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하는 데 있어 캠페인 만큼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도 없다. 의도하는 광고컨셉을 강하면서도 쉽게 타깃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매력적인 것은 캠페인 광고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줌과 동시에 기업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알 듯, 광고캠페인의 맛을 알고있는 일본광고에는 유난히 캠페인성 광고물들이 많이 눈에 띄고 있다. 그래서 시선을 한몸에 받는 특별연구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혼다의 ‘I’m HONDA’캠페인!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약 3년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한국광고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감탄할 정도로 끈질기면서도 오래오래 생명을 유지한 캠페인이다. 혼다는 자동차, 오토바이, 기타 선박용 엔진 등으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기업이다. 혼다는 기본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정신과 기업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원 한사람 한사람의 자유로운 발상과 행동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개성적인 인격을 갖는 ‘생활자들의 집합체’이고 싶은 것이 혼다가 원하는 기업이념이다.
이러한 혼다의 기업이념이 응축된 것이 바로 이 ‘I’m HONDA’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의 ‘나’는 혼다 그 자체일 수도 있고, 사장 또는 사원일 수도 있다. 또 혼다의 제품을 사용하는 생활자들일 수도 있다.
1996년 첫 테이프를 끊은 캠페인은 당시 일본사회에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던 ‘환경’, ‘안전’, ‘자원’을 테마로 한 6편의 광고물이다. (광고 1, 2, 3, 4, 5, 6 참조)이 광고들은 혼다의 제품을 소재로 캠페인 테마인 환경, 안전, 자원을 부드럽고도 친근감있게 전달하고 있다. 비주얼을 일러스트로 처리, 자칫 기름냄새가 나기 쉬운 기계제품류 광고를 친밀하게 접근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컬러도 단색으로 처리, 광고주목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컬러의 선택에서도 세심한 노력이 엿보인다.
예를 들면 ‘환경’, ‘안전’은 파랑, ‘레이스’를 테마로 한 것은 정열적인 빨강, ‘에너지와 안전’을 소재로 한 것은 황색 등으로 표시, 각 광고의 특성이 최대한 부각되도록 하고 있다. 뒤이어 나오는 광고물들도 위의 환경, 안전, 자원 3가지를 테마로 하여 1997년까지 계속되면서 혼다의 기업정신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광고 7, 8, 9, 10, 11, 12, 13 참조)
HONDA IS SMALL! HONDA IS SMART!
1998년에 들어서 혼다의 ‘I’m HONDA’캠페인은 ‘SMALL IS SMART’를 슬로건으로 하여 새롭게 등장한다. 이 캠페인은 50주년을 맞은 혼다의 기업활동과 그 정신을 표현하고자 했다. ‘SMALL IS SMART’캠페인은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을 메시지의 중심축으로 하여, 혼다의 제품정신과 기업활동의 자세를 전달함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관, 즉 ‘혼다의 기준’을 생활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 (광고 14, 15, 16, 17, 18, 19, 20, 21 참조)혼다의 ‘SMALL IS SMART’는 다음과 같은 뜻을 의미하고 있다. ‘지혜를 모아 낭비를 없애고, 불필요한 공간을 작게 줄이면서(SMALL), 새로운 즐거움과 기쁨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현명한(SMART) 것이고, 마음의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혼다의 가치관(기준)인 동시에 생활자를 위한 삶의 제안이기도 하다. 즉, 혼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갈 것이며, 낭비를 줄이고, 지구와 인간들에게 피해를 가능한 한 적게하여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을 이용하는 사람도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기분좋게 매일매일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간다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
SMALL’이 지향하는 것. 그것은 단지 차의 크기를 줄이는 것만이 아니다. 차와 모터사이클, 범용엔진 등 혼다가 만들고 있는 제품만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상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사용하게 한 다음에 상품의 폐기 처리, 재활용 등에 이르기까지 상품의 라이프싸이클 전단계에서 실현하는 것이다라고 혼다는 주장하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 채택된 광고소재도 이미 혼다가 실제하고 있는 일이다.
·낭비없이 제품을 만드는 공장
·연비도 배기가스도 적게 하는 소형차
·배기가스 속의 유해물질을 줄인 차와 모터사이클
·휘발유를 대체하여 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차
등 다방면에서 혼다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환경문제를 다루는 기업광고의 대부분은 자칫 일방적인 자기주장이 되기 쉽다. 그러나 혼다는 달랐다. ‘SMALL IS SMART’는 단지 기업활동에 대한 보고형식이 아니라 생활자의 환경의식에 진솔하게 호소함으로써 교감을 얻고 있다.
단지 모빌리티(차, 모터사이클, 범용제품) 제품 등에 그치지 않고,‘지혜를 사용해서 편리성을 높이고, 효율적이면서 기분좋게 생활하자’라는 생활전반에 까지 확대되는 라이프사이클을 호소하는 혼다만의 기업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광고캠페인은 ‘SMALL IS SMART’를 띠형식으로 하여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주었으며, 역시 앞에서와 같이 일러스트를 위주로 비주얼을 구성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지구를 위하여, 새로운 기준을!’이라는 카피에서 보듯 캠페인을 펼치는 혼다의 자신감과 자부심도 보여주고 있다. 환경문제를 단순히 환경문제로 생각하지 많고 생활의 문제로 확대해서 풀어나간 혼다의 캠페인! 우리나라의 환경문제를 다루는 기업광고에도 한번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혼다, 사실이 아니면 떠들지 않는다! 혼다 기업광고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사실이 아니면 말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기업광고에서 흔히 말하는 무슨 무슨 정신이니 주의니 하는 거창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다.
즉, 기업광고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렇게 하고 싶다’, ‘이렇게 되고 싶다’, ‘약속합니다’, ‘선언합니다’류의 막연한 메시지는 쓰지 않고 있다. 반드시 ‘혼다는 이런 것을 하고 있습니다’류의 실체가 확실이 있는 사실을 이야기 한다. 그렇기에 혼다의 캠페인은 제품이 주인공으로 주로 등장한다. 전기자동차EV, 미래지역교통시스템 ICVS, 이륜 시뮬레이터, 저연비엔진, 선박기기, 배출가스 표준장비 등의 제품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혼다는 제품광고에 그치지 않는다. 특유의 표현테크닉으로 기업광고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혼다만의 독특한 모습으로 만들고 있다.
혼다의 광고가 제품광고이면서 기업광고이고, 기업광고이면서 제품광고가 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제품의 실체를 가지고 새로운 시대를 발견해내고, 생활자들의 생활전반에 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혼다의 캠페인!‘진정 성공하는 기업광고란 어떤 것일까?’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고 있다.
|글| 금강기획 구자휘·CR3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