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사례] 로봇과 AI로 피자 시장을 공략하던 줌 피자(Zume Pazza)는 왜 망했을까?

Updated on 2020-09-11 by

지난 2월 초 한때 엄청 각광을 받았던 피자 배달 스타트업 줌 피자가 피자 배달 사업을 접고 피자가 아닌 식품 패키지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죠.

이는 스타트업에서 흔한 전략인 일종의 피봇팅을 한 것인데요. 피봇팅은 기존 사업 아이템, 비지니스 모델을 포기하고 사업 방향 전환을 말하는데요. 통상 당초 예상한 시장성이 보이지 않거나 비지니스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비상 수단으로 수행하는 전략입니다.

줌 피지 홈페이지 안내문

오늘은 2017년 최고로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뽑히기도 했고, 소프트뱅크로부터 엄청난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던 줌 피자가 이렇게 급작스럽게 사업을 중단하고 다른 사업으로 피보팅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1. 줌 피자(Zume Pazza)에 대해서

줌 피자(Zume Pazza)는 식당 주인이었던 줄리아 콜린스(Julia Collins)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X박스 게임을 총괄했던 알렉스 가든(Alex Garden)이2015년 설립된 피자 배달 스타트업입니다.

Zume 공동 창립자 Julia Collins와 Alex Garden가 회사 배달 트럭 앞에서 완제품 피자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Photo by MARCIO JOSE SANCHEZ
Zume 공동 창립자 Julia Collins와 Alex Garden가 회사 배달 트럭 앞에서 완제품 피자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Photo by MARCIO JOSE SANCHEZ

줌 피자(Zume Pazza)는 AI와 빅데이타 그리고 로봇 기술을 동원해 피자가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피자를 구운 후 4분 30초 안에 집안까지 배달하겠다는 컨셉으로 390억 달러에 달하던 미국 피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죠.

줌 피자는 2017년 최고의 스타트업으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유명세를 치뤘고 2018년에는 소프트뱅크 손정의회장이 이 회사 CEO를 면담하고 바로 3.75억 달러 투자했을 정도로 기대를 받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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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존 배달 전문점의 문제

줌 피자 공동 창업자인 줄리안 콜린스는 오래 전부터 기존 배달 피자는 피자 배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달된 피자는 기름기에 절어 있고, 식기 시작해 미지근하고 눅눅해 맛이 없다는 점을 불만스러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피자 배달 시간을 당겨 맛있는 피자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줌 피자를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반 피자 배달 전문회사는 도시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이곳에서 주문 받은 후 피자를 만들어 배달합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매장이 커버하는 지역이 커질수록 수요 예측이 힘들고, 주문 받은 피자를 만들어 배달하는 시간을 관리할 수 없습니다. 바쁘고 거기에 멀기까지 하다면 배달 시간이 엄청 걸리겠죠.

그렇다고 도시 전체에 촘촘하게 오프라인 매장을 둔다는 것은 비용 문제로 쉽게 선택할 수 없습니다.

결국 줌 피자 공동 창업자인 줄리안 콜린스가 가진 불만대로 배달 시간은 늦어지고 식어버려 맛없는 피자를 배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고객의 불만은 커지고 판매는 하락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3. 줌피자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을까

줌 피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해결 방안을 고민합니다.

해결방안 1 : 오프라인 매장대신 배달 트럭 활용

도시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 촘촘히 오프라인 매장을 두는 대신, 피자를 만드는 오븐이 탑재된 배달 트럭이 도로를 주행하면서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이동해 순간적인 수요 변동에 대응합니다.

줌 피자(Zume Pizza) 배달 트럭, Image from Zume pazza
줌 피자(Zume Pizza) 배달 트럭, Image from Zume pazza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 트럭에서 피자를 구워 만들면 트럭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배달용 스쿠터가 피자를 배달합니다.

해결 방안 2 : 배달 중 구운 피자로 맛있는 피자 배달

창업자의 창업 동기가 맛있는 피자를 배달하는 것 이있기 때문에 맛있는 피자를 배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죠.

그래서 고안한 솔류션이 배달하는 트럭 내에서 마지막 단계를 처리하는 것이죠. 이렇게 줌 피자는 ‘배달 중 굽기’ 기술을 특허 출원했고, 2016년 3월 특허로 등록되었습니다.

줌 피자 배달 트럭에는 무려 56개의 오븐이 있습니다. 사전에 피자 공장에서 초벌 구워진 피자를 배달 트럭에 보관하고 있다가 마지막으로 구워서 배달하도록 한 것이죠.

만약 배달 트럭이 직접 이동한다면 GPS로 목적지 도달하기 4분 전을 계산해 피자를 3분 30초동안 굽습니다. 30초는 먹기 좋을 때까지는 식히는 시간이라고 하네요.

줌 피자 배달 트럭안의 오븐에서 피자를 구워 포장하는 모습, Image from Business Insider
줌 피자 배달 트럭안의 오븐에서 피자를 구워 포장하는 모습, Image from Business Insider

또 피자가 집안까지 배달되는 동안 눅눅해지지 않도록 포장 박스를 새로 개발했습니다.

일반 골판지 피자 박스가 아니라 바닥이 올록볼록한 틈이 있는 박스를 개발해 박스 자체가 5g정도의 수증기를 흡수해서 피자를 바삭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하죠

줌 피자의 올록볼록 틈이 있는 피자 배달 박스, zume pizza box, Image from Business Insider
줌 피자의 올록볼록 틈이 있는 피자 배달 박스, zume pizza box, Image from Business Insider

해결 방안 3 : 피자를 만드는 로봇으로 시간 단축

피자 공장에서는 로봇을 활용해 피자를 만들어 피자를 만들어 굽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습니다.

피자를 만드는 것은 반죽 – 반죽을 얇게 펴기 – 소스를 뿌리기 – 토핑을 뿌리기 – 오븐으로 이동 – 굽기 과정을 거치는데요.

줌 피자는 이러한 과정의 대부분을 로봇으로 대체했습니다.

  • 48시간 동안 반죽 숙성(사람이 진행)
  • 반죽을 얇게 펴기는 ‘도우봇’이란 2017년에 개발한 로봇이 담당
  • 토마토 소스 뿌리기는 `페페와 존`이라는 로봇이 담당
  • 로봇 `마르타`가 나머지 소스들을 골고루 바름
    불룸버그가 소개한 줌 피자 토핑 작업 zume pizza
  • 토핑 작업은 사람이 진행( 손님의 주문에 따라 페퍼로니, 각종 햄, 고기, 잘게 다진 채소, 과일 등 재료를 피자위에 올림)
  • 이렇게 만들어진 피자를 로봇 `브루노`가 오븐으로 이동시킴
  • 오븐은 약 426℃의 온도로 1분 30초간 초벌 굽기를 진행
  • 이렇게 초벌 구워진 피자를 ‘빈첸시오`라는 로봇이 배달차에 실어 줌
  • 배달 트럭안에서 목적지 도착 4분 전 이를 3분 30초간 굽고 30초간 식힌 다음 손님의 집 앞에 배달

이렇게 피자만드는 공정의 대부분을 로봇으로 대체하면서 피자 제작과 배달에 걸리는 시간을 21~22분으로 단축해 일반 피자 배달점 평균 45분보다도 훨씬 빠르게 배달할 수 있습니다.

4. 줌 피지가 결국 사업을 접은 이유는 무엇일까?

어찌 보면 굉장히 스마트하고 완벽해 보이는 비지니스 모델이지만 예상외로 빨리 사업을 접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4.1. 맛에 있어서 경쟁력이 있을까? No!

배달 피자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제때에 배달되고 갓 구운 듯 맛있기를 바라겠죠. 거기에 가격도 저렴하면 금상첨화일 것이고요.

줌 피자는 로봇을 사용해 피자 만드는 시간을 줄이고 배달 트럭을 활용해 가장 빠르게 배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빠른 시간에 따뜻한 피자를 배달해 맛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죠

그러나 줌 피자에 대한 평가를 보면 신선한 재료나 빠른 배달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피자의 맛과 품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많습니다.

Yelp에서 줌피자는 보통 정도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평점을 살펴보면 시간이 갈수록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평점이 나빠지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론 5스타를 받은 것도 많지만 1스타 또는 2스타를 받은 것도 상당히 많아 둘을 합하면 5스타 받은 것보다 많습니다. 4스타와 5스타를 받은 것보다는 적지만요.

Yelp에서 줌 피자의 2019년 평점 변화 추이
Yelp에서 줌 피자의 2019년 평점 변화 추이, 시간이 흐를수록 평점이 나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Yelp에서 줌 피자 평가 01
Yelp에서 줌 피자 평가 내용 중 일부

4.2. 배달하면서 굽는다는 컨셉이 깨지다.

줌 피자의 문제점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배달 트럭이 시내를 달리면서 피자를 굽는 경우 피자 치즈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사방으로 퍼져 버리는 문제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피지 배달 트럭이 코너를 돌거나 시내에서 충돌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 특히 심해졌다고 합니다.

결국 줌 피자는 배달 트럭이 달리면서 피자를 굽는다는 기본 비지니스 모델을 포기하고, 대신 일정 장소에서 정차한 상태에서 피자를 구우면 이를 오토바이등을 이용해 일반 피자 배달점처럼 배당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원래 기획했던 비지니스 모델에서 벗어나고 기존 시스템과 비슷해지면서 그들의 강점이었던 배달 시간을 크게 절약하는 시스템에서 멀어집니다. 그 결과 Yelp 평가들을 살펴보면 줌 피자가 생각보다 늦는다는 평가가 많아졌습니다.

4.3. 숙련된 인력 관리 실패

줌 피자의 실패를 보도한 블룸버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줌 피자 공장은 생각보다 첨단이 아니고 직원들도 피자에 대해서 잘 아는 숙련된 직원들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줌 피자 직원들의 일부는 코딩 스쿨을 졸업하고 온 사람들이었고 이들 중에서는 포르노 사이트에서 일하던 사람도 있엇을 정도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즉 줌 피자를 만드는 전 과정이 로봇으로 대체되지는 않았으며. 인간 작업이 필요한 부분에서 작업하는 직원들은 피자에 대해 전문적이거나 숙련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인건비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피자 품질 관리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Yelp 평가에서 줌 피자 품질 평가가 상당히 다양한데 이는 인력 관리의 실패에 따른 품질관리 실패에서 연유된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5. 마치며

줌 피자는 AI와 로봇 그리고 배달하면서 피자를 구워 가장 맛있는 상태로 고객에게 배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너무 기술 중심 접근으로 피자업의 근본인 맛있는 피자를 만드는 데는 성공하지 못해 실패했습니다.

피자를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피자를 만드는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줌 피자만의 맛을 확보하고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숙련된 직원의 양성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달 속도에 중점을 두고 핵심 경쟁요소로 내세웠던 달리는 배달 트럭 내에서 피자를 굽겠다는 근본적인 컨셉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경쟁 요소를 잃어버리고 일반 피자 배달 시스템과 비슷해지면서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참고

오랬동안 FMCG 마케팅과 전자제품 상품기획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 및 경영 사례 분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IT 등 트렌드 분석과 빠르게 변화하는 뉴스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분석해 나누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에 관심에 많아 소소한 일상의 따뜻함을 담고 있습니다. 혹 연락이 필요하시면 ihappist@gmail.com으로 연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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