트나 타겟과 같은 대형 할인점에 비해서 시어즈나 K마트의 매출 성장은 더뎠지만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던 유통이었습니다.
당시 그들 회사 경영진들은 유통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회사를 합병함으로써 경쟁을 제한하고, 서로 중복되는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도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익으로 남아도는 현금은 주주에게 환원하는 등으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경쟁을 회피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았던 두 회사는 어찌되었나요.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크라프트 하인즈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케찹이나 커피와 같은 식품 부문 매출은 증가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수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브랜드 파워를 가진 크라프트 하인즈로서는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인즈는 투자를 강화하는 대신 이익을 계속 높이기 위해서 비용 절감 전략을 강화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3G Capital이라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는 제로에서 예산 책정을 시작하는 zero-based budgeting으로 예산을 제로로부터 시작해 모든 비용을 합리적으로 검토하는 가장 과격한 비용 절감 방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2,500명을 구조조정하고 17억 달러를 절감하는 등 성과를 내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연도별 크라프트 하인즈의 순이익 추이 그래프를 보면 2014년, 2015넌 적자였던 회사가 2017년에는 110억달러 순이익을 내기에 이르죠.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 비용도 크게 줄어들어 새로운 연구개발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신제품 개발도 없었고, 새로운 시장 개척 등 회사를 키우는 것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는 뒤에서 이야기하는 브랜드 진부화로 연결되죠.
2.2. 트렌드에 뒤쳐지고 브랜드는 진부화되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문제는 기존 유명 브랜드의 몰락과 닮아 있습니다.
크래프트 하인즈가 원가절감에 몰두하고 새로운 신제품이나 새로운 혁신을 게을리하면서 점차 브랜드는 진부화되고 소비자들은 다른 브랜드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크래프트 하인즈의 브랜드들은 점차 예전 명성에만 기대어 낡은 브랜드 이미지로 전락하게 된 것이죠.
소비자들은 점점 건강에 좋은 유기농 식품들을 선호하고 가공식품들을 점점 멀리하고 있습니다. 가공식품이나 육류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는 크래프트 하인즈는 빠르게 이런 트렌드에 대처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크라프트 하인즈는 건강과 유기농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지 않고 전통적인 포장 식품에 머문 반면, 경쟁사들은 건강식품과 유기농식품 브랜드들을 합병하는 등 변화를 통해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 제너얼 밀즈(General Mills)는 2014년 Annie’s를 인수했습니다.
- 허쉬(Hershey)는 2017년 스키니팝(SkinnyPop) 제조사인 Amplify Snack 브랜드를 인수했고 2018년엔 B&G 푸드로부터 Pirate’s Booty를 인수했습니다.
- ConAgra는 글로텐 프리 식품 브랜드인 피나클(Pinnacle)을 인수했습니다.
2.3. 유통 혁신은 식료품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다.
아마존이 쏘아올린 이커머스의 급속한 확대와 오프라인 매장의 혁신은 월마트를 비롯한 기존 유통들의 적극적인 유통 혁신을 낳았고 이러한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고 식료품을 비롯한 제반 소매 상품들의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의 전면에서 아마존, 홀푸드 그리고 월마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침략은 전혀 상관이 없어보이는 식품회사의 존망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커머스와 아마존 그리고 월마트의 유통 혁신은 기존에는 힘들어 보였던 식료품의 이커머스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크라프트 하인즈가 영위하는 식료품들은 점차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수익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2018년에 손익이 나빠진 것은 크라프트 하인즈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식품회사의 손익이 나빠졌습니다. ConAgra, General Mills, Campbell Soup, Smucker 그리고 Kellogg의 손익이 하나같이 나빠진것은 유통 트렌드에 따라 식품 전체의 가격 하락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반적인 식품 가격의 하락은 크라프트 하인즈 손익 전망을 낮추고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3. 마치며, 혁신을 등한시한 값비싼 댓가
하인즈의 몰락(뭐 하인즈가 몰락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전의 명성을 잃어버리고 점점 사그러드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은 소비자보다는 기업 이익만을 우선시한 브랜드는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면치 못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쳐 주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의 변화에 맞는 변신을 계속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는 식품브랜드든 스마트폰 브랜드든 어디에서나 공히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에서 살펴 본 하인즈는 트렌드에 맞추어 혁신하지 못한 브랜드가 어떻게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