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에서 찾은 봉평 메밀꽃 축제, 효석 문화제, 새벽 헤맴의 기록
새벽 3시 50분, 봉평 메밀꽃 축제, 효석 문화제로 무작정 출발
평창 봉평의 메밀꽃이 9월 8일에서 9일 사이 절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 새벽길에 나섰다. 이왕이면 봉평마을 특유의 새벽안개가 메밀꽃밭 위로 몽환적으로 깔리는 풍경을 담고 싶어서, 무리해서 새벽 3시 50분에 집을 나섰다. 두 시간을 달려 5시 50분경 봉평 하나로마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뭔가 이상했다. 안개는 예상대로 자욱하게 깔려 있었는데, 정작 있어야 할 메밀꽃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축제장 주차장에서 헤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효석문화마을 주차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그곳은 행사용 천막들로 가득 차 있을 뿐, 여기서도 메밀꽃밭은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그곳은 평창 효석문화제 축제장으로 사용되는 주차장이었다.
일단 차에서 내려 주변을 한참 돌아다니며 예전 기억 속의 그 메밀꽃밭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걸어도 눈에 익은 풍경은 나타나지 않았다. 새벽녘에 낯선 동네를 정처 없이 걷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차로 돌아와 이번에는 자동차로 주변을 훑어보기로 했다.
효석달빛언덕정원, 그리고 작은 단서
축제장 주차장을 빠져나와 다리를 건너 조금 더 돌아다니다 효석달빛언덕정원에 다다랐다. 유료로 운영되는 곳이라 그런지 이른 시간에는 문이 닫혀 있어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다만 입구 앞에 작은 메밀꽃밭 하나가 펼쳐져 있어, 오늘 처음으로 메밀꽃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별빛마루 뒤편, 예상치 못한 절경
아쉬운 마음에 주변을 좀 더 둘러보다 별빛마루라는 곳을 발견했다. 큰 기대 없이 그 뒤쪽으로 올라가 보았는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광활하게 펼쳐진 메밀꽃밭 아래로 산자락을 따라 안개가 자욱하게 흘러가는 풍경이었다. 새벽 내내 헤맨 보람이 느껴지는, 오늘 여정에서 가장 몽환적인 순간이었다.


이효석문학관과 물레방앗간 가는 오솔길
여운을 안고 예전에 방문했던 이효석문학관으로 향했다.

아직 개관 전이라 문학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지키는 사람이 없어 그냥 들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대신 물레방앗간으로 가는 이정표를 발견하고 그 길을 따라 걸었다. 문학관 아래로 이어지는 이 오솔길은 걸음걸음마다 운치가 있었다.
봉평 메밀꽃밭 풍경
물레방앗간에 도착하니 길 건너편으로 그토록 찾아 헤매던 메밀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내가 기억 속에 담아두었던, 바로 그 봉평 메밀꽃밭이었다.

메밀꽃밭 풍경

바람개비와 메밀꽃이 어울린 풍경

메밀꽃밭 조형물들
메밀꽃밭에는 아래와 같은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주인공들



느린우체국

주변을 둘러보니 꽃밭 옆 하천 둔치에 메밀꽃밭 전용 주차장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돌이켜보면 이곳이야말로 봉평 메밀꽃밭의 핵심 포인트를 둘러보기에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었다.
아침 햇살 아래, 마지막 풍경
문학관으로 오르는 길 오른편에도 넓은 메밀꽃밭이 하나 더 자리하고 있었다.


아침 햇살이 서서히 내려앉는 가운데 문학관을 내려오는 길, 저 멀리 별빛마루 메밀꽃밭이 눈에 들어오고 그 위 산등성이로는 여전히 안개가 흐르고 있었다. 그 풍경이 너무 멋져서, 문학관 옆 메밀꽃밭으로 다시 내려가 그 장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다.
이효석문학관에서 내려오는 길에 머리 보이는 별빛마루 메밀꽃밭

이효석문락관 입구 메밀꽃밭에서 담아본 메밀꽃밭과 앞산 풍경


마치며
계획대로 첫 목적지에서 바로 메밀꽃밭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하나로마트 주차장부터 축제장, 효석달빛언덕정원, 별빛마루, 이효석문학관과 물레방앗간까지 봉평의 여러 얼굴을 새벽부터 아침까지 온전히 둘러볼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처음부터 물레방앗간 옆 메밀꽃밭 주차장으로 향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헤매지 않았다면 별빛마루의 그 안개 낀 절경도, 오솔길의 운치도 만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메밀꽃을 담아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