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아파트, 한옥을 품다

Updated on 2009-04-02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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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주공, 전주·시흥에 시범 추진
의정부엔 단독주택단지 조성

ㄱ·ㄷ자 내부에 마당·대청까지
전통 특색 살린 디자인 눈길


국내 아파트에 한옥 바람이 솔솔 분다. 기존의 성냥갑 아파트 문화에 신선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주택공사는 최근 전주시 덕진구 만성지구 안 연립주택터에 저층형 100호(2011년 착공)와 경기도 시흥시 시흥목감지구 B-1 블록에 고층형 722가구(2010년 착공)에 전통한옥 디자인을 시범 적용하기로 하고 얼개를 기술한 <공동주택 한옥디자인>을 발표했다.


한옥 디자인 얼개를 보면, 한옥의 외관과 내부 살림 공간의 구조를 아파트에 적용한 것은 물론 구릉지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전통 마을의 조성 원리에 따라 단지를 배치한 것이 특징. 단지 입구에 마을 숲을 가꿔 외부 시선을 차단하고, 3개 동마다 마을 마당과 마을 사랑방을 두어 장터 또는 마을 모임을 열 수 있도록 했다.


아파트 외관은 한옥을 고무처럼 상하로 길게 늘인 모양새. 기단부에 해당하는 1~3층은 골목, 벽, 가구(架構)식으로 된 3가지 모양을 따르고 꼭대기 층에 한옥 지붕을 얹었다. 가운데층은 벽체에 한옥 창살, 또는 고가구의 문양을 박았다. 내부는 ㄱ, ㄷ 자 집을 기본으로 하여 마당과 대청을 들였다. 기왕의 베란다 또는 발코니를 마당으로, 거실은 대청마루로 바꾸어 ㄱ, 또는 ㄷ 자로 배치된 방들의 가운데에 둔 것이다. 벽, 문, 천장은 한옥의 스타일을 최대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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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시범 한옥 아파트는 한옥보다는 아파트에 방점이 찍혔다. 집을 10~20층으로 반복해서 쌓은 콘크리트 아파트와 1층 집을 기본으로 흙과 나무로 지은 한옥은 출발부터 다르기 때문. 또 전통 마을은 공동 생활이 기본인 반면 아파트는 단위 세대별 독립 생활이 기본인 점에서도 상충한다. 이에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남향 배치된 아파트 동들과 공동체를 지향하는 마을 마당 등이 따로따로 노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지세에 따라 집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앉는 전통 마을과 달리 매뉴얼에 따른 아파트 촌은 똑같은 마을을 양산할 위험을 안고 있다.


같은 주공이 시공하는 의정부 민락2지구 블록형 단독 주택용지의 한옥 마을은 이런 점에서 각별하다. 전주, 시흥의 사례와 달리 의정부 시범 사업은 1~2층 전통 한옥 50세대가 들어서며 처음부터 지형에 맞게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공은 지난 2월말 아이디어를 공모해 전문 분야 6개 작품, 일반 분야 8개 작품을 입상작으로 뽑은 바 있다.


입상작들을 보면 단지 배치에 최우선을 둔 게 특징. 마을로 들어서는 큰길에서 골목길이 갈라지고 길의 끝에 2~3가구가 들어앉았다. 전문 분야 입상작들이 개별 가구의 독립성에 무게를 두어 모두 남향집으로 배치한 반면, 대학생들이 출품한 일반 분야 입상작들은 2~3가구가 마주보게 하고 공동의 정원과 텃밭을 둠으로써 공동체를 지향하는 동시에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주공은 전문 분야에 입상한 6개사를 대상으로 현상설계를 공모해 1개 사를 뽑은 뒤 내년초 실시설계를 맡기고 연말께 착공할 예정이다. 입주는 2012년 중반 이후. 비용은 대지 100평-건평 50평일 경우 땅값으로 5억, 건축비로 2억5천만원 정도를 계산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하청을 주지 않고 직접 시공한다는 방침이다.


주공의 고민은 소재. 한옥이 목조를 기본으로 하는데, 곧이곧대로 할 경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절반은 콘크리트 시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목재의 가공도 기계식을 적극 도입하고 조립 부분도 철물을 보강해 비용을 낮출 계획. 하지만 그것도 방향과 얼개일 뿐,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시공 책임을 맡은 주공 경관설계단의 홍기문 단장은 “경우에 따라 손해를 감수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주공의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관련 업체와 인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의 권영상 소장은 “최근 붐을 타고 기존 목수들, 목재 주택업체, 목재 생산업체에서 전업한 한옥 업체가 있지만, 대부분 한해 10채 이하를 짓는 영세 업체들이며 기계화·표준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기초 연구를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국토해양부 건축문화팀의 김태곤 사무관도 “소재의 규격화·표준화와 건축법 등 각종 제도의 개선,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5~10년의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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