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면서 도종환님의 시를 적어본다. –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Updated on 2012-12-31 by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도종환


산벚나무 잎 한쪽이 고추잠자리보다 더 빨갛게 물들고 있다

지금 우주의 계절은 가을을 지나고 있고,

내 인생의 시간은 오후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에 와 있다

내 생의 열두 시에서 한 시 사이도 치열하였으나

그 뒤편은 벌레 먹은 자국이 많았다

이미 나는 중심의 시간에서 멀어져 있지만

어두워지기 전까지 아직 몇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고맙고,

해가 다 저물기 전 물들이는 찬란한 노을과 황홀을

한번은 허락하시리라는 생각만으로도 기쁘다

머지않아 겨울이 올 것이다

그때는 지구 북쪽 끝의 얼음이 녹아 가까운 바닷가 마을까지

얼음조각을 흘려보내는 날이 오리라 한다

그때도 숲은

내 저문 육신과 그림자를 내치지 않을 것을 믿는다

지난봄과 여름

내가 굴참나무와 다람쥐와 아이들과, 제비꽃을 얼마나 좋아하였는지,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보낸 시간이

얼마나 험했는지 꽃과 나무들이 알고 있으므로

대지가 고요한 손을 들어 증거해줄 것이다

아직도 내게는 몇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은 세 시에서 다섯시 사이

올 한해도 지나간다.. 벌써…나는 몇시에 있는가?
시인의 글중에서

"해가 다 저물기 전 물들이는 찬란한 노을과 황홀을 한번은 허락하시리라는 생각만으로도 기쁘다"라는 시귀가 너무도 가슴에 와 닫는다…

나도 이제는 찬란한 노을을 준비해야하는가??

해돋이.jpg

새롭게 뉴스레터를 시작했습니다.

1️⃣ 주식 등 투자 정보 : 기업 분석, IB 투자의견 등 투자 관련 내용
..... 테슬라 실적 및 IB들의의 테슬라 투자의견
2️⃣ 사례 및 트렌드 : 사례연구와 트렌드 관련 괜찮은 내용
.....유튜브와 경쟁대신 구독 전환한 비디오 플래폼 비메오 사례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