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르그먼이 뉴욕타임즈에 가상화폐에 대해서 Bubble, Bubble, Fraud and Trouble
라는 글을 기고했는데요.
이를 이형열님께서 번역해 페북에 공유해 주었습니다. 널리 공유해달라는 요청도 있고 읽어 볼만해서 여기에도 공유해 봅니다.
뭐 폴 크르그먼이 예상한 것중에서 틀린것도 많으므로 정답은 아니지만 참고로 읽어 볼만합니다.
페북에서 나름 여러가지 정보나 토론이 이루어져 있으므로 페북을 방문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거품, 거품, 사기 그리고 골칫거리
-폴 크루그먼(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NYT 컬럼니스트)
요전 날 제 이발사가 제게 그가 가진 돈 전부를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할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사실 그가 1년 전에 비트 코인을 샀으면 지금쯤 꽤 괜찮았을 겁니다. 한편, 1635년에 튤립 구근을 샀던 네덜란드의 투기꾼들도 1637년 초에 튤립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한동안 꽤 기분이 좋았어요.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슬픔으로 끝날 거대한 거품일까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유지상주의적 이념(libertarian ideology)을 기술신비주의의 보호피막으로 잘 포장한 거품입니다. 그 포장을 벗겨 냄으로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세상과 등지고 있어, 비트 코인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나요? 비트코인은 가장 크고 잘 알려진 “암호 화폐” 즉 아무런 물리적 실체가 없이 오로지 컴퓨터에 디지털 기록만으로 존재하는 자산의 한가지 사례입니다. 암호 화폐가 기존의 은행계좌와 다른 점은 이것이 디지털 기록에 불과하며 어떤 특정 금융 기관의 서버에 상주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에, Bitcoin의 존재는 여러곳에 분산되어 저장된 기록들에 의존합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소유권은 자신의 신원 증명(신원노출이기도 함)을 함으로써 입증되지 않습니다. 대신 Bitcoin의 소유권은, 코드를 쓰고 푸는 암호화 기술이 만들어낸 암호를 소지하고 있음으로써 증명되며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고 가상 코인에 액세스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건 멋진 묘기죠. 하지만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요?
원칙적으로 비트 코인을 사용하면 전자 결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직불 카드, 페이팔, 벤모 등을 사용하여 지불할 수 있는데, 반면 비트코인은 지불수단으로 쓰기에 너무 투박하고, 느리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실,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조차 종종 비트코인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자신이 팔거나 사는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비트코인을 거래의 수단으로 쓸 이유가 없는 거죠. 이것이 바로 실제로 마약, 섹스, 암시장 거래등에 Bitcoin이 그렇게 많이 사용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사실 디지털 캐시가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냐? 일종의 100달러짜리 지폐(한국에선 5만원권?) 같은 겁니다. 비트코인처럼, 100달러 지폐는 일상적인 거래에서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그걸 잘 안 받죠. 그러나 ‘벤자민’(100불 화폐에 벤자민 프랭클린이 그려져있음, 한국으로 치자면 신사임당)은 도둑, 마약상, 탈세자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이 몇년간
100달러 지폐는 구경도 못하고 살 수 있는데, 이 지폐의 가치는 1조 달러 이상이며, 유통되고 있는 미국 통화 가치의 78%를 차지합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현금으로 가득한 007 가방을 이용하지 않고 비밀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100달러 지폐의 우월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꼭 그렇진 않죠. 왜냐하면 한가지 중요한 특징이 빠져있거든요. 바로 현실과의 연결입니다.
비록 현재의 달러는 금과 같은 다른 자산에 의해 보장되지 않는 “명목(불환)”화폐이지만, 그것의 가치는 궁극적으로 미국 정부가 보증하죠. 예를 들어 세금을 낼 때 사용할 수 있죠. 그리고 달러의 구매력은 페더럴 리저브(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 의해 안정되며 인플레이션이 지나치면 통화를 흡수하고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통화의 공급을 늘리죠. 그리고 물론 100달러짜리 지폐는 100달러만큼의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에, Bitcoin은 본질적인 가치가 전혀 없습니다. 극도로 제한적인 비트코인의 사용 범위와 순전히 투기적인 가격을 가진 자산이라는 점을 결합해 보면 결과는 믿을 수 없이 공허해지죠. 비트 코인은 지난 6주 동안 가치의 40%정도를 잃었습니다. 비트 코인이 실제 통화라면 연간 약 8,000%의 인플레율에 맞먹는 비율인 것입니다.
아, 그리고 현실과 연결고리가 거의 없는 비트코인의 본질 탓에 시장 조작에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13년에 한명의 트레이더에 의한 사기 행위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7배나 올라갔다고 하죠? 누가 지금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까?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일부 관측통들은 북한이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일찍 산 사람들이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은 어떻습니까? 뭐, 버니 메이도프에게 투자한 사람들 또한 많은 돈을 벌었고, 또 적어도 오랫동안 그럴 것처럼 보이기도 했죠. 세계 최고의 버블 전문가인 로버트 실러(Robert Shiller)가 지적하듯이 자산 거품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폰지 사기”와 같은 것입니다. 버블이 커지는 상황 즉 신규투자자가 유입되는 한은 초기 투자자가 많은 돈을 벌죠. 이게 또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동인이구요. 이 과정은 현실 자각이나 단순히 잠재력의 한계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몇년 동안 계속될 수도 있는데 그러다가 파티가 갑작스럽고, 고통스럽게 끝나버리죠.
그런데 암화 화폐와 관련된 또 다른 요인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거품일 뿐만 아니라, 사악한 정부가 그들의 돈을 몽땅 훔쳐간다는 환상에 기초한 컬트 같은 게 있습니다.(실상은 개별 해커들이 현존하는 암호화폐의 상당부분을 훔쳐갔죠)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인 논조로 쓰는 기자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보다도 더 많은 혐오반응을 얻고 있다고 제게 말합니다.
그래서 제 이발사는 비코인을 사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은 파국으로 끝날 것이고, 빠르면 빠를수록 더 좋습니다.
by Paul Krugman, Jan 29, 2018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