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유망한 사내 협업 도구였던 슬랙이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의 경쟁에서 밀려 세일즈포스에 277억 달러에 인수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사내 협업 도구 후발 주자로 출발한 마이크로소프트 팀즈가 슬랙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팀즈 성공 요인과 역으로 슬랙 패배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년 12월 초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생각하기 싫은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세일즈포스는 277억 달러라는 엄청난 프리미엄을 주고 사내 협업 도구로 유명한 슬랙을 인수 합병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표가 소프트웨어 업계에 제시하는 함의가 무엇인지 이런 저런 공론이 일고 있습니다.
슬랙의 연간 매출액은 5억 ~ 6억 달러 정도 됩니다. 그리고 2015년 런칭한지 지금까지 한번도 이익을 내본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277억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내고 슬랙을 인수한 세일즈포스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이러한 인수에 응햇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세일즈포스 슬랙 인수 의미에 대해서 정리한 다음 글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골리앗에 대응하려면 세일즈포스와 슬랙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때 각광 받았던 스타트업으로 화려하게 나스닥 시장에 상장까지 했던 슬랙이 이제는 세일즈포스에 팔려 가는 신세가 되었을까요? 다른 관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후발 주자이면서도 어떻게 슬랙을 압도할 수 있었을까요?
슬랙 인수 실패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팀즈(Teams)로 대응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 2016년 슬랙을 8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슬랙 내부에서 이러한 제안에 대한 논의가 많았지만 결국 거절하기로 합니다.
그러자 슬랙 인수 타진 결과 거절당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자적으로 기업 협업 도구 팀즈(Teams)를 개발, 출시합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 앱인 스냅챗을 인수하려다 거절당한 페이스북이 스냅챗 핵심 기능인 스토리 기능을 그대로 베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출시해 스냅챗을 코너에 몰아 넣은 것과 동일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마이크로소프트가 팀즈라는 새로운 협업 도구를 출시하면서 시장에 진입해 오자 , 슬랙을 오히려 자신감을 보이며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 충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즉, 2016년 슬랙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보내는 편지, Dear Microsoft”라는 편지글 형식의 광고를 뉴욕타임즈에 싣으면서 3가지 충고를 하죠.
- 중요한 것은 제품의 기능이 아니다.
- 오픈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
- 애정을 가지고 이런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슬랙의 자신감은 그동안 수많은 고객들과 협의를 통해서 만들어 온 슬랙 자체의 우수성과 다양한 소프트웨어 등에 개방된 플랫폼이라는 강점이 부랴부랴 슬랙을 베껴 완성도가 떨어지고 윈도우즈 및 오피스365를 중심으로 폐쇄된 플랫폼이 단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슬랙 예상과 완전히 반대로 전개되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시점에서 슬랙 일일 사용자는 4배 증가한 1,200만명으로 늘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0명에서 2019년 11월 일 사용자 2천만명을 넘기면서 슬랙을 제쳤다고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팀지 일일 사용자는 20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늘어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시 일일 사용자가 1억 천 5백만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슬랙은 2019년 3분기 실적 발표 시 1천 2백만명의 일일 사용자가 있다고 발표한 후 더 이상 일일 사용자를 발표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슬랙이 일일 사용자를 밝히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경제전문지 ‘인베스토피아’는 “슬랙이 수치를 공개하지 못한다는 점은 성장세가 약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진다”고 분석했습니다.
무엇이 팀즈와 슬랙 차이를 만들었을까, 팀즈 성공 요인
그러면 무엇 때문에 팀즈와 슬랙간에는 이런 엄청난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이에 대해서 케이시 뉴턴은 그의 글 “How Microsoft crushed Slack”이라는 글에서 매우 흥미로운 해석을 합니다.
대기업 중심 통합 흐름에 적응하느냐 여부
그가 제시한 첫번째 이유는 모바일과 인터넷이 고도화 되면서 점덤 더 통합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이렇게 통합될수록 유지한 상황이 오면서 개별 소프트웨어 기업보다는 종합적인 접근으로 모든 것을 통합할 수 있는 대기업이 엄청 유리한 시기가 도래 했다는 것입니다.
2010년대 초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이전에 있었던 모든 것을 간결하게 만들어 주는 사내 생산성 도구들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Box와 Dropbox는 간편한 파일 저장 및 공유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Evernote는 유비쿼터스 클라우드 동기화 노트 필기 아이디어를 도입했습니다. Sunrise는 더 많은 소셜 캘린더를 만들었고 Mailbox와 Acompli는 휴대폰 용 이메일을 재창조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은 소규모 팀에 혁신적인 기능으로 각광을 받았고, 사용에 별 무리가 없었지만, 점점 규모가 커지고 사용자 니즈가 커지고 다른 소프트웨어 등과 통합 요구가 가속화되면서 조금씩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위에서 언급한 기업 중에서 Mailbox는 없어졌고, Acompli는 Microsoft에 인수되어 모바일 Outlook 앱이 되었습니다. Evernote는 이전보다 그 존재가 희미해졌습니다. Box와 Dropbox만이 상장 기업이 되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슬랙도 이러한 거대한 통합의 흐름 속에서 사내 협업 도구라는 하나의 기능 만으로는 거대한 통합의 흐름 속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오피스365부터 시작해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진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통합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픈 플랫폼이어야 한다는 슬랙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팀즈가 성공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통합 이점에 이어 가격 경쟁력
위에서 지적한 마마이크로소프트는 ㅅ사삼사무무실에서 필요한 다양한 앱과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잠점과 더불어 규모의 경제에 따른 가격 메리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래 몇가지 예를 들어 보죠.
-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365에 가격을 받지않고 팀즈 패키지에 포함해 제공합니다.
슬랙을 적용한 회사는 슬랙 이용 비용에다 오피스365 사용료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사무실에서 오피스를 사용하지 않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옵션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접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클라우드 사용 공간을 많이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기준으로 슬랙은 고객 한 사람당 10GB의 사용 공간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사람당 1TB를 제공합니다. 100배 차이인데 이는 협어툴 사용에 있어서 중요한 차이를 만듭니다. 업무 상 10GB는 금방 소진되는 용량이기 때문에 금방 업그레이드를 하든지 파일을 지우든지 해야하는데 매번 지울 수는 없겠죠,
결국 판매를 위한 인력이 있느냐가 중요
또 하나 요인은 슬랙이 가지고 있었던 훌륭한 제품이면 사용자들이 알아서 슬랙을 채택해 사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여지없이 박살 난 것입니다.
사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대부분 직원들은 자기가 사용하는 도구들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지정해주는 도구를 사용하죠. 물론 앞서가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테스트를 통해서 가장 좋다고 여겨지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커지면 어느 직원 한두명의 기호를 반영해 의사 결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 인력이 필요합니다. 이들을 통해서 조건 등을 협상에 채택 회사들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막 시장에 뛰어든 슬랙에게 이런 영업 인력이 있을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트에게는 수십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 영업 사원들이 존재하고 이들과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들은 다른 회사 최고 경영진들과 교류를 통해서 이러한 선택을 도와 줄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톰 벤슨은 “슬랙 소셜 네트워크(Slack Sicial Network)”라는 글에서 아래와 같이 적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 네트워크는 정말 거대한 해자입니다. 대규모 사업을 전개 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접 이해 관계가 있는 대기업에 집중하기가 마련이며, 슬랙과 같은 도전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영업 인력을 구축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기업 이외에도 자체 IT 책임자가 있더라도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 외부 공급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수만 개의 소규모 기업들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공급 업체를 교육하고 통합하는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회사는 고객 확보를 위한 일회성 교육 투자가 아닌 애저( Azure) 및 Office 365에 대한 구독 수익을 파트너와 공유하도록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개편했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파트너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중심 솔루션을 제공하고 구현하고자 하는 동기가 매우 강합니다. 즉, 모두 서로 협력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 일일 사용자 발표의 맥락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순히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에게 팀즈를 미는 것이 승리하는 전략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못지 않게 영업 인력과 기업간 네트워크를 화보하고 있는 세일즈포스는 슬랙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케이시 뉴턴은 슬랙이 세일즈포스에 인수되면 영업 인력이나 네트워킹 관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동일한 조건이 되기 때문에 공평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Box CEO, Aaron Levie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모든 것은 판매로 귀결됩니다. 언제나 작업자들이 자신의 도구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은 항상 환상이었습니다. 대부분 작업자는 자신의 도구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세상에서, 승리하는 앱은 항상 거대한 영업 인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슬랙과 같은 기업은 최고 제품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훌륭한 제품을 배포시켜야 합니다. 세일즈포스에는 영업 담당자와 재무 담당자가 있습니다. 그들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 위해 상호 작용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장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 그들은 전 세계 10만 대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Levie는 Slack과 Salesforce를보다 공평한 입장에두기 때문에 인수에 대해 낙관적입니다.
그 이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윈도우즈 및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후광 효과가 빛을 발하면서 팀즈는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공략을 위해 세일즈포스와 슬랙이 손을 잡다
세일즈포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객관리(CRM)에서 경쟁 우위를 다른 분야로 확장해야 하고 그러한 확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슬랙과 같은 강력한 기업 협업 도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슬랙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가 오피스 등과 결합해 경쟁력을 높여 왔기 때문에 이를 혁파하기 위해서는 세일즈포스가 가진 다양한 업무용 소프트웨어 패키지와 결합해 기업들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해졌습니다.
웨드부시 증권(Wedbush Securities) 애널리스트인 Dan lves는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슬랙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궁극적으로 쉽게 극복할 수 없는 벽에 부딪쳤고, 그 벽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였습니다.
우리의 견해로는 슬랙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위협은 마이크로소프트 때문에 여전히 굳게 남아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덕분이라고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팀즈로부터 상당한 경쟁력을 부여 받은 상황에서 슬랙이 핵심 기업 시장과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사용 시장을 공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아마 세일즈포스와 손을 잡은 슬랙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오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일즈포스는 이미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슬랙이라는 상당히 경쟁력 있는 기업 협업 도구를 제공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팀즈 확장을 위해 사용한 것과 동일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일즈포스에게는 슬랙이 가지고 있지 못한 대기업들과의 강력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슬랙을 대기업들에게 확산 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세일즈포스와 슬랙의 공동 적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발린 세일즈포스와 슬랙이 힘을 합쳐 경쟁력을 키워 마이크로소프트와 맞짱을 뜨려는 것이 이번 세일즈포스와 슬랙 합병의 진정한 목표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