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위기는 기존의 질서를 흔들고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 2007년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도 예외가 아니다. 대공황 이후 최대 경기 침체를 일으킨만큼 그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술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7~8월호는 위기의 시대 경영자가 주목해야 할 10가지 트렌드를 소개했다.
◆ 원자재 공급 부진 = 지난해 7월 배럴당 150달러에 국제 유가(WTI)가 올해 33달러까지 급락했다.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 70달러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여전히 고가 대비 반토막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원자재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가격 하락의 주요인.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투자 부진으로 인해 원자재 공급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얘기다. 비축유는 2010~2013년 사이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 세계화의 퇴조 = 세계화라는 대명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자본시장은 물론이고 실물경기까지 세계 경제가 도미노처럼 무너져내리자 세계화에 대한 회의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 국 정부의 보호주의로 국제 교역이 줄어들면서 세계화 기조는 점차 퇴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제조업보다 금융산업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금융업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 기업 신뢰도 하락 =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금융위기 이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최근들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신뢰도는 기업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질 때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며, 보다 탁월한 경영 기법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크고 강한 정부 =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나타난 뚜렷한 변화 중 한 가지는 정부의 경영 간섭이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섰고, 기업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실시한 데 따른 결과다. 경영자들은 크고 강한 정부의 규제 하에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한편 공공 부문이 주요 고객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 설자리 잃은 과학 경영 = 계량화와 전산화, 모델링 등 과학 경영으로 불리던 기법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요인이 다름아닌 계량화와 금융공학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자들이 동물적인 감각에 의존해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른바 행동경제학을 포함해 인간의 행위를 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계량화하는 기법은 중요성이 더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 소비 시장의 변화 = 글로벌 소비시장의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왕성한 소비욕을 자랑했던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큰 장’이 서고 있기 때문. 경영자들은 장기적으로 전세계 소비 성장 둔화에 대비해야 하며, 투자 거점을 아시아로 이동해야 한다. 또 인구 고령화를 감안해 노인 인구의 소비 트렌드에 주목해야 한다.
◆ 아시아의 부상 = 아시아 국가가 이번 금융위기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하지만 기업 경영자는 이 지역의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신흥국의 노동생산성이 향상되고 있고, 정부가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도시가 아니라 중소도시나 농촌 지역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
◆ 기업 양극화 심화 = 통상 경제 위기가 닥치면 각 업종의 기업간 경쟁력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이번 위기도 예외가 아니다. 경영자들은 위기를 틈타 발생하는 새로운 기회를 재빠르게 포착해야 하고, 위기 이후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
◆ 첨단산업의 발전 = 위기로 인해 전반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감소했다. 하지만 IT와 생명공학, 나노테크놀로지, 소재 공학, 클린 에너지 등 첨단 부문의 혁신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불경기에도 R&D 투자를 지속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승자가 됐다는 사실을 이번 위기에도 되새겨야 한다.
◆ 물가 불안 = 지난 30년 동안 기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물가를 기반으로 경영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가장 기본적인 가정마저 힘들게 하고 있다. 물가지표는 디플레이션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공격적인 경기부양책과 양적 완화는 초인플레이션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기업 경영자는 중장기 전망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경영의 유연성을 강화해야 한다.
출처 : 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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