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에게 배우는 디지탈시대의 패러다임

Updated on 2008-12-20 by

블리자드에게 배우는 디지털시대의 패러다임


 





블리자드의 성공 과정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게 되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실 디지털 시대와 아날로그 시대의 성공 방정식에는 많은 차이들이 존재한다. 아날로그 시대의 부자들은 자원의 독점이나 사업권을 통해서 부를 축적했다. 역사상 세계 최고의 부자라고 하는 록펠러는 석유를 독점했고 카네기는 철광석을 독점하면서 갑부의 반열에 올랐다.

부동산처럼 한정된 자원을 독점하는 것도 부자가 되기 가장 쉬운 방법 중에 하나였다. 이 밖에 정부로부터 철도운영권이나 통신사운영권 등 독점하면서 돈을 버는 갑부들이 있다. 독점적인 위치를 보장받는 지상파 방송이나 이동통신사의 사업권을 따내기가 힘들뿐 한번 사업권을 획득하고 나면 갑부가 되는 건 식은죽 먹기보다 쉽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예측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가 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각종 사업에 낙찰을 받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년마다 정부에서 사들이는 물품이 800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미국의 전통적인 대기업들인 GE, 보잉, 하니웰, IBM 등이 바로 정부조달 시장에서 물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면서 이러한 성공패턴도 달라졌다. 썬마이크로 시스템즈, 컴팩, 넷스케이프, 아마존, 구글 등 투자하는 회사마다 대박을 터트려서 디지털 시대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리우는 벤처 캐피탈 리스트 존 도어가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시대의 성공 패러다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한 적이 있다.

존 도어에 의하면 과거 아날로그시대의 회사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이 철저하게 분리된 계급사회와도 같았지만 이제 디지털시대의 회사란 모든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가진 하나의 팀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블리자드는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고 모든 것을 다함께 결정하는 특이한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오직 게임의 재미에 초점을 맞추어서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며 팀원들 모두는 직원이라는 생각보다는 자신이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창조하기 위해서 함께 힘을 모으는 동료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그래서 블리자드의 직원들은 그 어떤 회사보다도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수시로 게임룸에 모여서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고 자신들이 재미있게 제작하고 싶은 게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토론한다.

또한 아날로그 시대에는 회사의 경쟁력이란 무릇 공장설비나 빌딩 같은 자산의 크기로 평가 받았지만 이제는 정보력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한다. 블리자드는 UCLA 캠퍼스 내에 허름한 2층짜리 대학 건물 하나만을 가지고 있고 사원도 250명에 불과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중소기업 수준으로 밖에 안 되는 규모를 가진 회사였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하나만으로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기업이 됐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공장설비나 부동산은 보잘 것 없지만 그들이 창출해내는 가치는 대기업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제 가치를 블리자드가 창조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블리자드가 강력한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배틀넷을 통하여 전 세계의 유저들을 상대로 게임을 서비스했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 대한 정보를 대량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사항들을 게임에 바로 접목시키는 블리자드의 능력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고스란히 반영되었고 오늘날의 성공신화의 밑바탕이 됐다.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차이점 중 또 다른 하나는 과거 회사들은 최대한 안정지향적으로 사업을 전개했지만 디지털시대의 회사들은 위험을 피하지 않고 감수하는 방식으로 경영에 변화가 생겼다.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로 번 돈을 모두 워크래프트2에 투자했고 또다시  수익금을 가지고 다시 디아블로에 대규모 투자했다.

프로젝트 하나에 전력을 쏟은 그들은 게임이 실패하면 회사도 망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계란은 한곳에 담아두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안전지향보다는 위험을 통한 고수익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다.

디지털 시대는 어설프게 중간에 서봐야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체가 0과 1을 뜻하고 최고가 아니면 제로가 되고 마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의 차이가 커지는 양극화는 어쩌면 디지털이라는 특성상 필연적인 결과이다.

디지털시대의 벤처기업은 애초에 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를 해서 회사가 없어져도 또 그 과정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새롭게 모여서 회사를 차리면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회사를 다니던 직원들이 의기투합해서 새로운 회사를 차리는 것을 핵분열이라고 한다. 이런 대표적인 핵분열로 창업한 회사로는 인텔을 꼽을 수 있다. 인텔은 페어차일드(Fairchild) 반도체의 직원이었던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와 고든무어(Goden Moore) 그리고 앤디 그로브 이 삼인방이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한 회사다. 그런데 인텔은 나중에 페어차일드 그룹을 능가하는 반도체 왕국으로 성장하는데 이를 창조적 파괴라고 말한다.

미국의 벤처기업들은 이러한 핵분열과 창조적 파괴를 높이 평가한다. 애플컴퓨터만 해도 휴렛팩커드를 다녔던 스티브워즈니악과 아타리직원이었던 스티브잡스 그리고 인텔의 직원이었던 마이크 마쿨라가 모여서 공동 창업했다. 이렇듯 기존 벤처기업들의 핵분열로 일어난것이 애플인데 이들은 기존의 기라성 같은 대기업들보다 크게 성장하면서 창조적 파괴의 힘을 보여줬다. 이러한 핵분열과 창조적 파괴는 미국 벤처기업의 철학이자 미덕이다.

블리자드 역시 회사의 성공을 이끌었던 창업 멤버인 패트릭와이어트가 아레나넷을 창업하며 독립했고 곧 길드워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반면에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개발자인 빌로퍼는 플래그쉽을 창업했으나 헬게이트런던의 실패로 회사가 도산했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는 이런 창조적 파괴를 당연시 여기고 있으며 비록 빌로퍼가 사업을 실패했어도 재기불능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티 오브 히어로즈를 개발한 크립틱에 취직을 해서 일을 하듯 실패도 그 자체로 경험을 높이 사준다.

이렇듯 디지털 시대와 아날로그 시대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평생 직장이 없는 것이며 이와 동시에 평생 직업의 개념도 없어졌다. 과거에는 젊은 시절 대학을 나오고 기술을 하나 익히면 이것 하나로 평생을 먹고 사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평생 직업이 없어지고 평생 교육을 통해서 수시로 전직을 하게 된다.

현재 블리자드에서 창작팀을 이끄는 부사장 크리스 멧젠의 경우 원래는 그래픽 디자이너 였으나 나중에 게임시나리오작가에서 소설 작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앞에서 소개한 빌로퍼역시 원래는 성악을 전공했으나 나중에는 게임프로듀서가 되었고 경영까지 책임졌다.

블리자드의 창업자인 알렌 애드햄 역시 회사를 그만 두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서 금융과 경영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일류 게임 개발자로 명성이 높았던 그는 금융에 대한 공부를 끝마치면 앞으로 투자전문가로써 완전 변신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IT나 게임 개발은 수시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분야이다.

끊임없이 기술이 발전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려면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할 수 밖에 없다. 도스에서 윈도우로 컴퓨터 환경이 바뀌면 프로그래머는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고 윈도우 XP에서 윈도우 비스타로 시대가 전환되면 역시 프로그래머는 역시 적응을 위한 새로운 학습이 필요하다.

게임도 역시 2D의 시대에서 3D로 바뀌면 그만큼의 공부가 필요하고 네트워크의 시대가 열리면 이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이제 세상의 변화가 빨라진 만큼 공부는 대학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을 거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다.

디지털시대와 아날로그시대의 차이를 역설한 존 도어의 디지털 경제론은 오늘날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분명한 것은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변화된 디지털시대의 패러다임을 빨리 이해하고 생활에 적용할 줄 알아야 할 것이며 블리자드의 성공과정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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