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원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 올해 국내 소비자들은 경기침체와 먹을 거리 파동, 선진국 소비 등의 영향으로 가격과 건강, 가치 등 3가지를 기준으로 소비생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신세계 이마트가 분석한 ‘이마트 2008년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이물질 파동과 멜라민 파동 등 대형 식품안전 이슈는 안전.건강 중심의 소비패턴을 낳았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는 가격중심의 불황형 소비패턴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또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선진국형 ‘가치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가격과 관계없이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가치소비’도 올해 소비트렌드의 하나로 떠올랐다.
이같은 3가지 유형의 소비패턴은 올해 1월부터 이달 9일까지 신세계 이마트 전국 119개 점포를 찾은 1억8천만명에게 판매된 2천524가지의 상품군 매출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가격중심’ 불황형 소비패턴 = 우선 불황의 여파로 가격을 우선시하는 소비패턴이 자리를 잡았다.
그 결과, 저가형.기본형 상품 선호, 절약형 소단량 상품 선호, 외식 자제 등의 소비로 연결됐다.
이마트에서 돼지고기는 지난해 대비 22.3% 신장했지만 한우는 0.3% 신장에 그쳤고 봉지라면은 20.6% 늘었지만 컵라면은 10.1% 증가에 그쳤다.
일반 요구르트 역시 13% 신장했지만 고급 요구르트는 13.7% 감소했고 일반칫솔도 16.9% 지난해보다 많이 팔렸지만 한때 큰 인기를 모았던 전동 칫솔은 18.6%나 매출이 감소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용량이 적은 소단량 상품도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식용유의 경우 용량 0.9ℓ 상품은 84.2% 신장한 반면 1.8ℓ는 31% 줄었고 참기름 역시 320㎖는 24.2% 지난해보다 많이 팔렸지만 900㎖는 32.3% 매출이 줄었다.
고추장과 된장은 500g 상품이 22.3% 늘었지만 1kg 상품은 10.2% 줄었고, 마요네즈는 315g 단량 상품이 11.9% 신장한 데 비해 525g상품은 10.1% 감소했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외식을 자제하고 내식을 늘리는 불황형 소비 패턴이 확대되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도 덩달아 크게 늘었다.
쌀은 지난해보다 12% 매출이 늘었는데 이에 따라 양곡 20㎏ 상품은 전체 최소단위 상품군 순위에서 지난해 2위에서 올해는 1위로 올라섰다.
가장 저렴한 반찬인 계란도 지난해보다 20.6% 더 많이 팔렸고 갈치 21.1%, 라면 18.8%, 통조림 11.3% 등 식품 전반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는 등 집에서 식사하기 위한 관련 상품의 매출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또 즉석식품이 11.8%, 면식품 32.3%, 냉대용식 11.1% 신장하는 등 집에서 즐기는 외식 대체효과 상품도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였고 스파게티용 면과 같은 상품도 지난해 보다 배나 더 팔렸다.
◇ 먹을 거리 파동..’건강 중심’ 소비도 활짝 = 먹을거리 파동으로 안전한 식품은 “비싸도 산다”는 소비패턴을 낳았다.
먹거리 이물질 파동, 멜라민 등 올해 유난히도 많았던 식품관련 사고로 인해 건강소구형 상품은 가격에 상관없이 인기를 끌었다.
홍삼, 꿀과 같은 건강식품은 지난해보다 19.7%나 매출이 늘었는데 특히 홍삼은 32%, 꿀은 20.5%나 많이 팔려 불황을 무색케 했다.
멜라민 파동의 여파로 일반 상품보다 평균 배 정도 비싼 유기농 상품 역시 11.9% 매출이 늘어났고 광우병 불안의 반사효과로 대표적인 웰빙 상품인 수산물도 9.6% 신장했다.
주류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고가인 와인이 12.5%나 지난해보다 많이 팔려 주류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고 고가의 수입생수는 올해 40.7%나 매출이 급신장했다.
신세계 이마트 송만준 올가닉 팀장은 “먹거리 안전 문제가 올 한해 지속적으로 이슈화되면서 가격은 비싸도 심리적 완충역할을 해주는 유기농 관련 상품은 야채와 가공식품 전반에 걸쳐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 불황도 아랑곳 않는 ‘가치중심’ 소비패턴도 뚜렷 =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도 가격에 상관없이 주관적 가치만족을 추구하는 ‘가치중심’ 소비 상품도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애완용품이 꼽혔다. 애완동물을 위한 미용용품, 액세서리 등 애완용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11.4% 늘어났다.
또 디지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46인치 이상 LCD TV는 지난해보다 94.2% 신장했고 50인치 이상 PDP도 16.1%나 많이 팔렸으며 PMP는 21.6%, MP3는 38.6%, 전자완구도 76.4%나 신장 했다.
그밖에도 화장품이 12.4% 신장하며 불황을 무색케 했다. 불황을 비켜 간다는 유아용 상품도 눈에 띄게 늘어 유아용품 18.5%, 유아의류 9.6% 신장했다.
j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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