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명소, 안동 병산서원 배롱나무 출사를 다녀왔다. 단 병사서원 출사는 2024년 여름에 이루어 졌기 때문에 근 1년만에 출사기를 정리한다. 이 병산서원 방문기를 잘 정리해보고 싶다.
병사서원 소개, 병산서원읠 여름 풍경, 특히 배롱나무꽃 풍경 그리고 만세루에 올라 강을 굽어보며 학문을 논했던 선인들의 기상에 대해 적어 보고자 한다.
안동 병산서원, 여름의 기억
안동을 향하는 길은 언제나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 낙동강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숲과 강이 한데 어우러진 터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병산서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병산(屛山), 이름 그대로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자리에 세워진 이 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고자 그의 제자들이 세운 곳이다. 뒤로는 화산이 든든히 서 있고 앞으로는 낙동강이 굽어 흐르니, 자연의 품에 안긴 학문의 집이라 부르기에 더없이 어울린다.

여름의 병산서원은 특별하다. 시간이 머물러 있는 듯한 고즈넉한 마당에 들어서면 붉은 빛을 가득 머금은 배롱나무꽃이 서원을 살갑게 감싼다.


푸른 기와와 흙벽 사이에서 화사하게 번지는 꽃빛은, 오래전 선비들의 학문과 기개를 지금 우리에게도 속삭이는 듯하다. 흔히 ‘백일홍’이라 불리듯 긴 세월 꽃을 피워내는 나무처럼, 그들의 학문과 정신 또한 긴 시간 변함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주는 듯하다.

낙동강을 굽어 보이는 만대루
서원의 중심에 서 있는 만대루(晩對樓)에 오르면, 병산서원만의 진짜 풍경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탁 트인 누각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굽이굽이 흐르며 서원을 감싸 안듯 유유히 흘러간다.




병산서원 입교당
루마루에 기대어 바람을 맞으면 마치 수백 년 전 제자들이 모여 앉아 학문과 도(道)를 논하던 풍경이 겹쳐진다. 그들의 정좌한 모습, 학문 속 정의와 올바름을 향한 맑은 뜻이 이 강물처럼 먼 세월을 지나 지금까지 흐르고 있는 듯하다.



병산서원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다. 이곳은 자연과 인간, 학문과 정신이 어우러져 시간의 격류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뿌리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여름의 붉은 배롱꽃처럼 삶의 한철을 가장 뜨겁게 빛내고, 낙동강처럼 유연하면서도 쉼 없이 흘러가야 한다는 깨달음이 절로 스며든다.

서원을 나설 때, 문득 마음속에 이런 울림이 남았다.
“세월은 흘러도 학문과 정신은 남는다. 그리고 자연은 그 모든 것을 품어 간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