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테슬라는 CEO 일론 머스크 주도로 새로운 보급형 SUV인 모델 Y를 발표 했죠. 런칭 순간을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퇴근 후 짬을 내어 모델 Y의 전략적 배경을 살펴보고 향후 관전포인트가 무엇이 될지 생각해 봤습니다.
오늘 모델 Y 런칭에서는 비록 3년전 모델 3 발표때 시의 뜨겁게 흥분된 반응은 아니었지만(개인적으로 조금 절제되었다는 느김을 받았습니다. 여전한 참가자들의 흥분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말입니다.) 테슬라에 거는 기대가 여전함을 잘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1. 테슬라 모델 Y 발표 영상
오늘 진행된 테슬라 모델 Y 발표 풀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길래 여기 링크를 걸어 봅니다.
일론 머스크의 발표를 보면 솔직히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달변도 아니고 청중을 사로잡으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발표는 조금 심심한듯하면서도 뭐가 진심이 묻어난다고나 할까요. 그럼 분위기가 납니다.
물론 가끔 농담도 하고 청중과 호응하면서 교감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모델 Y 발표회에는 테슬라가 초대한 사람들이 주로 참석해서인지이러한 교감이 아주 자연스러웠습니다. 어쩌면 컬트 브랜드로 진화하는 테슬라 현재를 잘 보여주는 한 장면 같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암튼 유튜브 영상을 보시죠. 테슬라 첫번째 모델인 로드스터를 비롯한 전 라인을 전부 소개한 후 모델 Y를 소개하고 있죠.
2. 모델 Y 소개
이번에 발표하는 모델 Y는 일론 머스큭 이야기하든 테슬라의 SEXY라인업의 마지막 모델이자, 로드스타, 모델 S, 모델 X, 모델 3를 잇는 테슬라의 5번째 모델입니다.
모델 Y는 모델 3보다 10%정도 더 큰 사이즈이며, 7명까지 탈 수 있습니다. (작아 보이는데 7명가지 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인테리어 설계라는 생각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SUV이지만 스포츠와 같은 승차감을 주는 독특한 SUV가 될것이며, 보다 대중적인 모델 Y를 고려 성능보다는 안전을 고려해 설계했다며 다른 테슬라 모델들처럼 최고 안전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 3만불대 보급형 SUV (Standard Range $39,000 ; Long Range $47,000 ; Dual-Motor $51,000 ; Performance $69,000
- 1회 충전 시 300마일, 약 480km 주행(Long Range), 230마일, 약 370km 주행 (Standard Range)
- Top Speed 130mph (209km/h, Long Range) , 120mph (193km/h, Standard Range)
3. 왜 보급형 SUV인가?
이번에 발표한 모델 Y는 보급형 SUV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모델 3와 비슷한 3만불대로 시작합니다.
물론 모델 3가 그랬던 것처럼 Standard 모델은 가자 늦게 2021년 봄에 출시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죠. 모델 3처럼 고가 모델을 먼저 출시해 어느 정도 수익성을 유지하다가 생산성이 충분한 수준으로 올라오면 기본 스탠다드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사실 SUV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타입이고 매년 그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 2018년 자동차 시장에서 SUV 비중은 36.4%로 지난 2014년 22.4%에 비해서 14%p나 상승
- 2018년 전세계 SUV 판매량은 3천 1백만대를 넘어 지난 2014년에 비해서 88% 증가
지역별 자료가 공개된 2017년 기준으로, 테슬라의 주요 판매 지역인 북미 지역에서 SUV 비중은 4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관은 미국에서 SUV 비중은 2022년에는 5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테슬라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중국은 42%로 가장 SUV의 비중이 높습니다. 유럽도 30%에 육박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테슬라로서도 이런 SUV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보급형 SUV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러한 SUV 수요 및 테슬라 공략 시장에서의 높은 SUV 비중을 고려한 듯, 이번 모델 Y는 보급형 세단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모델 3와 모델 S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이 팔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4. 그러나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다.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SUV 시장을 겨냥한 모델 Y이지만, 테슬라 앞에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경쟁사들이 빠르게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테슬라 모델 Y 라인업이 완성되는 2021년에는 대부분 경쟁사들이 전기자동차 모델 더 나아가 전기자동차 SU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들 경쟁사는 디자인이나 성능이나 브랜드 파워면에서 결코 테슬라 아래가 아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죠.
재규어 SUV 전기차 I-PACE
이미 69,000달러부터 판매중인 재규어 SUV 전기자동차 I-PACE는 테슬라 모델 Y와 견줄만한 매력적인 전기자동차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재규어 SUV 전기 자동차 I-PACE는 지난 2018년 12월에만 7천대를 판매해 순항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포그쉐 SUV 전기차 Cross Turismo
2020년 생산 예정인 포르쉐 SUV 전기자동차 Cross Turismo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 진입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우디 SUV 전기차 e-tron
또한 테슬라 모델 Y가 출시될 무렵 아우디도 SUV 전기자동차 e-tron을 74,000달러부터 판매할 예정입니다.
5. 마치며, 테슬라의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곳 – 모델 Y
그런 의미에서 테슬라 모델 Y는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지금까지 부동의 리더쉽을 지키고 계속 시장을 선도할지 아니면 전기자동차의 강자 중의 한 브랜드로 전락할지를 결정해줄 중요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델 Y가 조금 더 일찍 나온다면 훨씬 더 쉽게 전기차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인데 상당히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2018년 모델 3 생산 문제로 테슬라가 위험에 처했을 일론 머스크는 모델 3 생산외 모든것을 홀딩시켰습니다. 이 홀딩된 것 중에는 모델 Y 개발도 포함되어 있었죠.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모델 3 생산이 목표한대로 진행되고, 차기 모델인 모델 Y 개발도 중단없이 진행되었다면 원래 일론 머스크가 목표한대로 2019년말이나 2020년 초에 모델 Y 생산이 시작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Tesla Model Y to arrive in 2019 at the earliest
원래 플랜대로 2019년 말 상대적으로 조기에 모델 Y 출시가 가능했다면 테슬라는 상당히 여유롭게 전기차 시장을 리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으로서는 테슬라 모델 Y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관전 포인트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모델 Y가 오늘 발표한대로 2020년 가을에 나올 수 있는지?(테슬라 역사를 돌이켜보면 약속을 지킨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약속했던 마일스톤을 넘겨 왔죠.)
- 모델 Y가 예약을 받고 있는데 어느 정도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아마 모델 3에서 예약을 한다는 것의 허망함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리고 전기자동차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충족되었기 때문에 모델 3때처럼 폭발적인 호응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 테슬라가 공언한대로 50만대를 넘어 100만대이상 안정적으로 생산 체계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메인 자동차 업체로 발돋음할 수 있을 것인지?
- 경쟁 모델들이 대거 시장에 출시되는 시점에 모델 Y가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 등등
많은 월가 전문가들이나 예측 기관들은 현재는 테슬라가 잘하고 있지만 2020년이후엔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참입하는 기존 자동차 메이들에 밀려 테슬라가 리딩 기업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을 주로 하는 편입니다.
이전에도 소개한 PA Consulting은 2021년에 테슬라는 7위 전기차 업체로 전락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가 이런 월가의 저주를 뚫고 급속히 커가는 전기차 시장을 계속 리딩할지가 가장 큰 관전포인트 겠네요.
테슬라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