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구글 우주 對 애플 행성’의 전쟁… “구글이 더 강하다”

Updated on 2010-06-08 by

[Weekly BIZ] 세계는 지금 ‘구글’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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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김의균 기자 egkim@chosun.com[‘TGiF (Twitter·Google·iPhone·Facebook) 시대’를 해부한다] [2] 구글
처음에는 검색 엔진으로 시작, 광고·휴대폰 등으로 영토 확장…
마술부리듯 세상의 변화 주도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빈 화면에 ‘구글(Google)’이라는 영문 로고, 그리고 검색어를 입력하는 빈 직사각형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다.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에는 로고 모양이 조금씩 바뀌기는 한다. 하지만 야후(Yahoo)나 네이버(Naver) 같은 다른 검색 포털과 비교하면 초라하게 보일 정도이다.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추구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겉모습은 구글이란 빙산의 일각, 아니 그 일각의 조각에 불과하다. 〈구글드·Googled〉란 책을 쓴 켄 올레타(Auletta) 뉴요커 수석 칼럼니스트는 “구글은 더 이상 단순한 검색 엔진의 이름이 아니다”면서 “구글은 21세기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을 일컫는 말”이라고 말한다.

구글과 관련된 몇 가지 수치를 들어보자. 구글은 현재 전 세계 검색 시장의 7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에 20억개 이상의 검색어를 처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글의 서버에는 1조개 이상의 웹사이트 내용과 연간 수십억명에 이르는 구글 서비스 이용자들의 인터넷 이용 정보가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당신이 이용한 지난 몇 년간의 구글 검색 결과와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Gmail)을 통해 주고받은 온갖 이메일도 이 중 일부다.

구글은 지금은 인터넷 세상의 주류가 돼버린 ‘공짜 경제’ 모델의 개척자이자 가장 성공적인 수확자이다. 구글은 서비스 이용자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 대신 고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맞춤형 인터넷 광고 사업을 벌인다. 그 내용이 얼마나 정교한지 “구글은 당신에 대해 어머니나 아내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구글 매출의 97%가 인터넷 광고에서 나온다. 광고만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구글은 지난해 광고 수입만으로 65억달러의 이익을 내 삼성전자(83억 달러)나 애플(82억 달러)에 근접했다.

더 중요한 것은, 구글 제국의 영토가 무한대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6~7년 전만 해도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래야 인터넷 검색 하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0가지가 넘는다. 동영상, 전화, 휴대폰과 TV에 이르기까지 구글은 인터넷이 끼어들 여지가 있는 모든 분야로 사업 폭을 넓혀가고 있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구글과 접속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구글의 광고 수입은 늘어난다.

요즘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IT 업계의 판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구글은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폰과 구글 TV 모두 애플을 정조준하고 있다.

TGiF 시리즈 2편에서는 구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봤다. 〈경영학 콘서트〉의 저자 장영재 박사는 구글을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기업’이라고 칭했다. 켄 올레타는 Weekly BIZ와의 인터뷰에서 ‘TGiF 중 어느 기업이 가장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구글을 꼽았다. 애플(아이폰의 ‘i’로 대변된다)은 그 다음이었다. 그는 앞으로 구글과 애플의 양웅(兩雄) 간에 펼쳐질 ‘스타워즈’가 세계 IT·디지털·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도 구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구글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본다면 “이 회사는 대단한 광고 회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구글의 매출 중 97%가 광고에서 나온다.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업체이기도 하다. 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다.

사실 광고는 전형적인 올드 비즈니스이다. 방송사나 메이저 신문 같은 미디어 업계의 거인들이 유통 채널을 틀어쥐고 있으며, 광고의 수익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보다는 시청률이나 발행 부수 같은 매체의 영향력에 기대 광고를 판매하고, 광고 요금을 책정했다.

그런데 구글이 들어오면서 이런 기존의 판이 깨졌다. 구글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 광고 시장에 애드워즈(AdWords)라는 검색어 광고와 애드센스(AdSense)라는 인터넷 배너 광고 상품을 선보였다. 그리고 구글은 인터넷 이용자가 클릭한 횟수만큼, 즉 광고 효과만큼만 광고료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클릭당 광고료라는 아이디어는 이미 오버추어(Overture)라는 인터넷 광고 업체가 시작한 것이지만, 구글은 여기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불어넣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었다. 광고를 보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바뀌는 ‘맞춤형 광고’를 만든 것이다. 광고주가 원하는 정확한 타깃 고객을 집어내 이 사람들에게만 광고를 하겠다는 얘기다. 광고 시장의 불투명성에 질려 있던 광고주로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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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막강한 구글 검색의 기능을 이용해 이를 실현해냈다. 구글 검색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입력하는 연간 수천억건의 검색어와 검색 결과를 분석해 사용자들의 나이와 성별, 소득, 직업 같은 정보와 함께 이들의 취미가 뭔지, 어떤 상품을 좋아하는지, 어떤 뉴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등을 가려낼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광고주들이 원하는 타깃 고객들만 골라내는 것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관심 없는 광고를 덜 보게 되니 좋고, 광고주는 광고 효과가 높아지니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구글이 시도한 또 하나의 혁명은 광고 신청과 집행을 자동화한 것이다. 광고주들은 인터넷으로 광고를 신청하고, 광고 단가도 광고주들 간의 인터넷 경쟁 입찰로 정해진다.

예를 들어 27일 현재 구글에 ‘운동화’라는 키워드를 쳐넣으면 G마켓과 스니커굿샵, 신세계몰 등 세 업체의 운동화 판매 광고가 순서대로 뜨는데, 이는 이들 광고주들이 클릭당 광고료로 얼마를 주겠다고 입찰을 할 때 G마켓이 제일 많은 액수를 써냈고, 다음은 스니커굿샵이, 신세계몰이 다음으로 많은 액수를 써냈다는 뜻이다(입찰 금액 외에 인기도 같은 것도 반영된다). 이 과정에서 구글의 직원이 직접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구글은 판만 벌여줄 뿐, 나머지는 광고주와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구글을 통해 인터넷 광고가 자동화되면서 소규모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인터넷 광고시장의 새로운 고객이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인기 없는 검색어라면 한 건당 5센트라는 헐값에도 광고가 가능해진 것이다. 저가에, 자신에게 맞는 표적 광고를 내려는 광고주가 급증하면서 구글의 광고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른바 ‘롱테일(long tail)’ 효과를 누린 것이다.

구글은 창업 초기부터 추구해온 과학과 통계, 자동화에 기반한 효율성의 극대화라는 목표를 광고 시장에서 실현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이 수익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해 인터넷 세상에서 구글의 입지를 넓혀간다. 구글의 다음 타깃은 모바일 인터넷이다. 구글은 앞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서비스에 한층 진보된 형태의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Weekly BIZ] ‘구글 우주 對 애플 행성’의 전쟁… “구글이 더 강하다”

‘구글을 말한다’… 2년간 150명 임직원 인터뷰해 책 펴낸 美 켄 올레타
‘구글 이펙트’TV·신문·책·전화·광고… 디지털 넘어 全분야에 파급…
누구나 접속하고 정보 교환, 구글만의 ‘인터넷 우주’ 창조
안드로이드폰 등 내놓으며 애플과 ‘1인자 싸움’ 벌여… 열린 구조에 사업영역 넓은 구글이 훨씬 더 위협적이다
‘구글효과(Google Effect)’라는 말이 있다. 구글이 인터넷·IT산업과 미디어산업, 나아가 우리 개개인의 삶에까지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응축한 말이다. Weekly BIZ는 구글효과에 대한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을 만났다. 미국 주간지 뉴요커(NewYorker)의 칼럼니스트인 켄 올레타(Auletta)이다.

그는 2007년부터 약 2년 반 동안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Brin), 로렌스 페이지(Page)와 최고경영자인 에릭 슈미트(Schmidt)를 비롯해 구글의 핵심 임직원 150여명을 직접 인터뷰했고, 그 결과를 최근 〈구글드·Googled〉라는 책에 담았다. 그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인 빌 게이츠(Gates)와 세계적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Murdoch) 등을 심층 취재해 세계적 IT·미디어 전문 저널리스트로 필명을 날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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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ps@chosun.com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만난 그는 올해 68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활기찼고 유머가 넘쳤다. 그는 SBS가 주최한 서울디지털포럼(SDF) 참석차 방한했다.

■어느 기업도 구글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당신이 생각하는 구글효과는?

“한마디로 구글 이전과 구글 이후의 세계는 전혀 달라졌다. 구글의 영향력은 IT나 디지털산업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구글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아마도 신문과 방송 같은 기존 미디어산업일 것이다. 예를 들어 5년 전만 해도 미국 신문들은 연간 5000만달러의 광고 수익을 올렸지만 지금은 3000만달러밖에 안 된다. 반면 구글이 인터넷 광고로 벌어들이는 매출은 미국의 4대 방송사의 광고 수익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러나 미디어 외에도 사실상 모든 산업들이 구글로 대표되는 인터넷으로 인해 격변을 겪고 있다.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방식,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세상의 모든 기업이 ‘구글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른 무엇을 고객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당신이 구글이 주도하는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변화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 새로운 파도에 휩쓸려가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요즘 구글과 애플의 경쟁이 핫이슈다.

“사실 1년 전만 해도 구글 창업자들은 내게 ‘스티브 잡스는 우리의 영웅’이라고 했다. 그만큼 애플하고 구글은 매우 가까웠지만 이제는 이혼했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시장이 성숙하면서 구글과 애플은 인터넷 세계를 둘러싼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광고로 돈을 버는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은 누구나 자유롭게 접속하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인터넷 우주(internet universe)’의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어떤 종류의 PC나 스마트폰도 구글의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열린 세계다.

하지만 애플은 정반대다. 애플은 애플의 단말기와 운영체제(OS), 애플이 만든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애플 행성(Apple planet)’을 만들려고 한다. 일단 애플 행성에서 살면 굳이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애플이 제공하는 것을 사용하면 그만이다. 구글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구글은 애플의 아이폰(iPhone)과 아이패드(iPad) 때문에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위험에 처해 있으며 애플과 일전을 불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이혼’했다

―구글은 애플에 대항해 안드로이드폰과 구글TV를 내놓으면서 다양한 단말기업체와 연합군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우군은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애플의 우군은 신문사와 출판사들이다. 출판사들은 아이패드 등장 초기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고 신문 쪽에서는 뉴욕타임스가 적극적이다. 이들은 아이패드가 구세주(Saviour)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패드로는 기사 한두 개가 아닌 신문 한 페이지를 모두 볼 수 있다. 게다가 컬러이고, 멀티미디어가 다 된다. 아마존의 킨들(Kindle)과 격이 다르다. 사람들이 실제로 아이패드를 통해 신문을 구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애플을 통해 매달 청구서를 보낼 수 있고, 세세한 콘텐츠 이용료를 따로 받는 것도 가능하다. 출판업자들은 애플을 통해 출판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을 견제하려고 한다. 물론 구글도 조만간 이 시장에 뛰어든다. 그러면 구글과 애플, 아마존이 책과 신문 콘텐츠 유통을 놓고 경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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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켄 올레타 뉴요커 수석 칼럼니스트. /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구글과 애플의 수익 모델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나은가?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와 여기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유통해 돈을 벌어 왔는데 이제 애플도 광고시장에 뛰어들려고 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콰트로 와이어리스라는 모바일 광고업체를 인수했다.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광고를 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이미 지난해 애드몹이라는 모바일 광고업체를 인수해 이 분야에 진출했다. 모바일 광고는 엄청난 노다지가 될 것이다. 올해 말이면 전 세계에 보급된 휴대폰의 누적 대수가 50억개가 넘을 거라고 한다. 구글과 애플은 이렇게 많은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서비스 형태의 광고를 집어넣어 막대한 수익을 올리겠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친구들과 만나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한창 식당들이 붐빌 시간이다. 스마트폰을 꺼내 주변에 괜찮은 식당이 있는지 검색해보니 바로 다음 골목에 5분 내에 빈 테이블이 나오는 식당 세 군데가 있다고 뜬다. 이 중 하나를 고르면 GPS를 이용해 길을 안내해주고 예약까지 해준다고 한다. 안 할 이유가 있나? 당신이 ‘예’ 버튼을 누르는 순간 누군가는 이 서비스에 대해 돈을 지불할 것이다. 레스토랑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고, 둘 다일 수도 있다. 애플과 구글이 추구하는 모바일 광고는 바로 이런 식이다. 여기에 GPS 위치 추적과 구글의 엄청난 이용자 데이터베이스가 결합되면 휴대폰이 알아서 ‘이 근처에 당신이 자주 찾는 의류 상점이 있는데, 특별 세일을 한다. 한번 들리지 않겠느냐’고 권하면서 친절하게 위치도 알려줄 것이다. 모바일 광고는 앞으로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다.”

―구글이 맞춤형 광고를 위해 너무나 많은 개인 정보를 갖고 있어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구글이 대단한 이유 중 하나는 엔지니어들이 운영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데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구글의 문제점 역시 엔지니어들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그들이 계산하고 측정할 수 없는 것에 약하다. 우리가 ‘내 개인 정보에 대해 걱정이 된다’고 말해도 엔지니어들은 이해를 못한다는 얘기다. 그들에게 구글은 데이터를 모으는 비즈니스이고, 그들에게 있어 데이터는 미덕(virtue)일 따름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수록 더 똑똑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그건 좋은 게 아닌가?’ 이런 식이다.

하지만 구글이 나에 대해 뭘 알고 있는지 그리고 도대체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그것을 누군가와 공유하는가 하는 것이 점점 이슈가 되고 있다. 구글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내 개인 사생활에 대해 엄청난 데이터를 갖는 기업들이 나오면서 ‘저 사람들이 내 개인 정보를 가지고 무슨 짓을 할까’하는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늘어나고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구글도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 이런 의심과 압박이 심해질수록 데이터에 기반을 둔 구글의 비즈니스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를 ‘납치’하라

―Weekly BIZ가 TGiF 특집 시리즈를 시작했다. TGiF는 트위터와 구글, 아이폰(애플), 페이스북을 일컫는다. 요즘 전 세계인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넷 중 어떤 것이 가장 강력하다고 보나?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 멋진 용어다. 넷 중에는 역시 애플과 구글이다. 트위터는 쓰는 사람은 많지만 아직 돈을 못 벌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제 막 돈을 벌기 시작했을 따름이다. 애플과 구글은 주주 가치 면에서 볼 때 매우 우수한 기업들이고 실제로 돈을 많이 벌고 있다. 두 기업은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지금 IT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그리고 이제는 휴대폰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중에서는 구글이 훨씬 더 위협적이다. 애플은 음악, 책, 통신산업들과 경쟁해 이들을 위태하게 만들고 있지만 구글은 광고업체와 시장을 잠식하고 TV, 케이블 그리고 신문, 잡지, 책, 전화, MS의 소프트웨어사업도 위협하고 있다. 구글의 사업방식은 사실상 모든 디지털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플은 이런 면에서 보면 기업들을 경쟁으로 압박하기보다 아름답고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게임의 룰을 바꾸는 ‘트렌드세터(trend-setter)’에 가깝다.”

―애플 쇼크를 겪고 있는 한국 IT산업에 조언을 한다면.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스티브 잡스를 ‘납치’해 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로부터 정말 많이 배워야 한다. 심지어 구글도 스티브 잡스를 연구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혁신가이고 대단한 디자인 센스가 있다. 이런 디자인 센스는 소니에서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삼성이나 LG가 아이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이런 질문을 해봐야 한다. ‘우리 제품과 비교해 비싸고 실용적이지 않은데도 왜 다들 아이폰을 사려고 난리일까.’ 그건 아이폰이 정말 쿨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정말 멋진 제품을 창조해냈다. 디자인, 단순성, 사용의 편리성 같은 것들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애플은 이 점에 있어 흔들리는 법이 없다. 애플이 지금까지 해온 것은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그대로 따라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튠즈에서 음악을 사서 다운로드받는 것은 또 얼마나 쉬운가? 몇 년 전에 우리는 인터넷에서 음악을 훔쳤지만 지금은 다운로드받아 사고 있다. 왜냐하면 스티브 잡스가 그 방법을 고안해냈기 때문이다.”

 

[Weekly BIZ] 미래 예측… 神의 영역에 도전  

때는 2054년 워싱턴DC. 살인 사건이 일어날 찰나 ‘범죄 예방수사대’ 소속 경찰들이 들이닥쳐 범인을 체포하고 인명을 구한다. 가까운 미래의 범죄를 예측할 수 있는 프리크라임(Precrime)이란 시스템을 이용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현장을 덮쳐 범죄로부터 시민을 보호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이다.

이 같은 사전 예지 능력이 영화에서처럼 먼 미래에나 가능한 이야기일까? 이 가공할 만한 예지의 능력으로 단시간에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곳이 있다. 바로 구글이다.

■오바마 정부의 오판

2009년 여름. 오바마 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봉착했다.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시행한 ‘노후 차량 보상 프로그램(Cash for Clunkers Program)’에 배정한 예산 10억달러가 약 일주일 만에 거의 바닥 난 것이다. 노후 차량을 폐기하고 새 차량을 구입할 경우, 정부가 대상자에게 최고 4500달러까지 지원하는 제도였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계획했을 때 정부는 사람들의 호응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예상을 뒤엎고 많은 사람들이 새 차를 구입했고, 의회는 부랴부랴 20억달러의 긴급 추가 예산을 편성하기에 이르렀다.

국민 호응도가 기대 이상이어서 목표했던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두었지만, 정부는 기뻐할 상황이 아니었다. 언론은 정부의 정책 수립 능력에 의문을 표하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가 처음 이 프로그램을 발표했을 때 일주일이면 예산이 모두 바닥 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한 기업이 있었다. 바로 구글이다.

■검색어로 경기를 정확히 예측한 구글

정부도 예측하지 못한 것을 구글은 어떻게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을까? 비밀은 바로 ‘검색어’다. 구글은 검색어와 그 빈도 수로 사회적 동향을 예측하는 연구를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해 왔다. 노후 차량 보상 프로그램이 발표되자 구글 검색창에는 이와 관련된 검색이 폭증했다. 구글은 이를 바탕으로 호응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개개인의 검색 패턴 자체는 큰 의미가 없지만, 수십만~수백만명의 패턴을 분석하면 전체적인 사회 집단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그 과정에 고도의 수학 알고리즘이 접목된다. 수많은 이들의 사고 패턴이 모여 한 개인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예지력이 창조되는 것이다.

구글의 예측력이 또 한 번 그 빛을 발하는 사례가 얼마 전에도 있었다. 2010년 4월 초 미국 정부는 미국 경기가 석 달여 전인 2009년 4분기에 바닥을 쳤다고 선언했다. 정부가 이 결과를 발표하자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악했다. 구글은 이미 2009년 하반기에 비슷한 경기 분석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느라 석 달이나 걸린 작업을, 구글은 해당 시점의 검색어 분석을 통해 거의 시차 없이 해낸 것이다.

구글은 소비자들의 검색 패턴을 통해 소비 행태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수학 알고리즘과 결합시킴으로써 첨단 광고 비즈니스를 창조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소비 심리와 경제 동향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업이 됐다.

■예측의 과학

트위터는 아직 아무런 이윤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도, 수많은 벤처캐피털이 앞다퉈 투자 자금을 대려고 한다. 전 세계에 1억명이 넘는 사용자들의 사사로운 대화를 담고 있는 트위터가 고도의 알고리즘과 결합하면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론이나 정당 지지도 등 사회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파악하는 기술적 물꼬를 틀 수도 있다. 선거 때 지지하는 후보를 구글 검색어로 검색하는 경우는 드물어도, 지지 후보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경우는 흔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대신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거나 정당 지지도를 분석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 수 있다.

이처럼 정보 기술과 수학 알고리즘이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융합해 ‘예측의 산업’으로 재탄생했다. 비록 지금은 광고나 경기 예측 혹은 영화나 음악 추천 정도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아이패드와 같은 개인 단말기 이용이 일상화돼 일상의 족적이 디지털화되는 세상이 도래했을 때는 상상을 초월한 거대 산업으로 발달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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