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희망’ 컬러… 2009 거리를 물들인다

Updated on 2009-01-07 by

노란 바탕에 검은 두눈 그리고 함박웃음…
70년대 하비볼‘스마일 마크’전세계 희망 전도사로
해외 패션쇼도 올 봄 겨냥 노란색 롱드레스 등 잇따라 선봬…
회색ㆍ베이지등 채도 낮은 밝은계통 색상과 궁합






 [펌글]‘희망’ 컬러… 2009 거리를 물들인다 1



 노란 바탕에 검은 눈 두 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타원형의 입. 행복을 상징하는 노란 스마일마크는 1970년대 불황을 이겨내는 하나의 심벌이었다.
이 스마일마크는 하비볼이라는 그래픽 디자이너에 의해 1963년 처음 탄생했다. 하비볼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려는 미국의 한 보험회사로부터 단돈 45달러를 받고 이 마크를 만들었다. 하비볼의 이 스마일마크는 70년대 중반, ‘스마일 운동’을 일으키며 전 세계에 노란빛 웃음을 선사했다. 노란색 스마일 배지가 유행했고 ‘촌스럽다’며 기피됐던 노란색이 티셔츠와 외투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스마일, 스마일~’을 외치는 건전가요가 덩달아 퍼져나간 것도 70년대 불황기였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08년. 유행은 돌고 돌아 2009년 봄, 희망의 메시지를 안은 노란색이 온 거리를 화사하게 물들일 전망이다.
표준색상을 만드는 미국 팬턴컬러연구소는 올해 유행색으로 노란색을 선정하며 “노란색은 따스함, 햇살, 기쁨 등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팬턴 측은 특히 미모사 꽃처럼 화사한 노란색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이까또즈 마케팅실 김지은 주임은 “경기가 침체되면서 지난 가을과 겨울에 유행했던 검정 등 어두운 컬러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강하다. 2009년엔 밝고 화사한 컬러가 인기를 끌 전망인데, 특히 봄을 대표하는 노란색이 크게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란색은 이미 해외 패션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인 캐럴리나 헤레나와 마이클 코어스는 내년 봄을 겨냥한 패션쇼에서 각각 노란색 롱드레스와 노란색 도트(물방울) 무늬의 비키니 수영복을 선보였다.


상명대 미래예술연구소에서 펴낸 ‘컬러심리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노랑은 빛의 반사율이 가장 높은 색으로 가벼우면서도 밝고 대담한 외향적인 성질이 있다. 의기소침해 있을 때 노란색 옷을 입거나 노란색 소품으로 장식하면 기분이 전환되고 어려움을 대처하는 방법도 깨닫게 된다.


선명한 노란색 옷을 걸치면 눈앞에 닥친 문제에 집중하고, 우유부단함을 떨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패션계에서 노란색이 의상의 주조색으로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밝은 노랑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신경을 과하게 자극해 초조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지나치게 산만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단색 계통으로, 일부분만” 노란색을 사용할 것을 권유한다.


노란색 포인트와 가장 어울리는 의상의 주조색은 회색, 하얀색 등 채도가 낮으면서도 밝은 계통의 색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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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투 디자인실 변선애 실장은 “노란색은 밝은 회색과 흰색, 밝은 베이지, 크림색상과 무난하게 어울린다. 비슷한 계열의 그린 색상도 의외로 세련된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쿠아디자인실의 김은정 실장도 “무채색에 노란색을 코디하면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으며 유색 계열 컬러와의 코디는 피하는 것이 좋다. 회색이나 하얀색 외투 안에 노란색 계열 옷을 입으면 상큼한 봄만큼이나 화사한 연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라색 계열의 의상과 코디해 보색 대비 효과를 노리는 것도 좋다. 스타일리스트 박진영 실장은 “보라색 계열의 색상이나 짙은 핑크 등 따뜻한 색의 의상을 함께 코디하면 톡톡 튀는 감각의 코디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노란색 의상에 반드시 피해야 할 아이템은 ‘체크’.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노란색에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체크무늬는 촌스럽고, 유치한 느낌을 주기 쉽다. 박진영 실장은 “노란색에는 단색 계통의 코디가 차분하면서도 세련돼 보인다.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어린 느낌을 주거나 촌스러워보일 수 있으니 화려한 무늬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노란색 의상이 부담스럽다면 노란 가방, 구두, 액세서리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 루이까또즈 김지은 주임은 “전체적으로 블랙이나 모노톤의 의상에 노란색의 가벼운 캔버스 백으로 멋을 연출할 수 있다. 또 남색이나 옅은 베이지색 의상에 노란 백을 코디하면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있다. 노란색 단화나 에나멜 소재의 펌프스 등을 신으면 세련되면서도 귀여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쁘띠 스카프나 시계처럼 노란색 계통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분위기 전환을 위해 좋은 매치가 될 수 있다.


 


노란색 이미지의 양면성


암극복 랜스 암스트롱‘극기’대명사…
佛혁명기엔‘반역자’오명
노랑은 극복과 희망의 색이다.


암을 극복하고 투르 드 프랑스 자전거 대회에서 우승한 랜스 암스트롱. 각종 행사마다 노란색 팔찌를 차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팔찌에 새겨진 문구처럼 ‘강하게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팔찌는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6연속 우승을 이뤄낸 후, 나이키와 함께 제작해 팔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과 브루스 윌리스, 맷 데이먼 등 미국 내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애용하면서 수천만 개가 팔려나간 히트상품이다.


비틀즈의 노래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은 1968년 동명의 애니메이션에 삽입됐다. 당시 소련과의 냉전 시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이 노래는 경쾌한 리듬과 선율을 타고, 냉랭한 전시체제를 거침없이 뚫고 나갈 것만 같은 용기와 희망을 줬다.


팝가수 토니 올란도의 ‘참나무에 노란리본을 달아주세요(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에서 노란색은 기다림과 희망을 상징한다. 국내에서도 이 노란 리본은 출소자들의 재활을 희망하는 상징물로 쓰이고 있다.


황금, 햇빛을 상징하는 노랑색은 아시아권에서는 특히 권력과 부를 상징해왔다.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는 “내 주위의 모든 색이 노란색이었다. 노란색을 사용하는 것은 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이었다. 노랑은 내가 유일한 존재이며, 하늘의 아들이라는 인식을 어려서부터 갖게 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정해년을 ‘황금돼지해’라고 부르며, 이 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부와 권력을 누릴 수 있다는 민간 속설이 전해 내려온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문화권에서 정해년마다 임신부가 급증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다.



반면, 노랑은 겁쟁이, 편견, 파괴의 색이기도 하다. 프랑스 혁명기, 새 정권에 대한 반역자는 집 현관에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지는 수모를 당했다. 황색 신문은 저속하고 선정적인 신문을 가리키는데. 이는 신문에 연재된 ‘더옐로우 키드’라는 만화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또 노랑은 ‘황견계약’(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노동계약)이나 ‘선정주의’ 같이 경멸의 뜻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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