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원탑이라는 순천 일일소풍랜드 배롱나무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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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원탑이라는 순천 일일소풍랜드 배롱나무를 만나다

명옥헌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명옥헌 원림의 배롱나무에 실망한 채, 곧바로 다음 목적지인 순천 일일소풍랜드로 향했다.

일일소풍랜드는 순천 의암호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저수지 한가운데 자그마한 섬이 있고, 그 섬에는 오래된 배롱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배롱나무가 만개하면 나무와 저수지에 비친 반영, 그리고 이른 아침의 하얀 물안개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그래서 혹자는 이곳을 전국 배롱나무 출사지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기도 한다.

사실 이번 출사의 첫 번째 목적지를 정할 때 명옥헌과 일일소풍랜드를 두고 고민했다. 일일소풍랜드는 좁은 1차선 도로를 7km 정도 달려야 하는 곳이라 어두운 새벽에는 위험할 것 같았고, 명옥헌은 여러 번 다녀와 익숙한 곳이었기에 결국 명옥헌을 먼저 가기로 했었다.

뒤늦게 찾아간 일일소풍랜드

명옥헌에서 순천 일일소풍랜드까지는 약 50km, 50분 남짓 걸리는 거리였다. 명옥헌에서 오전 7시경 출발해 8시가 되기 전 일일소풍랜드에 도착했다. 다행히 내려오는 차를 한 대도 만나지 않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장이 협소해 간신히 여유 공간이 있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서둘러 걸어갔더니, 이미 사진가 스무 팀 남짓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8시 무렵, 이곳 사장님이 곧 해가 비추면 뒤쪽 배롱나무가 특히 예쁠 거라고 귀띔해 주셨다. 오늘 새벽 물안개가 정말 아름다웠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번 출사의 첫 목적지로 이곳에 왔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래도 그 후회를 접어두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더 이상 흥미로운 장면이 나오지 않아, 다음 목적지인 순천 만연사로 발길을 돌렸다.

물안개에 대한 미련, 다시 순천으로

그날은 담양과 순천을 거쳐 광주, 정읍, 고창까지 두루 섭렵하고 임실을 들러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일일소풍랜드의 아침 물안개와 어우러진 배롱나무 풍경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결국 그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밤이 되어 다시 순천으로 차를 돌렸다. 오직 물안개가 낀 배롱나무를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호남고속도로에서 주암IC로 빠져나와야 했는데 그만 놓쳐버렸고, 결국 승주까지 가서야 고속도로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고속도로를 되돌아 주암IC로 다시 진입하는 대신, 근처 지방도로를 달리는 길을 선택한 게 화근이었다. 주암호 주변 길을 한 시간 넘게 빙 도는 드라이브가 되고 말았다. 낮이었다면 아름다운 주암호 풍경을 만끽했을 텐데,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길이라 오히려 무섭게 느껴졌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일일소풍랜드에 새벽 3시경 도착했다. 하지만 이곳은 사유지라 오전 6시에나 문을 연다고 했다. 굳게 닫힌 문 앞에서 6시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새벽, 그러나 옅었던 안개

6시가 조금 지나자 사장님이 문을 열어 주셨다. 서둘러 주차를 하고, 아직 어두운 가운데 ISO 5000으로 한껏 높여 사진을 담아 보았다.

하지만 아침 물안개는 아주 희미하게 피어오를 뿐이었다. 어제 사장님께 전해 들었던 그 멋진 물안개는 끝내 만나지 못했다. 결국 어제와 비슷한 톤의 사진들만 담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물안개 살짝 올라온 순천 일일소풍랜드 배롱나무 풍경

아침노을에 물든 풍경

이틀 연속 일일소풍랜드를 찾았으니 뭔가 특별한 작품이 나왔으면 좋았으련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이번 주 비가 내리면 배롱나무 꽃도 한풀 꺾일 거라고 하셨는데, 마침 주말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한다. 내년에는 이곳에서 그토록 그리던 물안개 낀 배롱나무를 제대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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