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SKT ‘핵심 브레인’ IMO를 벗긴다
기사입력 2007-01-17 15:36 최종수정2007-01-17 15:36
김신배 사장이 직접 챙기는 핵심 조직
회사측은 쉬쉬하고 있지만 신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는데…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도 불리는 이 말은 삼성그룹 경영 혁신의 신호탄이 됐다. 최근 SK텔레콤을 보면 당시 상황과 많이 닮았다는 평가다. 직급 파괴에서부터 콘텐츠산업 진출, ‘퍼너자이저(Fun+Energizer)’ 도입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근간에서부터 송두리째 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말 출범한 IMO(Innovation Management Office)다. SK텔레콤 측은 현재 이 조직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회사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IMO는 지난해 말 이사회 결의를 통해 탄생한 조직”이라면서 “의미를 부여한다면 신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단순한 사업 전략팀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단행된 인사에서 김 사장이 직접 신규 성장을 책임지는‘CGO(Chief Growth Officer)’를 겸임할 정도로 IMO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리서치 기능과 미래의 먹을거리를 발굴하는 전략사업이 이 부서의 주요 업무. 사실상 SK텔레콤의 성장산업을 제어하는 컨트롤 타워이자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핵심 브레인인 셈이다.
IMO의 탄생 배경에는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따른 회사 내부의 공감대가 녹아 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에 돌입했다. 이종사업 간 개념이 많이 희석되면서 비즈니스 간 융·복합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관련 기술의 진보도 눈부시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가 언제, 어떤 식으로 바뀔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 사업만 고수했다가는 ‘쪽박’만 찰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는 것이다.
최근 연공서열에 따른 직책을 없애고,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 경제전문가는 “급속한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로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사업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는 게 내부적으로 가장 큰 고민거리”면서 “SK텔레콤은 IMO를 통해 소비자들의 성향 변화 조사, 신사업 발굴 등을 풀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이 이 부서에 들인 공은 상당하다. 하나의 부서에만 연 15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을 정도다. 지난해 말 이미 이사회 의결을 통해 예산 배정이 끝난 상태다.
특히 IMO 조직원은 성과에 상관없이 3년 간 임기를 보장받았다고 한다.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3년 간 4500억원의 예산이 보장된 셈이 된다.
당기순익의 10%이상 투자
SKT 측은 이 같은 예산 배정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회사 관계자는 “IMO의 경우 전반적인 미래사업 관리와 함께 리서치 기능도 겸하고 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SK텔레콤의 당기 순이익은 1조4000억원(예상)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하나의 조직에 배정한 셈이다. 때문에 이 조직에 대한 향후 역할에 대해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IMO의 경우 특히 조직원 개개인에게 많은 권한이 주어져 있다. 담당자 결정으로 배정된 예산을 쓸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다.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IMO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직을 구성하는 멤버 또한 화려하다. 현재까지 이 조직의 면면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회사 전체에서 뽑은 정예 멤버와 외부에서 수혈한 외국계 컨설팅 업체 출신 50여 명이 현재 이 조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에 합류한 홍범식 상무(HCI그룹장)가 대표적인 예다. 세계적인 컨설턴트 업체인 모니터그룹 출신인 홍 상무는 김신배 사장이 지난해 중순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 상무가 현재 IMO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IMO의 기본 플랜은 김 사장과 홍 상무가 지난해 골격을 마련해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재가를 받았다”면서 “향후 사업의 성공 여부는 휴먼 니즈를 얼마나 충족시키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NTERVIEW | IMO 이끄는 홍범식 상무 “인간 중심 혁신이 성공 관건” SK텔레콤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IMO 수장은 김신배 사장이다. 김 사장은 최근 ‘CGO(Chief Growth Officer)’라는 새로운 직책을 새롭게 만들어 IMO를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IMO의 설립을 추진하고, 이끄는 실직적인 인사는 홍범식 상무다. 홍 상무는 지난 1986년 여의도고를 졸업한 뒤, 미국 남가주대와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수료했고, SK텔레콤으로 옮기기 전까지 모니터그룹 등 글로벌 컨설팅 업체의 컨설턴트로 재직해 왔다. 그는 지난 11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인간 중심 혁신을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SK텔레콤이 현재 진행 중인 파괴적 혁신이나 오픈 이노베이션도 광의 개념에서 이 개념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 우량 고객에게 서비스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고객은 자연스럽게 소외되고 있다. 그러나 선도 업체의 경우 마진 등의 이유로 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계속 위로만 도망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로 엔드 기업에 이 고객을 빼앗기게 된다. 홍 상무는 이들에게 차별화된 밸류를 제공하는 게 ‘인간 중심 혁신(Human Centered Innovation)’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소외 고객에게도 서비스를 찾아내 제공하는 게 인간 중심 혁신의 기본개념”이라면서 “이를 위해 고객들의 생활패턴을 파악하고,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를 이른 시간 안에 검증해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차원에서도 홍상무가 하는 일은 많다. 그는 “과거 우리 기업은 익숙한 기술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남의 아이디어와 우리 기술을 적절하게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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