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애인과 먹는 맥주, 직장 동료와 먹는 맥주 다르듯이 호텔 ‘多브랜드’는 고객에 상황별로 색다른 자극 창출”
브랜드는 그 성격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효능(function)을 강조하는 브랜드, 다른 하나는 체험(experience)을 강조하는 브랜드다.
효능 중심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효능 때문에 구매하므로 별개의 브랜드를 만든다고 해서 수요가 새롭게 늘어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세제를 만들던 회사가 다른 브랜드의 세제를 만들었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한 번 할 빨래를 두 번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소비자가 새 브랜드로 바꿔 쓰게 되면 제 살을 깎아 먹는 자기 잠식 효과만 생기게 된다. 또한 브랜드별로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하므로 비용과 노력이 추가로 소모된다.
반면 체험을 중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우엔 다양한 브랜드(multi-brand)가 새로운 자극거리가 되어 새로이 수요를 창출하게 된다. 스타우드의 다(多)브랜드 전략이 그렇다.
관건은 다양한 브랜드 별로 어떻게 색다른 체험을 창출하느냐이다. 스타우드는 아홉 개 호텔 브랜드 별로 독특한 체험을 창출해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W호텔이나 어로프트 호텔이 색다른 재미 요소나 디자인을 강조하듯이 아홉개의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체험거리를 심어준 것이다. 이를 ‘상황별 세분화’라고 한다. 예전에는 시장을 소비자의 특징을 중심으로 세분화했다. 예를 들어 맥주시장의 경우 A브랜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20대다, 블루칼라다 하는 식으로 다량 소비자(heavy users)의 특징을 알아내 그런 사람들을 공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상황별로 세분화하기도 한다. 즉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마시는 맥주가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직장 동료들과 마실 때는 하이트를 마시지만, 여자 친구하고 마실 때는 코로나를 마시며, 날씨가 칙칙할 때는 기네스를 즐기는 식이다.
호텔의 경우도 예전에는 예컨대 쉐라톤호텔이라면 쉐라톤을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찾아서 그런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소구하는 마케팅 기법을 썼다. 그런데 요즘은 같은 사람이 비즈니스 여행을 할 때는 웨스틴을 가고 싶어 하고, 부인과 단둘이 여행갈 때는 W호텔을 선호하며, 가족들과는 쉐라톤을 이용하고, 돈을 더 벌면 최고급의 세인트 레지스를 가려고 벼른다는 점을 감안한다. 그래서 각각의 상황에 맞는 호텔 브랜드를 별개로 만든다.
그러나 나눌 때는 나누더라도 뭉칠 때는 뭉쳐야 한다. 스타우드는 강력한 ‘통합 마일리지’ 전략을 동원해 한번 스타우드 계열의 호텔을 이용한 고객이 다른 계열의 호텔에 가지 않도록 발을 묶어 놓는다
세계적 호텔 체인 ‘스타우드’의 반 파센 회장 ‘七星급 경영 특강’
‘붕어빵 호텔 시대’는 이미 체크아웃 됐다
차별을 허락하라…
비즈니스여행 갈 때는 ‘웨스틴’
가족과 함께 할 때는 ‘쉐라톤’
9개 브랜드 모두 특화시켜
새로운 시장 창출 성공시대 열어
자녀 3명도 ‘붕어빵 교육’ 안시켜
‘더블유(W)’, ‘쉐라톤(Sheraton)’, ‘웨스틴(Westin)’, ‘세인트 레지스(St. Regis)’….
Weekly BIZ 독자라면 한번씩 들러봤거나, 이름이 귀에 익숙할 호텔들이다. 그런데 이 호텔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세계적 호텔 체인 기업인 스타우드(Starwood Hotels & Resorts Worldwide, Inc) 소속이라는 것이다. 스타우드는 위의 4개 브랜드를 비롯해 모두 9개 브랜드의 호텔을 운영한다. 9개의 브랜드는 저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소비자의 인식 속에 각인돼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이 호텔 체인은 전 세계 약 100개국에 직영이나 위탁 관리, 브랜드 임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모두 1000여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웨스틴 조선, 쉐라톤 워커힐, W 호텔이 있다.
스타우드의 프리츠 반 파센(Frits van Paasschen) 회장 겸 CEO는 뉴욕 스타우드 본사에서 가진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장점은 브랜드마다 색다른 개성과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텔 사업에서 브랜드를 잘못 늘리면 상호 충돌이 일어나며 매출을 잠식할 수도 있지만, 스타우드는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쉐라톤은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출발한 브랜드입니다. 이런 손님들에게 맞게 서비스와 상품이 구성돼 있습니다.
반면 웨스틴은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호텔이죠. 출장이 많은 비즈니스맨이 편하게 이용합니다.
W는 어떤가요? 바로 젊은이들을 위한 브랜드입니다. 인테리어를 비롯해 모든 것이 뉴욕의 라이프스타일과 첨단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이처럼 브랜드별로 어떻게 포지셔닝(positioning)할지, 그리고 타깃 고객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 오랜 고민의 결과가 오늘의 스타우드입니다.”
2007년 말 반 파센의 스타우드 회장 선임은 업계의 화제였다. 전(前) 회장이 갑자기 물러난 뒤 스타우드 이사회는 5개월 동안 60명의 후보자를 인터뷰했다. 그런데 숱한 호텔리어 출신들 대신 마케팅 전문가인 반 파센이 뽑혔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을 나온 그는 맥킨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턴트로 일했고, 이후 쿠어스(맥주회사), 나이키, 디즈니컨슈머프로덕츠 등 여러 소비재 회사에서 일했다. 스타우드는 그가 일했던 전 직장들과 여러 가지가 달랐다.
“나이키는 하나의 브랜드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죠. 이런 단일 브랜드는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집중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반면 다양한 시장을 커버하는 데는 약점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호텔산업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 지역에 쉐라톤 브랜드의 호텔 3개가 있으면 시장 확대에 별 효과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한 지역에 웨스틴, 쉐라톤, 르 메르디앙, 이렇게 다양한 브랜드가 있으면 다르다고 봅니다. 저마다의 브랜드가 가진 매력을 좋아하는 여러 고객을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저희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여행·숙박업은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종 중 하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스타우드의 지난해 매출은 47억 달러(약 5조 6000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18% 줄어들었다. 이익은 7300만 달러로 78% 급감했다.
반 파센 회장은 신흥시장 공략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그는 “중국과 인도의 중산층 부상은 산업혁명에 비견할 만한 근본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스타우드는 지난달 중국에 30번째 쉐라톤 호텔을 오픈했다. 스타우드 전체로는 60번째 중국 내 호텔이다. 쉐라톤은 올해 중국에 8개의 호텔을 오픈하고, 2015년까지 18개를 더 오픈할 예정이다.
반 파센 회장은 마라톤을 12차례 완주한 스포츠맨답게 다부진 체격에 밝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그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16㎞를 달린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미국 시애틀에서 자란 그는 이중국적을 갖고 있고, 5개 국어를 구사한다.
인터뷰는 뉴욕시 북서부에 위치한 스타우드 본사에서 진행됐다. ‘하얀 평원(White Plain)’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흰색 본사 건물은 허드슨 강변 메인도로에서 조금 벗어난 숲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호텔을 ★개수로 평가하는 시대는 갔다”
100개국 1000개 지역서 사업
채용 등 ‘재량권’ 맘껏 부여해
1000명의 지배인이 모두 CEO…
호텔 물품도 대량구매한다면
싼값에 조달할 수 있겠지만
각각의 개성 죽이는 결과 낳아…
우린 호텔마다 다른 제품 쓴다…
반 파센 회장은 지천명(50)의 나이지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젊어 보였다. 그의 모습에서 스타우드가 10년 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젊은 브랜드 ‘W’가 연상됐다. 하지만 그에겐 W 말고도 자식 같은 브랜드들이 여덟개가 더 있다.
―그렇게 많은 브랜드가 필요한가요?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호텔업은 특히 손님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각별한 관계 형성이 중요합니다. 물론 최상의 서비스가 우선이겠지만, 손님 입장에선 자신과 특별한 관계가 있다거나 취향이 맞는다고 느낄 수 있는 구체적 대상들을 원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개성이 강한 요즘 소비자들은 자기와 맞는 세분화된 브랜드에 각별한 느낌을 갖습니다. 예를 들어 그냥 ‘스타우드’ 이런 식보다는 ‘쉐라톤’ 혹은 ‘W’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갈수록 눈높이가 높아지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정서적 교류가 필요합니다. 개성 있는 브랜드는 이런 과정에서 강력한 역할을 해줍니다.”
■개성 있는 브랜드가 시장을 만든다
―이미 쉐라톤과 웨스틴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W라는 브랜드를 새로 출범시킨 것도 그 때문인가요?
“1998년 출범한 W는 호텔업계에 새로운 판을 열었습니다. 이전까지 호텔의 분류 기준은 주로 별이 몇 개인가 였습니다. 하지만 W 이후에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별 숫자뿐 아니라 얼마나 유행을 반영하는지, 얼마나 디자인을 중시하는지와 같은 여러 기준을 이야기하게 됐죠. 저희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면 쉐라톤은 전통적인 브랜드인 반면, W와 ‘어로프트(Aloft·▶용어설명)는 디자인과 감각을 중시한 브랜드입니다. 우리는 W를 계기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가속화했습니다. 이는 사업 기회도 넓혀주고 있습니다. 운영 위탁이나 브랜드 임대 방식의 제휴 파트너들에게도 입지(立地)나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반 파센 회장은 “하나의 브랜드가 자리잡는다는 것은 복제하기 힘든 자산을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역사가 쌓이면서 새로운 브랜드가 자리잡는 데 필요한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쉐라톤은 글로벌 브랜드가 되는데 30~40년이 걸렸습니다. 반면 W의 경우 10년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도 이미 글로벌 브랜드가 됐습니다. 어로프트도 이미 북경, 인도, 아부다비, 브뤼셀 등 전 세계 40곳에서 오픈해 2년 만에 글로벌 브랜드로 커나가는 중입니다.”
―여러 브랜드 간에 이미지가 상충되는 경우는 없나요?
“각 브랜드는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가 셋인데, 저마다 성격이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르 메르디앙처럼 출범 5년밖에 안 된 브랜드의 경우 아직 다른 브랜드처럼 확고하게 포지셔닝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각각의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고, 이로 인해 상충보다는 보완효과를 냅니다.”
▲ 스타우드의 간판 브랜드인 웨스틴은 호화로운 시설과 서비스, 편안한 잠자리를 내세워 고급 비즈니스 여행객을 노린다. 사진은 서울 소공동의 웨스틴조선 호텔. / 웨스틴조선 제공■브랜드 관리의 요체는 ‘시너지’와 ‘개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
―브랜드가 많아질수록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비용도 늘어나지 않습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이런 다(多)브랜드 전략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이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을 상쇄시키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좀 더 신경쓰는 것은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브랜드 간 중복 구간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가령 전체적으로는 1000개의 호텔을 갖고 있으니 호텔에 투입되는 물품을 똑같은 종류의 동일 물품으로 책정한 뒤 싼값에 대량 구매해 조달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호텔 저마다의 개성이 사라집니다. 호텔의 성격에 따라 차이를 둬야 한다는 말이죠. 스타우드 브랜드 매니저들의 일은 이처럼 브랜드 개성을 확립하고 손님들이 그 브랜드에 기대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호텔 간 통합 마일리지 프로그램 같은 것을 통해 서로 시너지를 내기도 하지요. 이렇게 시너지와 개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스타우드와 같은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손님들이 호텔을 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위치 아닌가요?
“물론 호텔업에서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국가를 불문하고 좋은 입지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가령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의 도심에 호텔을 세운다면 성공을 낙관할 수 있겠죠. 하지만 비슷한 입지 내에 두 호텔이 있는데, 소비자들이 어떤 호텔을 선택할까를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것은 이런 면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업들은 저마다 집중하는 분야가 다릅니다. 저희 스타우드의 경우 입지나 시설처럼 다른 호텔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 외에 브랜딩이라는 요인에도 집중을 한 것입니다.”
▲ W는 스타우드가 요즘 가장 공을 들이는 브랜드다. W서울워커힐 호텔의 전경. / W서울워커힐 호텔 제공
■1000명의 CEO를 둔 회사를 지향한다
―직원 교육이나 인사 관리를 통합해 운영합니까?
“공통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대부분은 브랜드별로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 브랜드의 개성을 살리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채용도 각 브랜드가 독립적으로 진행합니다. 물론 희망에 따라서는 쉐라톤에서 일하던 사람이 웨스틴으로 갈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 차원의 일입니다. 제 생각에 직원 문제에 있어 보다 중요한 건 직원 개인이 정말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직원들에게 재량권을 많이 줍니까?
“중요한 질문입니다. 우리처럼 100개국 1000개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의사 결정 과정을 지나치게 중앙집권화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률적인 매뉴얼로 어떻게 그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 브랜드 포지셔닝전략, 성공에 대한 개념 정의는 일치돼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머지는 직원들에게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의욕을 갖게 한다는 동기 부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대기업은 일반적으로 융통성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타우드가 매일 매일 고객과 만나는 1000개의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CEO 격인 1000명의 총지배인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한다고요.”
―호텔업계에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인 상품이 있습니까?
“저희에게 혁신이란 고객의 체험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10년 전 웨스틴호텔이 시작한 ‘헤븐리 베드(숙면을 도와주는 침대) 프로그램'(▶용어설명)은 고객들이 호텔에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더 기분이 좋아야 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디자인을 통해 기존의 브랜드에 독특한 개성을 입히는 것도 중요한 혁신입니다. 요즘 고급 호텔들을 찾는 고객들은 ‘붕어빵처럼 특색이 없는 호텔(cookie cutter hotel)’은 결코 찾지 않거든요.”
■사람과 직접 만나는 걸 대신할 건 아무것도 없다
▲ 호텔 체인 ‘스타우드’의 반 파센 회장
―혁신적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합니까?
“저의 경영 철학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을 하자는 것입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우연히 나옵니다. 따라서 그런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나오고 반영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호텔 CEO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은 뭐라고 봅니까?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야 합니다. 고객들이 기분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장과 전문가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직원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그는 소아과 의사였던 아버지로부터 “열심히 일하고, 모든 사람에게 잘 대하고, 그들의 말을 잘 들으라”고 배웠다. 호텔업에 문외한이었던 그가 일을 빨리 익힌 비결 역시 많이 다니며 많이 들은 것이었다. 그는 지난 3년간 40여개국에 350여개의 스타우드 소속 호텔을 방문했다. 어느 임원이 그에게 와서 “거기에 뭔가 일이 잘 안 돼요”라고 하면 그는 이렇게 반문하곤 한다. “거기에 가본 적이 있나요? 거기 가서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직접 보았나요?” 그는 “사람과 직접 만나는 것을 대신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출장 중에 선호하는 호텔은?
“(웃으며) 부모에게 ‘어느 자식을 더 좋아하느냐’고 묻는 거나 마찬가지 같은데요. 스타우드에 오기 전엔 출장 때 웨스틴에 머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대부분 좋은 위치에 있었고, 서비스도 훌륭했습니다. 지금은 스타우드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호텔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호텔을 방문할 때마다 늘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전에는 직원들을 고무하고 격려하는 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 가보면 사실 제가 더 아이디어를 얻고 고무됩니다. 남은 650여개의 호텔 방문이 설레는 이유입니다.”
‘스타우드’ Tip
헤븐리 베드(Heavenly Bed)
1999년 웨스틴호텔이 개발한 객실 침구 시스템. ‘천상의 침대’라는 말뜻처럼 집보다도 더 안락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총 10겹에 이르는 시트와 특별히 고안된 고급 매트리스. 크기와 푹신함이 모두 다른 5가지의 베개가 곁들여진다.
어로프트(Aloft)
스타우드가 2008년에 론칭한 새 호텔 브랜드. 도시적이면서 활기찬 분위기를 지향하는 20대 감성의 호텔이다.
W호텔의 스타일을 좀더 친근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채롭고 발랄한 컬러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공간이 가득차 있다. 엘리먼트(Element)
엘리먼트 역시 2008년에 론칭했다.
넓고 편안하면서도 현대적 세련미가 넘치는 휴식공간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객실을 비롯한 호텔의 모든 공간이 큼직하고 널찍하게 설계됐으며,
객실에 주방을 마련해 장기 투숙객이나 가족 여행객을 배려했다.
미국에만10개가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