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삼나무를 사랑하는 것은 삼나무의 호흡때문입니다.
느릿느릿한 호흡때문입니다.
삼나무 뿌리가 빨아드린 물이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데는 최대 24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아 24일!
나는 탄식합니다.
하루도 아니고 열흘도 아니고 꼬박 24일이나 걸려서 뿌리의 물이 꼭대기 잎으로 이동해 간다는 것입니다.
……
나는 삼나무의 호흡을 생각하고 나의 일상의 호흡을 생각합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답신이 오지 않는 이 며칠의 고단함을 생각하고,
다시 삼나무가 한 방울의 물을 끌어올리는데 걸리는 24일을 반성적으로
생각합니다.
천둥이 치듯, 벼락이 내리듯 살아온 시간을 돌아봅니다.
저문길을 걸어가는 사람처럼 너무 서둘러 살아온 것은 아닐까요.
– 문 태준 수필 ‘느림보 마음中에서 –
6월의 장미를 보내주신데 대한 답신입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