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2 ‘날개없는 추락’에서 생각해 보는 신제품 개발

Updated on 2009-08-14 by

꿈의 전투기라는 F-22가 국제 정세의 변화와 지나친 고가격으로 판로를 잃고 있다는 기사 입니다.

 문득 마켓리더의 조건이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등으로 유명한 잭트라우트와 알리스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란 책에서 선도자론을 주창합니다.
이는 선도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는 법칙으로 마케팅에 있어서
맨처음 특정카테고리의 소비자의 인식에 들어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카테고리 개척자가 많은 이점을 누리다는 주장을 합니다.

 마켓리더의조건.jpg

반면에 “마켓 리더의 조건”이란 책을 보면 
66개 기업의 경우를 매우 세밀한게 분석한 결과,  시장지배자는 반드시 선도자가 아니며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저 많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마켓 리더의 조건으로 비전, 끈기, 혁신, 헌신, 자산레버리지의 요소를 충족함으로써 대량 소비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맨 처음으로 카테고리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획기적인 혁신을 하느냐도 아닌
Mass market을 장악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추었을 때 진정 마켓 리더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을 살펴보면 롯데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FMCG 분야에서 특출나게 새로운 혁신 또는 신제품을 먼저 출시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그런데 시장 점유율은 수위에 있습니다.  롯데가 하는 형식은 경쟁사에서 새로운 신제품이 나오면 시장의 반응을 보다가
어느정도 시장이 무르익는다 싶으면 과감한 공격(무자비한 promotion, 막강한 유통력 활용)을 통해 그 시장을 장악합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가 나름대로의 혁신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결정적인 순간에 막강한 promtion을 감행한 충분한 자산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F-22의 경우도 엄청난 신기능을 채용해 환영을 받았지만 
엄청난 가격등에 의해서 확산이 제한되고   — 가격 경쟁력, 너무 뛰어난 기능이다보니 수출을 제한받음…
지금 시점에 와서 대중성이 있는 F-35에 밀려서 존폐가 의심스러워지는 상황까지 온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제원을 모르겠지만 F-35는 F-22의 최대 강점인 스텔스 기능을 채용하면서도 저렴한 가격(?  5000만달러)이라는 무기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니  이 시점에서 진정한 마켓리더는 F-35라 하지않을 수 없습니다.

신제품/혁신에 있어서 Mass market 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점이 이 F-22 사례르 보면서 새삼 느끼는 사항입니다.. 그러나 항상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만요.. 

F-22 “낼개없는 추락”   냉전 끝나고 안보환경 급변하자 쓸모없이 값비싼 ‘천덕꾸러기’로

F-22 날개없는 추락.jpg

‘꿈의 전투기’로 일컬어지던 미국 공군 최신 에프(F)-22가 졸지에 ‘비운의 전투기’가 됐다.

지난달 21일 미국 상원은 내년 회계연도 국방예산에서 에프-22 7대 추가 생산에 배정됐던 17억5000만달러를 삭감했다. 미 공군은 이미 배치된 에프-22 전투기 187대 외에 7대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프-22 추가 배치를 반대했으며 이 전투기 생산 예산이 포함된 국방예산 법안이 통과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 표결 직후 성명을 발표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두 개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심각한 재정적자에 직면했다”며 “에프-22 추가 구입은 변명할 여지도 없는 돈 낭비”라고 상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에프-22는 너무 성능이 뛰어나 미 의회가 해외 수출 금지 법안을 만들어 기술 유출을 막으려 할 정도였다.
2006년 6월 미국에서 에프-22와 현재 미국의 주력 전투기인 에프-15·16·18 사이에 공중전 훈련이 벌어졌다.
에프-15·16·18은 현재 사용중인 전투기 가운데는 세계 정상급 전투기인데다 훈련에 참가한 조종사들도 미군 최정예였다.

훈련 결과는 놀라웠다. 144 대 0. 훈련이 끝날 때까지 에프-22는 한 대도 추락하지 않았지만 에프-15·16·18은 전멸했다. 스텔스 기능이 뛰어난 에프-22는 상대방 전투기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다. 에프-15·16·18은 에프-22가 접근하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에프-22가 쏜 미사일에 맞아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 신세가 됐다.

‘전투기의 지존’이던 에프-22가 최근 미국 경제가 나빠지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냉전이 끝난 뒤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에프-22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에프-22는 소련과 대결이 한창이던 1980년대에 본격 개발됐다. 당시 막강했던 소련 공군에 대적하기 위해 미 공군은 장소, 시간, 전투의 성격과 상대의 능력에 관계없이 제공권을 장악하는 최고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했다. 이렇게 개발된 에프-22는 성능뿐만 아니라 비용도 세계 최고였다. 에프-22 한 대의 구매·유지 예산은 3억6100만달러에 이른다. 반면 에프-15는 미사일 등 각종 무장을 한 대당 비용이 1억3000만달러, 에프-16은 대당 4300만달러 안팎이다.

미국은 이라크, 아프간 전쟁에서 막대한 돈을 쏟아 개발한 에프-22를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테러집단, 무장세력과 벌이는 전투에서 에프-22를 동원하는 것은 모기 잡는 데 도끼를 휘두르는 격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냉전시대 무기인 에프-22에 집착하지 말고 이라크와 아프간의 테러리스트들을 효과적으로 격퇴할 수 있는 미사일과 이들을 감시할 수 있는 무인비행기, 장갑차 생산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이츠 장관은 에프-22 대신 스텔스 성능이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값싼 에프-35 도입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에프-35 한 대 가격은 5000만달러 안팎이다.

게다가 최근 외신 보도를 보면, 에프-22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던 스텔스 기술의 빈틈도 드러나고 있다. 에프-22 동체에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도록 덧입혀진 특수 금속이 눈과 비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에프-22 동체 표면에서 작은 조각들이 떨어져나와 이를 다시 붙이고 말리는 작업에 꼬박 하루 이상이 걸린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제품의 기능이 고객의 기대 수준을 넘는 과도한 고급화를 오버슈팅이라 불렀다. 오버슈팅 상황이 되면 소비자들은 쓸데없는 기능이 많고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불평한다. 너무 앞선 기술이나 상품은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다.

‘역대 최고·최강’인 에프-22의 몰락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소련과 바르샤바 조약국이란 ‘막강 적수’가 사라진 탈냉전 상황에서 에프-22의 성능은 시장의 요구를 너무 앞섰고, 결정적으로 너무 비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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