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환 KFF 부사장 강연 -]“성공적 마케팅 비법은 열정과 실행”

Updated on 2009-06-03 by

얼마전 KT와 KTF가 합병하면서 KTF는 영원히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통신사업은 그대로 있으니 현식만 변한 셈이다.
주간 경향에서 KFF 조서환 부사장의 강연 기사가 있기래 옮겨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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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8일 노보텔호텔에서 열린 카네기 CEO조찬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는 조서환 KTF 부사장. 

세계 경제 위기가 불러온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암울한 시기에 기업과 기업인의 당면한 숙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또 어떻게 직원에게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게끔 동기를 부여할 것이냐로 귀결된다. ‘대한민국의 마케터’ ‘일등품 제조기’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조서환 KTF 부사장이 그 대답에 나섰다. 그는 KTF의‘NA’‘drama’‘SHOW’, 애경의 ‘하나로 샴푸’ ‘2080치약’ 등으로 마케팅의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그가 4월 8일 노보텔호텔에서 열린 카네기연구소 CEO클럽 조찬포럼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강연 주제는 ‘모티베이터의 역할과 마케팅’이다. 한마디로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마케팅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이냐 하는 마케팅 전략론이다. 하지만 그의 얘기는 거창하지 않았다.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 이야기였다.

“1등 아니면 살 수 없다” 차별화 전략
그는 한마디로 ‘메뚜기족’이다. 서비스업, 화장품업, 제약업에서 종사했고 민영업체, 국영업체, 다국적기업에서도 일했다.
영국, 미국, 스위스 회사를 돌아다녔다. 그가 스위스 로슈사에 근무할 때 그의 친정인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이 그를 불렀다.

당시 애경은 적자가 300억 원에 육박하는 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가 떠날 당시 애경의 주력 사업인 세제시장은 애경이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만에 상황이 너무 많이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LG, 동산유지, 태평양, 옥시크린, 암웨이 등 10개 브랜드가 세제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또 애경과 합작했던 외국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를 모두 철수시킨 상태였다.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는 연봉이 4분의 1로 깎이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장 회장의 부름에 응했다. 그것도 ‘1년 이내 흑자로 돌리겠다’고 장담하면서.

그는 장애인이다. 오른팔이 없다. 육군 장교 시절 수류탄 투척 훈련을 지휘하고 있었다. 부하가 실수로 수류탄을 떨어뜨렸다.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수류탄을 집어던지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손에서 수류탄이 터졌다. 그는 장애를 갖고 있는 자신을 받아주고 인정해준 장영신 회장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애경으로 돌아온 그가 처음으로 한 일은 창고마다 쌓여 있는 재고품을 소각하는 것이었다. “왜 창고비를 지불하면서 재고를 쌓아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 다음 한 일은 광고비 전액 삭감과 한국 시장점유율 3위까지 브랜드의 제품 생산 중단이다. 회사 중역들은 ‘2위 진입이 가능한 브랜드를 죽인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1등이 아니면 살 수 없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1등을 위한 전략은 차별화 전략이었다. 차별화란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사업이나 아이템이다. 시작과 함께 1등이 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특히 화장품을 주목했다. 화장품의 마진은 원료비의 5배가 넘는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첫 작품이 여드름 전용 화장품이다. 기능성 화장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더욱 몰두했다. 화장품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유지(기름)다. 그는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프랑스에서 기름을 수입하기로 결정하고, 화장품의 이름을 프랑스식으로 지었다. ‘마리끌레르’가 그것이다. 생산업체 ‘애경’이라는 이름은 이를 철저히 숨겼다. ‘애경’이라는 이름은 영어로, 그것도 필기체로 상품 바닥에 써넣었다. 1년 만에 시장은 대답했다. ‘마리끌레르’의 매출액은 1000억 원이었다. 단숨에 애경은 23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그가 마리끌레르 제품에서 많은 ‘기능과 의미’를 판 것은 아니다. 오직 하나, 여드름이다. 그 성공의 의미는 영속적이지도 않다. 시장 자체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는 “움직이는(ing) 시장(market)에 대응하는 게 바로 마케팅(marketing)”이라고 말했다.

애경의 기사회생 과정, 즉 ‘조서환식 마케팅 대응법’은 단 두 개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열정’과 ‘실행’이다. 그는 “성공적인 마케팅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면서 “열정을 가진 리더가 그의 아이디어를 실천한다면 마케팅은 실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행은 결코 비관적인 지도자의 몫이 아니다.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도 절망을 보지만 낙관주의자는 수렁 속에서도 희망을 보기(윈스턴 처칠) 때문이다.

국민브랜드 ‘SHOW를 하라, SHOW’ 탄생
규제가 심한 공기업(KTF)에서 나름대로 성공할 수 있던 것도 이 같은 마케팅의 원칙을 적용한 덕분이기도 하다. 그의 원칙은 KTF의 마케팅 최고 책임자로 입사 과정에서도 적용됐다. 그는 면접에서 ‘열심히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문제점과 대안을 생각했다. 그는 “내가 면접을 받은 게 아니라 내가 면접관을 면접했다”고 말한다. 그의 입사는 ‘국민브랜드’라는 ‘SHOW’의 출현을 예고한 것이다. ‘SHOW’는 철저한 1등 전략의 부산물이다. 물론 곡절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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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휴대전화 사용자가 ‘쇼’ 휴대전화로 호주에 있는 친구와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그는 입사한 후 “왜 고객들은 KTF 제품을 선택하는가” “고객들이 KTF 제품 사용에 자부심이 있는가”를 면밀히 따졌다. KFT에 대한 고객의 생각을 추적한 것이다. 사실 KTF 경쟁사 제품에 비해 통화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다만 KTF는 일부분에서 오히려 크게 앞서고 있었다. 고객들은 그 사실을 구체적으로 몰랐다. KTF의 장점만 내세워 나온 광고 카피가 ‘통화품질 1위’다. 소비자 마음과 생각의 행간을 읽은 결과였다. 곧 경쟁업체도 ‘고객만족도 1위’라는 광고로 대응했지만 복사본 광고는 원본 광고 제품을 도와줄 뿐이다.

광고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시장점유율은 2등에 머물었다. 그는 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번호이동이다.

번호이동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성공했다. 그는 “통화료가 싸니 우리 제품으로 번호이동을 할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번호이동을 통해 2등 통신업체라는 ‘라벨’을 떼지 못했다. 고객이 번호이동을 하는 이유는 통화 품질보다 단말기 가격 때문임을 간과한 것이다. 더욱이 단말기 가격에 크게 개의치 않는 사람들은 고유의 전화번호를 재산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생각지 못했다. 조 부사장은 “전쟁에 패배한 것이다”면서 “불리한 전쟁을 하느니 전장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상전화 시장의 출현과 함께 ‘국민브랜드’라는 별명을 얻는 ‘SHOW를 하라, SHOW’가 탄생한 것이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자료원 :  2009 04/21   위클리경향 8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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