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실버코믹스를 아시나요?

Updated on 2009-06-02 by

 퇴근시간 일본 전철 안, 세 명 건너 한 명은 만화책을 본다. 신문 연재만화, 만화잡지, 만화 단행본, 문고판 만화책, 어떤 사람은 닌텐도DS로 만화를 본다. 일본인의 연간 독서량이 세계 최고라는 평가가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중 상당 부분이 만화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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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왕국인 일본은 그러한 만화 열풍을 기반으로 수많은 명작만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연간 발행되는 만화잡지만 300여 종, 국내 만화잡지가 10여 종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천문학적인 규모다. 평균 1만여 편의 만화가 실시간으로 시중에 연재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베스트셀러가 탄생한다. 독자들에게 평가받은 베스트셀러는 TV시리즈 애니메이션 및 게임 원작으로 계약이 진행되고, 최근에는 실사영화로까지 제작되고 있다. 중국영화 ‘적벽대전’이 1·2부 두 편으로 제작됐듯이 이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 영화가 많다. 원작료 상승이 시리즈 영화의 기획으로 연결된 것이다. ‘데쓰노트’는 1·2부로,‘20세기 소년’은 1·2·3부로 제작되고 있다. 이처럼 풍요로운 만화 원작시장의 활성화는 일본을 만화왕국을 넘어 게임왕국과 애니메이션왕국, 그리고 영화왕국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또한 일본 만화에 주목한다.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SF영화 ‘AI ’는 데스카 오사무의 ‘철완아톰 : 우주소년 아톰’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2008년 개봉한 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레이서’도 196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마하 고고고 : 달려라 번개호’에서 원작을 가져왔다. 할리우드 최고 흥행작인 ‘트랜스포머’ 또한 미·일 합작 제작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며, 2009년 개봉 예정인 ‘드래곤 볼’은 1980년대 말을 풍미했던 일본 최고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만화는 콘텐츠시장의 핵심

사실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DC코믹스가 저작권을 갖고 있는 ‘수퍼맨’ ‘배트맨’과 마블코믹스가 저작권을 소유한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아이언맨’ 등 수많은 수퍼히어로 만화 원작 영화들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바야흐로 만화 원작이 콘텐츠시장의 핵심으로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런 상황의 뒤편에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접해온 만화세대(Comic Generation)의 성장이 있다. 만화에 중독됐던 세대의 상상력과 호기심, 그리고 추억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보고로 각광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의 연계선상에서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만화세대의 콘텐츠 부메랑효과 면에서 일본과 미국은 차이가 난다. 미국은 여전히 지나간 콘텐츠 원작의 부활에 애쓰고 있다.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 원작들은 1930~40년대에 등장한 수퍼히어로들이다. 차용하는 일본 작품도 대부분 1960년대 것들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일본은 여전히 최신작을 원작으로 게임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영화가 제작된다.

일본 만화의 수요가 여전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만화세대의 스펙트럼이 두껍고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화세대는 10대와 20대 초반에 국한된다. 물론 최근 30대와 40대까지 만화 마니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60~70대도 만화를 즐겨 보는 일본처럼 독자층의 광역화가 결국 만화 원작의 충실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다른 산업 발전까지 이끌어내는 사회적 인프라로 연결되는 것에 주목해야 된다.

중장년층 만화세대의 등장과 실버코믹스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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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만화세대 광역화는 30, 40대 중장년층이 좋아할 소재와 스타일의 만화가 다양하게 출간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중장년층도 만화를 적극 구매하도록 만드는 작품, 이를 두고 ‘실버코믹스(Silver Comics)’라고 한다. 일본의 실버코믹스는 중장년층 샐러리맨들의 출퇴근시간 기호상품이다. 자신의 상황을 대변하는 소재와 이야기, 바쁜 생활에서도 능력계발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이들을 도와주는 전문정보, 무미건조한 일상을 달래주는 스토리텔링에 중장년층이 빠져드는 것이다.

반면 국내 만화시장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 만화전문 출판사들은 만화세대의 축소와 한계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실버코믹스의 가능성을 점칠 만한 흥미로운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만화전문 출판사들이 발간 종수를 축소하고 전략 작품에 집중하는 등 부분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던 중 갑자기 온라인 만화쇼핑몰과 온라인 서점에서 특정 만화의 주문이 폭주했다. 특기할 점은 만화를 구입하는 이들이 30대와 40대, 심지어 50대 이상이며 주로 10여 권이 넘는 시리즈 전권을 패키지로 주문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와인을 맛보며 경쟁하는 소믈리에 이야기 ‘신의 물방울’이 바로 그 작품이다.

국내 와인 붐과 와인바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와인에 대한 학습의욕이 관련 작품의 구매로 연결된 것이다. 특히 이 작품은 실존하는 와인의 유래와 생산 공정, 배경, 맛의 평가방식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이야기 서술방식 또한 배틀 방식, 즉 끊임없는 경쟁과 도전을 통해 긴박감을 더한다. 와인 전문지식을 역동적인 배틀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지함에 중장년층은 기존 소설과 영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재미를 발견했다.

“제일 먼저 아로마로서 엄습해오는 것은 카시스 등의 검은 과실의 폭발, 그리고 혀에 실었을 때 비강까지 뚫고 가는 몇 종류 허브의 상쾌한 뉘앙스, 이러한 맛과 향으로 볼 때 포도의 품종은 특상 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한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죠. 카베르네의 블랜딩 비율이 높은 5대 샤토, 포이약 지구의 와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글라스에 따라지며 공기에 닿아 향이 더욱 짙게 감돈 뒤의 것을 한 입 머금고, 이 와인의 깊은 곳으로 한층 더 파고 들어가면, 그곳에는 희미한 육두구와 잘 익은 무화과, 후추 등의 숙성된 향이 감돌면서, 하늘의 은혜를 한껏 받은 대지의 강인함이 영원한 잠에서 눈을 뜹니다. 이 와인을 비유한다면 한 장의 명화, 마치 대지를 찬양하듯 땅을 경작하는 것과 같은 육중한 필치로 캔버스에 물감을 몇 겹에 겹쳐 그린 장 프랑수아 밀레의 대표작, ‘만종’입니다. 해질녘 하늘에 끝없이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서 신의 목소리를 느끼고는, 조용히 머리를 숙이는 농부 부부를 그린 그림은 대지의 은혜, 즉 테루아루에 축복받은 한 폭의 명작과 겹쳐집니다. 그래요 이 와인을 머금고 눈을 감을 때 나는 마치 그 명화 앞에 멈춰 서는 것 같아요.”

‘신의 물방울’ 1권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경쟁상대인 와인평론가 토미네 잇세의 대사다. ‘1982년산 샤토 무통 로쉴드’ 한잔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하면서 이렇게 한참 동안 이야기한다. 독자는 실제로 이 와인을 찾게 되고, 실제로 그러한 맛을 지니고 있음에 놀라게 된다.

실버코믹스는 실제적인 이야기와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다. 물론 만화이기 때문에 지니는 허구성과 등장인물의 과장 및 왜곡은 있다. 하지만 소재로 등장하는 다양한 상황과 설명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도 교재로 인정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그래서 읽고 기억할 만하다. ‘신의 물방울’을 수입해 판매한 출판사는 이 작품을 계기로 더욱 다양한 일본 실버코믹스를 수입하고 있다.

실버코믹스의 주요 장르 : 아저씨가 봐야 재미있는 만화

실버코믹스의 장르는 무척 다양하다. 멜로물, 기업 비즈니스물, 드라마 에세이물, 전쟁 스펙터클물, 전문직업물, 역사추리물, 공상SF물 등이 있는데 이는 더욱 세분된 장르로 핵분열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중 대표적인 작품들, 아저씨들이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는 흥미롭고 독특한 실버코믹스를 소개한다.

· 멜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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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코믹스의 대표적인 장르는 역시 멜로물이다. 여기엔 성적 담론과 에로티시즘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적절하게 절제해 성인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 대표적인 작품이 히로카네 겐시의 ‘황혼유성군’. 국내에 수입돼 30여 권 이상 시리즈로 판매되고 있다. ‘황혼유성군’은 40대 이상 성인들의 일상을 세세하게 그리면서 로맨스를 입힌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의 순수하지 못한 속물근성에 공감하고, 실제로는 경험하기 힘든 불륜이나 로맨스그레이의 판타지, 세대를 극복한 사랑 등으로 대리만족하게 해준다. 시한부 인생으로 고통 받는 80대 할머니가 40대 노총각 의사를 사랑하며 건강을 회복하고, 20대 도서관 여성 사서가 70대 노교수의 지적 카리스마에 매혹된다. 자신을 현금인출기 정도로 여기는 무심한 아내와 딸을 둔 중년 남성은 회사 구내식당 아르바이트 여성을 통해 삶에 새로운 희망을 채우게 된다.

스토리는 권마다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는데 우리 주위에 있음직한 사례가 실감나게 묘사돼 있어 마치 TV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과 같은 느낌도 준다.

 

 

 

 

히로카네 겐시 ‘시마과장’
· 기업 비지니스물

또 다른 실버코믹스의 대표 장르는 기업비즈니스물이다. 이 장르의 대표 작품이 히로카네 겐시의 ‘시마사장’이다. 본래 이 작품은 1983년부터 ‘시마주임’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다. 일본 샐러리맨을 대표하는 대기업 직원 시마 코사루는 히쓰시바 그룹회사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한다. 이로부터 시마는 과장, 부장, 이사, 상무, 전무를 거쳐 2008년 5월 사장에 취임한다. 물론 제목도 ‘시마사장’으로 바뀐다. 실존인물이나 실제로 존재하는 회사도 아니건만, 25년 만의 사장 취임은 일본에서도 ‘요미우리’와 ‘니혼게이자이’에 취임기사가 실릴 정도로 이슈가 됐다.

만화에서 주인공 시마는 철저한 기업인으로 그려진다. 이익을 좇아 아부하거나 파벌에 휩쓸리지 않고 부하 직원을 위해 고민하는 중간간부로서 제 역할을 잘 해낸다. 회사 일을 위해 크리스마스 때도 가족과의 시간을 스스로 포기한다. 아내와 딸보다 회사를 우선하는 차가운 가장, 회사에서는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신념대로 밀고 나가는 그는 일에 치인 중년남성의 전형이다. 그러나 퇴근 후엔 대학시절 친구의 어려운 삶을 함께 고민하는 벗으로서 한잔 술로 추억을 되살릴 줄 아는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김동화 ‘빨간자전거’
· 드라마 에세이물

이밖에 실버코믹스의 명작을 남긴 작가에는 다니구치 지로가 있다. 드라마 에세이물로 분류되는 다니구치 지로의 대표작은 ‘느티나무의 선물’ ‘열네 살’ 등.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에는 삶과 인간이 있다. 지나간 삶에 대한 성찰과 함께 휴머니즘이 녹아 있다.

‘느티나무의 선물’에는 은퇴한 노부부가 동네 인근 빗물받이를 막히게 하는 느티나무를 놓고 고민하는 장면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동네주민들은 가을마다 낙엽으로 빗물받이를 막히게 하는 느티나무를 베어낼 것을 집요하게 요구한다. 다른 사람의 불편을 바라지 않는 주인공 노부부는 느티나무를 베기로 한다. 그런데 그렇게 결심한 날부터 봄이 오고, 어느 해보다도 눈부신 새싹을 흐드러지게 피워내는 느티나무의 성장을 바라보며 노부부는 느티나무를 자식처럼 생각하게 된다. 결국 노부부가 동네 빗물받이 청소를 도맡을 결심을 하면서 느티나무는 정원 한가운데에 남게 된다. 하찮은 나무라도 자신의 삶이 다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더 열심히 살려고 하고 더 예쁜 잎을 틔우려고 한다는 것, 이 작품은 따스함을 전해준다.

‘열네 살’은 중학교 2학년, 열네 살 때에 아무 말 없이 집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안고 살아가는 40대 후반 가장이 우연한 기회에 다시 열네 살로 돌아가게 된다는 이야기. 40대 후반의 지식과 기억을 갖고 있는데 몸은 열네 살로 돌아간 주인공은 과거의 시간 속에서 집을 떠나는 아버지를 그 시간, 같은 기차역에서 기다리게 된다. 아버지의 가출을 눈앞에서 말리면서 그는 자신이 겪고 있는 40대 후반의 고민과 고독,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번민을 이해하게 된다. 다시 가장의 시간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가족에 대한 관심과 가정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의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

이와 비슷한 국내판 드라마 에세이로 ‘빨간자전거’가 있다. 일간지에 연재됐던 김동화 작가의 작품으로 시골살이의 정경을 따뜻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평생 시골에서 살아가는 옛골마을 노인들과 도시에서 은퇴해 전원주택마을로 이사 온 새골마을 노인들이 어울리는 삶을 5일 장터를 중심으로 포근하게 그려낸다. 시인의 집에 편지배달을 할 때마다 우편함에 담겨 있는 시 한 구절은 우편배달부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지만, 고지서말고는 배달할 게 없어진 시골마을의 실상을 안타깝게 표현한 부분도 있다.

이현세’버디’
· 전쟁 스펙터클물에서 공상SF물까지

실버코믹스 중 가장 치열하게 읽히는 작품은 일본 우익의 대변자로 일컬어지는 작가 가와쿠지 가이지의 전쟁 스펙터클물이다. 대표작 ‘침묵의 함대’는 일본해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해군장교가 미국 자본으로 개발된 핵잠수함을 점령하고 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며 전세계 바닷 속을 휩쓸며 핵무기를 폐기하는 이야기다.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의 초현대식 잠수함이 파괴되고 핵이 폐기되는 장면은 장관이지만, 그런 평화의 논리가 여전히 일본 중심적이란 점에 불편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최첨단 해군함정이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바다로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지팡구’도 우익적 상상력으로 점철된 작품. 일본의 교과서 문제와 독도 문제에 대한 그들의 의식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교재이기도 하다.

전문직업물로는 이미 소개했던 소믈리에 이야기 ‘신의 물방울’과 미술관 큐레이터를 모델로 한 ‘갤러리페이크’, 역사추리물로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20세기 소년’ ‘마스터키튼’ 등이 있다.

국내 스포츠물로는 최근 연재되고 있는 이현세 작가의 골프만화 ‘버디버디’가 있다. 이 작품은 여성 골퍼들의 LPGA 성공기를 그린 시즌1에 이어 남성 골퍼들의 PGA 도전기를 그리는 시즌2가 인기를 얻고 있다. 공상SF물로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차기 작품으로 각색작업을 하고 있는 프랑스만화 ‘설국열차’도 챙겨 볼만하다.

아저씨가 만화를 봐야 할 이유

실버코믹스는 킬링타임을 넘어서 자기계발과 투자로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만화다. 정보와 깊이 있는 성찰, 어른으로서 삶의 방향까지 실버코믹스가 보여주는 세계는 남은 시간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아저씨가 만화를 고르게 될 때 국내에도 실버코믹스는 한층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리고 실버코믹스를 중심으로 한국 만화가 풍요로워질 때 한국 만화 원작도 영화로, 드라마로, 게임으로 다양하게 변신해 우리 곁에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선진 문화강국이 되어가는 것이다.

한창완│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및 문화예술콘텐츠대학원 교수

출처 : 신동아 기사입력 200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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