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실리, 참여’… IT계 소비 트렌드

Updated on 2008-06-19 by

‘개성, 실리, 참여’… IT계 소비 트랜드


기사입력 2008-06-19 11:03 '개성, 실리, 참여'… IT계 소비 트렌드 1



[쇼핑저널 버즈] 2008년은 의미가 큰 해다. 쥐띠 해는 12간지의 출발이고, 한 갑자(甲子)를 쇠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더구나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는 대통령까지 뽑았다. 하지만 새로움에 거는 기대에 비해 현실은 만만치 않다. 경기 침체의 우려가 우리 경제 환경을 매서운 칼바람으로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의 소비 트랜드 변화는 급변하고 있어 기업의 신속한 반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소비 자극 요소는 무엇일까?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파악하고자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자트랜드분석센터’는 2008년 대한민국 11대 소비 트랜드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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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비 패턴 및 소비자 성향 변화와 관련된 통계 자료는 소비자들의 군중 심리를 일으켜 기업이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거나 새로운 상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 할 때 유용하다. 선정된 11가지의 트랜드는 기업과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주고 시장 변화를 일으켜 2008년 소비 행위의 잣대가 될 것이다. 

이런 흐름 가운데 IT시장도 소비 시장에서 예외일 순 없다. 하루에도 많은 양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고,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기기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비단 제품 뿐 아니라 색다른 구성의 광고와 마케팅으로도 소비자에게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08 대한민국 11대 소비 트랜드를 IT 분야와 접목시켜 재조명하고자 한다.

■ 하나로 다 즐기자, Multi
멀티(Multi)는 멀티 플레이(Multi-play), 멀티 스페이스(Multi-Space) 등을 나타내는 접두어다. 현재 IT 기기들은 개별 업종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이로써 한 기기 또는 한 곳에서 다양한 소비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제품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멀티와 기존의 컨버전스(Convergence)와의 차이점은 단순한 기능의 조합을 넘어 소비자가 추구하는 문제의 총체적 해결, 즉 솔루션 개념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이다. 일상의 예로 차와 식사뿐만 아니라 네일숍이나 게임방 기능이 부가된 멀티카페나 멀티 플렉스형 쇼핑몰, 문화 체험 갤러리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기기 역시 멀티 플레이어 시대다. 요즘 출시되는 PMP는 MP3 플레이를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빌립(viliv)에서 출시한 X5는 운전 중에는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고, 동영상 감상도 가능하며 공부할 때는 전자 사전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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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빌립 X5

전자사전 또한 단순한 검색기능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켈에서 출시한 전자사전 뮤디(Mu.D)는 이름 자체가 멀티미디어 교육․엔터테인먼트 사전의 약자이다. 뮤디는 전자사전의 고유기능인 사전 검색과 DMB,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며, 작성된 텍스트 문서를 PC로 직접 전송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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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켈 전자사전 뮤디

비단 PMP와 전자사전 뿐 아니라 휴대폰도 이동 전화의 기능을 넘어 MP3, 카메라, 캠코더의 기능을 겸하고 있다. 이렇듯 모바일 업계는 업종간의 벽이 무너지고, 하나의 제품에 여러 기능이 복합된 제품들이 사랑받고 있다.

■ 자연스러움의 미학
정형화되고 꾸며진 것이 아닌 리얼(Real)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미숙하더라도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가치들이 주름잡는다는 얘기다. ‘무한도전’, ‘무릎팍도사’ 같은 프로그램의 인기는 현재 소비자들이 얼마나 현재 지향적이고 현실적인 것에 몰두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큰 사건보다는 등장인물의 내면적 갈등과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단편적 에피소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리얼 스토리의 휴대폰 광고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톱스타의 가식적인 우아한 모습이 아닌 일상의 편안한 모습을 담은 광고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얼 스토리 광고들이 기획되고 있다.

SK 텔레콤 CF는 톱스타 장동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큰 공감을 얻어냈다. 멀게만 느껴지는 백마 탄 톱스타가 아닌 꽃미남 후배들의 등장에 고민하고, 결혼이 신경 쓰이는 인간미 어린 스타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보고 싶은 친구의 이름인 ‘한수’는 장동건의 실제 친한 친구여서 자연스러움을 한층 더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요즘은 너와 나의 이야기인 일상(日常)이 주목받고 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담은 광고에 대중은 열광하고 있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수록 ‘저건 내 얘기랑 똑같아’하며 무릎을 칠만한 구체적인 일상 소재의 광고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일상 소재로 화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광고는 최근 선보인 스카이의 ‘유쾌한 발상’ 시리즈이다. 1편에서는 ‘퇴근 압박 시계’라는 상상속의 제품이 광고에 등장한다. 낙하산에 달려오는 시계는 퇴근 시간인 6시를 앞두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며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 상사의 책상위에 착륙한다. 드디어 6시, 미소 지으며 퇴근하는 직원들 위로 사무실 안에서 시계 폭탄이 터진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꿈꿨을 퇴근압박시계를 소재로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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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CF 1편 ‘퇴근압박시계’

2편은 한층 더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간다. 목욕탕에서 몸짱이라도 만나면 괜히 주눅 들고 슬그머니 다른 자리로 옮겼던 경험은 남자라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광고 속에서도  몸짱 남성이 등장해 샤워를 하며 주변 남성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지만 알고 보니 그는 보디마스크를 뒤집어 쓴 깡마른 남성이라는 반전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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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CF 2편 ‘몸짱 프로젝트’

이런 리얼리티 광고들은 실제 제품은 단 한번만 노출되고 내용은 사람들이 정말로 보고 싶은 것을 표현해 공감을 이끌어 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더 이상 휴대폰 광고는 기능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휴대폰을 바꿀 수 있는 현대인에게는 내 브랜드로 여길 수 있는 공감 코드가 있어야 한다.

■ 색채에 중독되다
지난 수년간 블랙 앤 화이트나 메탈릭한 색상이 선호됐다면, 올해에는 화려한 컬러가 소비자들을 즐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경제적 위기가 닥치면 오히려 더 화려하고 낭만적인 디자인 취향을 보인다. 미국 대공황 시기의 글래머 룩, 오일쇼크 시기의 에스닉(ethnic)패션 등이 그 예다.

녹록치 않은 올해 세계 경제 역시 다양한 색채를 자랑하는 제품들이 위안을 줄 것이다. 이런 흐름 가운데 IT기기들도 화려한 색감에 물들었다.

기존의 IT시장은 우수한 성능과 차별화 된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품 성능이 평준화되고, 개인의 표현 욕구가 강해지면서 컬러마케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제품에 대한 인식이 아닌 느낌으로 소비하는 감성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이 바로 컬러 마케팅이다.

컬러 마케팅은 신세대들이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양한 색상 매체에 길들여진 신세대들은 컬러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을 구매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커졌다. 이처럼 제품 구매의 기준이 제품의 속성에서 미학적 아름다움으로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애니콜 컬러 재킷폰은 마케팅 자체를 컬러로 정면 승부하여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앞뒷면 커버를 7개 색깔로 갈아 끼울 수 있으며, 톡톡 튀는 색감으로 발랄한 느낌을 주는 교체용 재킷들은 개성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또한 최근 출시된 삼성 애니콜의 ‘시크릿 컬러폰(SCH-W360)’과 ’진보라폰(SCH-W350)’ 기본 색상외에 핑크 컬러 제품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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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니콜 진보라폰(SCH-W350)

MP3와 PMP업계에도 컬러 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아이리버의 E100은 기본 컬러인 흰색과 검은색 외에 파스텔톤의 3가지 색상(스카이 블루, 핑크, 초콜릿)을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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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상의 아이리버 E100

애플의 아이팟 나노는 실버, 핑크, 그린, 블루 및 블랙의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되었다. 아이팟 셔플도 액정을 없앤 파격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렇듯 휴대폰, PMP, MP3 등의 제품들은 앞으로 더 다양한 컬러로 소비자들을 유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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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팟 나노

■ 과거로의 회귀, 키치적 복고
키치(Kitsch)란 복고적 대중 취향을 말한다. 키치가 주목 받는 이유는 주로 세 가지 경우다. 첫째는 과거에의 향수 때문이고, 두 번째는 튀고 싶은 심리, 마지막 세 번째는 단순한 재미를 위해서다.

이런 키치적 복고 취향으로 인해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할 키덜트(Kid+Adult, 동심을 간직한 성인이라는 뜻) 제품은 물론이고, 복고적 취향의 영화들, 촌스러운 이름들도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복고 마케팅은 과거에 선보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시 유행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로 회귀한다는 의미에서 리트로(Retro) 마케팅이라고 한다. 흔히 과거의 추억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향수 마케팅이라고도 불린다.

다양한 분야에서 부는 복고 바람은 모바일업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KTF의 영상통화서비스 쇼(SHOW)광고에서 어른들의 추억을 자극할 수 있는 동화를 소재로 한 키덜트 애드 기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광고는 소비자가 휴대폰 대리점에서 겪을 법한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휴대폰을 사러 간 빨간 망토 소녀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휴대폰 구매 시 어려움들을 동화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공짜폰의 유혹은 ‘사과를 주는 원숭이’로, 판매자의 화려한 영업기술은 ‘공작새의 깃털’로 위협적인 판매행태와 강매는 ‘사나운 늑대’로 묘사함으로써 광고의 재미를 더했다.
이런 키덜트 애드기법은 딱딱한 재화, 서비스, 제품을 구연동화의 방법을 활용하여 전달함으로써 어른들에게 어린시절의 향수와 추억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소니의 춤추는 MP3 플레이어 롤리(Rolly) 역시 키덜트 마케팅 제품이다. 롤리는 MP3 플레이어에 로봇의 움직임을 접목시킨 아이디어 제품이다. 롤리는 메모리에 담긴 음악을 스피커를 통해 재생하면서 그 음악에 맞춰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춤추는 로봇이다. 이와 같이 이런 키덜트 마케팅 제품은 동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아이템을 현대의 감각에 맞춰 상품의 속성을 변형하여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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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춤추는 MP3 플레이어 로봇 롤리

이와 같은 키치 마케팅은 구세대에게는 추억을 회상시키고 신세대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세대간의 교량 역할을 하고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중간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마케팅 수단이 될 것이다.

■ 환경지킴이, 그린 IT
환경, 건강, 안전한 삶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해안 원유 유출 사고는 온 국민이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여 적극적으로 환경지킴이를 자처하는 에코 매니악(Eco-Maniac)이 출현해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집과 사무실을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꾸며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자 하는 새로운 소비층인 ‘그린 노마드(Green Nomad)족’ 등 확장된 개념의 친환경 소비층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도 에너지 절약형 상품이나 친환경적 재료를 사용한 상품에 대한 관심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역시 전력 효율성을 높이고 친환경 소재를 통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그린 IT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2003년 LCD TV, 모니터, 세탁기 등에 납땜을 전혀 하지 않은 제품을 출시했다.

또 2005년 초콜릿폰을 시작으로 휴대폰의 인쇄회로기판(PCB)에 부품을 고정시켜주는 접합제도 납 성분이 전혀 없는 무연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메뉴 키 버튼도 알루미늄 및 주석 도금으로 개선했으며, 납․ 카드뮴 등 유해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부품들은 모두 친환경 부품으로 교체했다.

한국IBM도 이런 흐름에 맞추어 최근 친환경 저 전력 컴퓨팅 구현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연간 1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에너지효율을 대폭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계획으로, ‘빅 그린 프로젝트’로 명명됐다. 한국IBM은 이번 전략이 실행되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단 LG전자와 한국IBM 뿐만 아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IT기업들은 환경에 대한 관심과 친환경적 요소에 기반한 제품 개발을 목표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또 이런 흐름에 따라 소비자들도 제품을 구입할 때 이왕이면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무해한 제품들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독일 하노버에서 열렸던 세계 종합 가전 박람회 세빗 2008의 테마는 ‘그린 IT’였다. 이는 앞으로는 기업이 전력소비량을 감소하고 일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등 환경 친화적 요소에 중점을 맞춰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제는 제품 개발에 있어 성능과 디자인뿐만 아니라 환경이라는 요소는 특히 중요시 될 것으로 전망된다.

■ I LOVE KOREA
올 한 해,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함성이 월드컵 응원에 이어 다시 한 번 전국에 울려 퍼지지 않을까? 올해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월드컵 예선과 같은 스포츠 행사들 때문만은 아니다. 새 정부 출범과 총선 이후의 개혁과 경제 회생에 대한 국민적 기대, 정부 수립 60주년을 맞는 역사적 의미 등이 대한민국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일을 즐기며 국위를 선양하는 박태환, 김연아, 박진영 등 실력 있고 솔직한 젊은 스타들에 대한 환호도 더욱 커질 것이며, 사극 열풍 또한 식지 않을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기업들의 애국심 마케팅 또한 소비자들의 흥미와 열기를 끄는 방법 중 하나이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 애니콜이 선전하는 이유를 애국심 마케팅과 연결시킬 수 있다. 모토로라를 비롯해 노키아, 도시바 소니 에릭슨이 전 세계의 휴대폰 시장을 7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국내에서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1위의 자리를 탈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니콜’이라는 브랜드 명칭은 ‘언제 어디서든 전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은 이 의미와 연결해 ‘한국 지형에 강하다’는 슬로건을 정면에 내세웠다. 국내 지형의 많은 부분이 산악으로 구성된 점을 착안하여 한국지형에 강한 통화품질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이 선전하는 이유는 브랜드의 가치 뿐 만이 아니다. 애니콜은 한국시장에 40만~60만원대의 고가 휴대폰을 판매했다. 다기능 휴대폰에 고가 전략을 도입하면서 소비자에게 삼성 애니콜은 고가의 고품질이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LG CYON 블랙라벨 두 번째 시리즈 샤인폰 한정판 또한 한국인의 정서를 고취시킨 제품이다. 이상봉 디자이너가 한글 문양을 휴대폰에 각인하여 넣은 ‘샤인 디자이너스 에디션(Shine Designer’s Eddition)’ 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샤인 휴대폰은 뒷면에 윤동주 시인이 ‘별 헤는 밤’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흘림체의 정형화되지 않은 글씨체는 더욱 한국적인 느낌을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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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YON 블랙라벨 샤인 디자이너스 에디션


이처럼 애국심 마케팅으로 승부를 거는 제품들은 단순히 애국심에만 호소하지 않고 품질과 성능을 겸비하여 한국 브랜드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 행동하는 소비자들
서해안 원유유출 사건과 삼성 특검 등 일련의 사회적 사건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감의 폭을 크게 확산시켰다. 소비자들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의 환경 ․ 노동 ․ 공정거래 ․ 소외 계층 배려 등에 대한 노력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이러한 경향에 발맞추어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마케팅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사회 공헌에 앞 다투어 투자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 사이에서 이런 사회 공헌이 비용 소비가 아닌 투자라는 인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활동을 경영전략으로써의 상생적 마케팅 활동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LG전자가 아시아의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에서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전자 베트남 법인은 최근 외자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베트남 국가 최고 영예인 ‘베트남 노동 훈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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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자 ‘베트남 노동 훈장’ 수상

베트남 노동 훈장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명 경영 활동, 납세 실적, 노경 관계, 사회 공헌 활동 등의 기업 경영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수여하는 상이기에 그 의미가 깊다.

SK 텔레콤 역시 대기업으로써 모범을 보이며 사회공헌에 힘쓰고 있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 2000개를 만들어 소외 계층의 자활을 돕는 등 직접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소외 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두 2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여 행복 도시락 사업, 자동차 경정비 기술 교육, 저소득층 보육 시설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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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텔레콤 ‘행복 도시락 사업’

예전에는 전통적인 소비자 운동이 문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Boycott)의 형태를 띠었다면, 이제는 앞서 언급된 기업들처럼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대한 구매운동(Buycott)으로 발전하여 소비자들의 구매 활동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Only for me
요즘 콘서트나 뮤지컬의 인터넷 예매 현황을 보면 한 장만 예매하는 비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나만을 위한 소비’가 확실한 트랜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미니 와인이나 작은 햇반과 같은 간편한 제품이나 미니 냉장고 같은 1인용 소형 제품의 매출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현상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자기 지향적 소비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첫째,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품의 급증이다. 대표적인 예는 작년 한해 큰 사랑을 받았던 닌텐도DS 게임기를 들 수 있다. 닌텐도DS의 인기는 올해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기이지만 프로그램만 바꾸면 학습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혼자만의 여가시간을 즐기기에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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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DS 게임기

둘째,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제품의 확산이다. DIY(Do it yourself)를 넘어 R(Repair)IY, M(Malke)IY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 HP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감각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를 공모하기 위해 ‘Take Action Make Art’라는 주제로 노트북 외장 디자인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선정된 우수 디자인 작품은 신제품 외장에 적용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이러한 MIY는 기업으로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소비자는 내가 원하는 제품을 골라 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셋째, 사소한 것의 명품화 현상이다. 최근에는 USB 메모리나 이어폰과 같이 사치와는 거리가 먼 제품에도 럭셔리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필립스와 스와로브스키가 만나 탄생한 액티브 크리스털 컬렉션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6월 말경 출시를 앞둔 액티브 크리스털 제품군은 명품의 가치를 실현하기에 충분하다. 1GB 용량의 USB ‘Heart Beat’은 두개의 피스로 구성된 하트 모양의 제품이며, ‘Lock Out’은 자물쇠의 형태이다.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이 마치 방울을 이루듯 외장을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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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와 스와로브스키가 만나 탄생한 액티브 크리스털 컬렉션

이렇듯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며, 개인을 위한 투자를 아까워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성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 Ultra mobile
주요 전자업체들이 UMPC(Ultra Mobile Personal Computer)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UMPC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PMP기능과 노트북PC와의 기능이 겹쳐 경쟁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가의 가격도 단점으로 작용하여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가격의 거품을 빼내고 기능을 더욱 강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와이브레인, 고진샤, 라온디지털 등에서 성능이 향상된 저가의 UMPC를 출시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센스Q1울트라를 출시하면서 UMPC 1세대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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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센스Q1울트라

이외에도 올해는 주요 인터넷 회사들이 통신회사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검색 가능한 핸드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PC화면 그대로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풀 브라우징 서비스가 SK 텔레콤과 LG 텔레콤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또한 KTF도 하반기 쯤 이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콘텐츠 제공자들은 이러한 추세에 따라 웹툰(Web-Toon:인터넷 만화)이나 일본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라이트 노블(Light Novel:만화적 일러스트를 많이 사용하는 오락소설), 엄지소설(휴대전화로 쓰고 읽는 소설) 등을 새로운 휴대폰 환경에 맞는 인터페이스로 개발해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디버전스(Divergence) 전성시대
명품화 열풍은 역설적이지만 염가의 가치 지향적 시장도 함께 키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품은 명품으로 장만하지만, 나머지 제품군에 대해서는 가격 대비 품질에 극도로 민감해지는 것이다.

거리에 즐비한 저가 화장품, 캐주얼 옷, 구두, 가방 등 소위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시장을 보라. 패션뿐만이 아니다. 복잡 다양한 기능을 가진 비싼 제품 대신 필요한 기능만을 탑재한 휴대폰, MP3 플레이어 등 디버전스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디버전스는 부가 기능을 없애고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자는 개념이다. 휴대폰이면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기능, MP3 플레이어라면 음악을 듣는 기능 등 본래 기능을 특화시키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디버전스 휴대폰으로 LG 와인폰(SV-300)이 있다. 카메라나 무선인터넷 등 휴대폰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과감히 빼 가격을 낮췄다. 하지만 휴대폰의 고유기능인 송․수신, 문자 기능은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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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버전스 휴대폰 LG 와인폰

MP3 플레이어도 얼마 전까지 동영상 지원이 대세인 듯했지만 PMP나 PSP가 늘어나면서 입지가 좁아져 다시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디버전스 MP3 플레이어로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은 레인콤의 아이리버 엠플레이어다. 이 제품은 미키마우스의 외형덕에 큰 사랑을 받았던 제품이다. 단순하게 생긴 만큼 쓰는 방법도 간단하며 MP3 재생 기능에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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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콤의 아이리버 엠플레이어

디버전스 제품의 장점은 여러 기능을 줄였기 때문에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고, 시장을 세분화한다. 또한 사용법이 단순하고, 가격 대비 월등한 성능을 앞세울 수 있다. 그 만큼 기능의 완성도가 높다.

복잡한 기능을 잘 쓰지 않는 사람들이나 저가형을 원하는 학생들이 낮은 가격의 실속형 디버전스 제품을 찾고 있다. 또한 너도나도 컨버전스 제품을 사용하는 유행에 반발하여 단순함을 추구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 21세기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아
2008년 11가지의 소비 트랜드로 알아본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소비자들의 개성이 뚜렷해졌다. 이제는 특징 없는 무채색 보다는 톡톡 튀는 감성적인 컬러를 선호한다. 또 기준에서 벗어난 독특하고 우스꽝스러운 복고 스타일을 추구하며 타인의 시선을 즐긴다.

둘째, 제품의 실리를 중요시 여긴다. 디버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이제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기능들을 갖춘 제품들은 외면한다. 반면 컨버전스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하나의 제품에서 많은 기능을 얻고자 한다.

제품 구매 시 기능 뿐만 아니라 성능도 의사 결정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제품 구매의 필요를 느끼면 기존 제품에서 기능이 강화된 버전업 제품들이 출시되기를 기다렸다 제품을 구입한다. 그렇다고 개인의 실리만 따지지는 않는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같은 기능이라면 친환경적인 제품에 구매 비중을 둔다.

셋째, 소비자는 더 이상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기업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들,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는 선한 기업에 대한 구매 활동에 활발하다. 뿐만 아니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제품이나 마케팅에도 큰 호응을 일으킨다.

이와 같이 소비자는 제품 구매 시 자신의 주관적 가치 만족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는다. 그렇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하나의 상품이소비자의 필요를 만족시키려면 소비 트랜드에 맞추어 제품의 속성을 다양하게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주권도 강화되었고 무한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생활을 영위하기 때문에 각자의 소비 스타일도 틀릴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소비 트랜드 11가지 항목은 다양한 시각에서 소비 주체를 분석하고 있다.

선정된 소비 트랜드를 모바일 업계에 반영해 본 결과 지향하는 방향이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디지털 시대인 만큼 전자, 통신 분야가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장 역시 소비자의 선택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08년 소비 트랜드로 선정된 항목들이 2007년도에 선정된 소비 트랜드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이 없다는 점은 흥미롭다. 소비자의 개성이 뚜렷한 점이나 감성 마케팅이 성행하는 것, 개인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면을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 이상 2009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한해도 벌써 반이 지났다. 하지만 유연한 소비 시장을 위해 선정된 트랜드를 바탕으로 기업은 전략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소비자들은 이에 합당한 소비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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