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도요다도 감탄한 LG전자 창원공장의 비밀

Updated on 2008-12-20 by

경쟁사 관련 내용이다보니 관심있게 읽은 기사입니다 .
정말 가전쪽에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LG를 퇴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처절한 노력을 경주했기 때문에 오늘의 LG가전이 있다고 합니다.

아래 글은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한 것입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전통적인 가전제품은 전자업계에서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벽걸이TV나 휴대폰 같은 첨단 제품보다 덩치는 훨씬 크면서도 매출이나 수익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하의 GE가 적자투성이인 가전사업을 매각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도 채산성이 떨어지는 가전 생산시설을 대부분 해외로 이전했다.

하지만 LG전자는 다르다. 세계 3대 가전업체인 LG의 가전(Digital Appliance·DA) 사업본부는 미국의 월풀이나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보다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표 참조〉 LG 에어컨은 8년 연속 세계 판매 1위, 세탁기와 냉장고는 글로벌 톱 3를 달성했다.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이 뛰어난 점도 있겠지만, LG전자 사람들은 "주력 생산기지인 창원공장에 비밀이 숨어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경남 창원에 있는 이 공장은 인건비가 싼 중국·인도 공장보다 생산성이 20~30%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제조업 분야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도요타자동차의 조 후지오(張富士夫) 회장도 지난 5월 창원공장을 둘러보고선 "대단하다. 도요타보다 나은 점도 많다"고 감탄했다. 창원공장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LG NO1

세계 최고의 경쟁력 자랑하는 LG전자 창원공장

지난달 찾아간 LG전자 창원공장은 겉보기에는 다른 곳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차근차근 둘러보자 곳곳에서 생산성을 높이려는 혁신작업의 흔적이 나타났다.

제조 공정의 제일 큰 특징은 이른바 '혼류(混流)생산', 혹은 '믹스(mix)생산'이다. 한 제조라인에서 여러 가지 모델을 동시에 생산하는 것으로, 자동차로 치면 쏘나타와 그랜저를 동시에 한 라인에서 조립하는 것을 말한다.

가전제품은 똑같은 세탁기라고 해도 100가지가 넘는 모델이 있고,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이나 조립방식도 다르다. 전원(電源) 공급장치만 해도 국내용은 220볼트짜리를, 미국은 110볼트짜리를 달아야 한다.

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각 모델마다 제조라인을 새로 설치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과거에는 '로트(lot·상품군) 생산' 방식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먼저 A모델을 2주일간 10만대 만들고, 그 다음엔 부품을 교체해서 다시 2주간 B모델을 10만대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일단 많이 만들어 놓고 보는 로트 생산은 예상과 달리 특정 모델이 잘 팔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재고로 남거나 덤핑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생산 품목을 다른 모델로 교체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이에 LG전자는 도요타를 정밀하게 벤치마킹해 작년 7월 에어컨 라인에 혼류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하루에도 여러 종류의 제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모델을 10대 만들고 나면, 그 다음엔 B모델이 30대, C모델이 20대 식으로 부품교환에 따른 시차 없이 하루 종일 컨베이어 벨트에 다양한 모델이 계속 흘러가면서 조립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많은 제품을 한꺼번에 생산하지 않고 그때그때 주문량에 따라 필요한 물량만 만들 수 있다. 부품 입고에서 제품 출하까지 걸리는 시간도 과거 24일에서 현재 18일로 줄었다.

세탁기 제조라인 한곳에서 20가지 모델 동시생산 가능

 LG 창원공장 세탁기 생산라인
▲ LG전자 창원공의 에어컨 생산라인의 무인(無人)운반차량은 작업자에게 부품을 자동으로 전달해준다.<사진 왼쪽> 세탁기 생산라인은 공정 혁신을 통해 8초에 한 대씩 완제품을 쏟아낸다. /LG전자 제공

혼류 생산 효과가 에어컨 라인에서 입증되자 올해는 세탁기 라인에도 이를 도입했다. 세탁기의 경우 7개 라인에서 각각 20개 모델을 생산하니 이론적으로는 140개의 모델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작업자가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제조공정을 어떻게 몸에 익히느냐는 것이고, 둘째 작업자에게 어떻게 시간 낭비 없이 부품을 제때에 공급하느냐는 것이었다. 에어컨사업부는 직원 8명으로 업무 개선 전담팀을 구성, 현장 작업자들과 회의를 거듭하며 혁신 아이디어를 짜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부품 세트 공급(set part supplier·SPS)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각 작업자가 제품 하나를 조립하는 데 필요한 소량의 부품만 박스에 담아서 무인(無人) 운반 장치가 공급한다. 예를 들어 에어컨에 필터를 조립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 부품 박스 하나에 필터 1개, 볼트 4개, 너트 4개 식으로 딱 한 대 분량의 부품만 넣어서 전달한다.

작업자는 작업 표시 램프가 들어온 박스 안에 있는 부품을 집어서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돌아오는 에어컨에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된다. 무슨 모델을 몇 대나 생산할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작업이 끝나면 박스 안에 부품이 남아서도 안 되고, 모자라서도 안 된다. 예전에는 커다란 박스에 부품을 가득 담아서 작업자 옆에 두고 조립하다 보니 무슨 부품이 어디에 들어있는지 찾느라 한참 시간이 걸렸는데, 이제는 그런 불편이 싹 사라졌다.

20년 만에 생산능력 10배로 확대

창원공장 직원들에게 혁신은 즐거운 놀이다. 현장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낸다. 작업장 바로 곁에는 '보물찾기 현황판'이라는 게시판이 있다. 낭비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제안을 내는 곳이다.

노란 포스트잇(접착식 임시메모지)에 간단히 제안 내용을 적어서 붙여두면 된다. 전에는 작업자가 제안을 하면 그 사람에게 해결책까지 맡기는 바람에 자연히 제안을 꺼렸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전담팀을 운영해 이런 불편을 없앴다. '검사 공정의 형광등이 너무 높이 달려있어서 제품을 구석구석 보기 힘들다' '나사를 죄는 작업을 할 때 센서가 걸린다' 등 제안 내용 옆에는 '완료' '위치변경 중' 등 개선된 내용이 적혀있었다.

작업장 곳곳에서는 혁신 아이디어가 발견됐다. 예를 들어 '청정 오아시스'라는 곳에는 빨랫줄에 담요를 널어둔 것 같은 워터커튼(water curtain)이 설치돼 있다. 폭 1m 정도의 막에 물을 흘리는 이 장치는 가습(加濕) 효과와 더불어 정전기를 방지하고 분진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두 달 간 연구한 끝에 작년 말 도입했다.

포장용 노끈 용기를 투명하게 만들어 노끈이 얼마 남았는지 용기 안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도 즉시 실천으로 옮겨졌다. 볼트와 너트를 집어 올리는 도구에는 자석을 달아 부품을 바닥에 흘리지 않고 정확하게 집게 했다. 조립작업이 끝난 세탁기가 컨베이어 벨트 끝에 도달하면 미리 세워둔 막대에 의해 세탁기 문이 자동으로 닫힌다. 예전에 사람이 문을 닫던 것을 간단한 아이디어로 자동화한 것이다.

이런 혁신작업을 통해 길이가 130m쯤 되는 세탁기 라인에서는 8초에 한 대씩 세탁기가 완성돼 나온다. 세탁기사업부의 김운태 제조그룹장(부장)은 "월풀과 일렉트로룩스가 13초에 한 대를 완성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창원 세탁기 공장은 20년 전 연간 5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했는데, 이제는 공장 부지를 더 늘리지 않고도 생산 능력이 10배인 연 500만대로 늘었다. 꾸준한 혁신작업이 일궈낸 '창원공장의 기적'으로 평가된다.

혼자서 에어컨·세탁기 뚝딱 조립하는 것도 OK

창원공장은 도요타와 캐논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셀(cell·세포)' 생산방식도 시험 중이다. 셀 방식은 소수의 숙련공이 전체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당한다. 다양한 제품을 각기 다른 셀에서 생산할 수 있어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고, 유연하게 생산량 조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LG 창원공장은 올 초부터 에어컨 라인에 셀 방식을 시험 도입했다. 현재 5명이 각자 혼자서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으며, 생산 물량에 따라 추가로 인원을 투입할 수 있다. 작업대는 180도 회전이 가능해 작업자가 몸을 돌리지 않게 만들었다. 창원공장의 혁신 사례는 다른 제조업체의 필수 견학 코스로 꼽힌다.

이영하부사장 인터뷰

 LG 니영하부사장

외부에 비밀을 다 공개해도 되는지 물어보자 이영하 DA사업본부 사장은 "눈으로 본다고 다른 공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괜찮다. 우리도 도요타에서 자동차 라인을 보고 와서 여기에 적용하는 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암묵지(暗默知)'가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창원=김희섭 산업부 기자 fireman@chosun.com

2004년부터 LG전자 가전(DA)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영하(54) 사장은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에도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 창원공장의 생산성이 단연 최고"라고 말했다.

창원공장의 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장 직원들이 끊임 없이 혁신 아이디어를 내놓고 직접 생산 라인을 개선하고 있는 것이 최대 비결입니다. 또한 생산 공정을 표준화, 단순화해 누가 와도 동일한 수준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혁신하고 있습니다."

혼류(混流) 생산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미국이나 한국은 세탁기 뚜껑을 위에서 여는 전통방식 세탁기와 앞에서 여는 드럼세탁기 시장이 공존합니다. 인도 같은 나라는 세탁조와 탈수기가 분리된 이조(二組)식 세탁기가 아직도 팔립니다. 이렇게 모델마다 별도의 라인을 설치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한 라인에서 다양한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죠. 현재 세탁기 라인 한 곳에서 약 20가지 모델을 동시에 만드는데, 궁극적으로는 한 라인에서 300~500종의 모델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외국에 비해 창원공장의 인건비 부담이 크지는 않나요?

"해외 공장보다는 당연히 높죠. 하지만 무조건 해외로 나가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시장상황과 경영 환경에 따라 전체 생산기지의 물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창원공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생산합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면서 일부 생산 물량은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해 들어오기도 합니다. 창원공장의 에어컨과 세탁기 라인은 지금도 풀가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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