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보다 매장 이미지 연출에 초점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목적을 둔 플래그십 숍을 오픈하거나 신규 브랜드가 1호점을 오픈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상권이 명동과 압구정일 것이다. 이 두 곳은 강북과 강남의 대표 패션상권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대로 어필할 수 있다. 때문에 매장 규모가 크고 복합층으로 이뤄진 곳이 많으며 본사가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신규 브랜드들이 마켓 테스트를 위한 앵커숍으로 가장 선호하는 상권이다.
플래그십 숍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특정 상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여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을 뜻한다. 초기에는 실제 매장을 오픈하기 전 시장 및 수요 조사를 위해 만든 앵커숍의 의미가 컸으나 지금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매장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패션 업체들은 대부분 자사 브랜드의 컨셉과 이미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1~2개 정도의 플래그십 숍을 운영하고 있다.
플래그십 숍은 수익보다 이미지 연출이 우선이기 때문에 매장 면적이 넓고 상품 라인별로 구성돼 있으며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운 부자재로 차별화된 곳이 많다. 매장 면적은 평균적으로 230~260㎡(70~80평) 이상이며 최근 해외 글로벌 브랜드가 도입되면서 990㎡(300평) 이상인 곳도 많아졌다. 또 메인 브랜드뿐만 아니라 전 라인이 함께 구성된 복합 매장도 여럿 있으며 리미티드 상품만 추가로 전개되는 곳도 있다.
패션 업체들이 플래그십 숍을 오픈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꼽는 곳은 명동과 압구정이다. 이 두 곳은 강북과 강남의 대표 패션 상권으로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비싼 임대료가 걸림돌이긴 하지만 플래그십 숍의 역할을 소화해 낼 수 있고 다소 고가의 브랜드일지라도 가격 저항을 적게 받는 상권이기도 하다.
명동, 2년 사이 10여개 플래그십 숍 오픈
명동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플래그십 숍이 자리하고 있다. 패션뿐만 아니라 화장품, 주얼리 업계에서도 대부분 명동에 플래그십 숍을 오픈한다. 최근 1~2년 사이 10여개 브랜드가 명동에 플래그십 숍을 오픈했다. ‘자라’, ‘포에버21’을 포함해 ‘스와롭스키’, ‘게스 슈즈 & 백’, ‘BSX’, ‘에이든’, ‘나인웨스트’ 등이 작년 플래그십 숍을 오픈했고 2007년에는 ‘갭’, ‘유니클로’가 초대형 매장을 오픈했다.
작년 9월 중앙로에 M플라자가 오픈하면서 ‘자라’와 ‘포에버21’의 대형 매장이 들어섰다. 특히 ‘포에버21’은 국내 1호점으로 명동을 선택했다.
또 매장을 이전해 플래그십 숍으로 리오픈한 곳도 여럿이다. 중앙로에 위치했던 ‘지오다노’는 충무로길로 이전해 ‘지오다노’, ‘지오다노 힘’, ‘지오다노 허’ 3개 브랜드로 구성된 플래그십 숍을 오픈했고 ‘로엠’은 작년 5월 중앙로로 플래그십 숍을 이전해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가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로엠’ 명동점은 231㎡ 규모로 캐주얼 라인과 프리미엄 라인이 구성돼 있다. 프리미엄 라인은 명동점을 비롯해 대형 매장을 위해 기획한 스페셜 상품이다. 최근에는 ‘뉴발란스’와 ‘컨버스’가 대형 매장으로 자리를 이전했고 지난달 ‘푸마’가 구 휘트니스센터 건물에 2층 규모로 들어섰다.
작년 11월 오픈한 ‘컨버스’ 명동점은 오리지널 글로벌 스토어로 미국 컨버스사에서 주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픈한 매장이다. 100년간의 히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공간과 함께 스페셜, 프리미엄 상품이 구성돼 있다.
브랜드 복합 구성된 플래그십 숍도 증가
명동 상권은 단일 브랜드의 플래그십 숍뿐만 아니라 자사 여러 브랜드를 복합으로 구성한 플래그십 숍도 많다. 제일모직의 패션관, 빈폴관이나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복합관뿐만 아니라 LG패션은 ‘헤지스’와 ‘TNGT’를 복합으로 구성했고 지오다노는 ‘지오다노’, ‘지오다노 힘’, ‘지오다노 허’를 복합으로 구성했다. 또 예신퍼슨스는 ‘코데즈컴바인’ 메가숍외에 작년 ‘마루’, ‘노튼’ 복합 매장을 오픈했고 캘빈클라인진코리아는 ‘캘빈클라인진’과 ‘캘빈클라인언더웨어’ 복합 매장, MK트렌드는 ‘TBJ’, ‘앤듀’, ‘버커루’, ‘홈스테드’ 4개 브랜드가 복합으로 구성된 메가숍을 오픈했다.
멀티 메가숍은 대규모의 매장을 단일 브랜드로 구성하기에 한계가 있는 경우나 라인 익스텐션한 토털 라인을 함께 구성함으로써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단일 브랜드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데즈컴바인’, ‘코데즈컴바인포맨’, ‘베이직플러스’ 등 4개 브랜드로 구성된 ‘코데즈컴바인’ 명동 메가숍은 작년 10월 9억원의 매출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규모는 ‘포에버21’, 이미지는 ‘빈폴’
작년 10월까지 명동 플래그십 숍 중에서 매장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유니클로’였다. ‘유니클로’ 명동점은 구 명동의류를 리모델링해 2007년 12월 오픈했으며 5층 규모에 본사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총 2,314㎡(700평) 규모에 1층은 캐주얼, 2층은 여성복, 3층은 남성복, 4층은 아동 주니어로 구성, 월평균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10월 M플라자에 국내 1호점을 오픈한 ‘포에버21’은 1~3층 규모에 총 2,608㎡ 규모(약 800평)로 ‘유니클로’보다 330㎡(100평) 정도 큰 국내 최대 매장을 개설했다.
또 ‘자라’ 명동점은 M플라자 1, 2층에 위치하며 총 면적은 1,520㎡(460평). 3개의 출입구와 15㎡ 규모의 대형 쇼윈도우가 특징이며 여성복 Woman, Basic라인, 여성복 TRF라인, 남성복, 아동라인까지 구성돼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어필하는 플래그십 숍의 진정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는 ‘빈폴’을 꼽을 수 있다.
4층 규모의 ‘빈폴’ 플래그십 숍은 2003년 처음 오픈해 2007년 10월 1일 리뉴얼했다. 최고급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해외에서 인테리어 집기, 부자재 등을 공수해왔으며 매장 VMD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럭셔리한 외관과 편안한 내부 분위기가 트래디셔널을 지향하는 ‘빈폴’의 이미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SK네트웍스가 4개월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타미힐피거’ 복합매장을 오픈하고 ‘컨플릭티드텐던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명동길, 충무로길 패션 상권으로 위상 강화
명동 상권에서 매출은 ‘자라’, ‘유니클로’가 월평균 10억원을 상회하고 있고 ‘아디다스’, ‘나이키’, ‘노스페이스’, ‘MLB’, ‘ABC마트’ 등 스포츠 브랜드가 4~5억원대 매출로 강세를 띠고 있다. 복합관 중에서는 ‘코데즈컴바인’, ‘제일모직’ 패션관, ‘금강제화’ 등이 꾸준하다.
과거 캐주얼 브랜드가 집중하며 위상을 높였던 명동 1번가는 ‘폴햄’, ‘애스크’, ‘엠폴햄’, ‘TBJ’, ‘앤듀’, ‘P.S.1’ 등 캐주얼 브랜드가 퇴점하며 과거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보세나 행사 매장으로 바뀌었거나 여전히 공실로 남아있는 곳도 있다. 신원의 에벤에셀관도 작년 말 커피숍으로 교체됐다.
이를 대신해 차 없는 거리로 바뀌면서 부상하고 있는 명동길과 ‘유니클로’, ‘갭’, ‘지오다노’가 들어서며 패션 거리로 거듭난 충무로길이 중앙로와 함께 A급지로 떠오르고 있다.
명동은 올해 2월 예술극장이 오픈하고 4월 쇼핑몰 noon 스퀘어가 글로벌 브랜드를 유치해 재오픈한다. 또한 영플라자 앞쪽으로 지상 횡단보도가 생길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패션 업체들이 명동 상권에 대해 재평가를 내리고 있다.
비록 국내 최고 임대료로 인해 수익을 맞추기가 어려운 업체들이 부지기수지만 플래그십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명동에서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함정한 사장은 “명동은 복종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패션 상권으로 보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매장의 대형화가 가속화되면서 브랜드를 홍보하는 수단으로는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압구정, 해외 브랜드 플래그십 숍 다수 포진
명동은 연령층이 10대부터 50대까지 넓고 소비자 수준도 다양하기 때문에 중저가 브랜드부터 고가 브랜드까지 폭넓게 자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압구정은 소비력이 있는 젊은 패션 리더들이 메인 타깃이고 청담동 명품거리, 갤러리아 백화점이 근접하고 있어 고가 브랜드나 해외 브랜드의 멀티숍이 많은 것이 대조적이다.
압구정에는 약 40여개 브랜드 매장과 직수입 멀티숍, 보세 의류, 개인 디자이너숍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이 중 브랜드 매장은 대부분 직영점으로 운영되며 플래그십 숍 역할을 하는 곳이 많다. 특히 트렌드를 앞서가는 곳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해외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숍이 많다. ‘바나나 리퍼블릭’, ‘유니클로’, ‘리복’, ‘클럽 모나코’ 등이 최근 1~2년 사이 새롭게 오픈한 플래그십 숍 이며 ‘게스’와 ‘푸마’는 전개 방식이 직진출로 바뀌면서 압구정에 플래그십 숍을 오픈했다. ‘우먼시크릿’, ‘트라이엄프’, ‘크록스’ 등 이너웨어나 패션잡화도 이곳에 플래그십 숍을 운영하고 있다.
로데오 메인거리에는 ‘컨버스’, ‘게스’, ‘푸마’, ‘코데즈컴바인’ 등의 플래그십 숍이 위치하고 있고 지난달 ‘스프리스’ 자리에 ‘아디다스 오리지널’이 오픈했으며 ‘D&G’ 매장 자리에는 ‘클럽 모나코’가 들어섰다. ‘클럽 모나코’는 압구정점만을 위한 미국 직수입 한정품을 선보여 차별화했다. 갤러리아 백화점과 마주하고 있는 압구정 대로변에는 ‘유니클로’, ‘에이든’, ‘리복’, ‘코카롤리’ 등의 매장이 위치해있다.
로데오 거리는 과거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들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우먼시크릿’, ‘트라이엄프’ 등 이너웨어와 ‘스케쳐스’ 등 슈즈 브랜드, ‘버커루’, ‘리바이스’ 등 진 브랜드로 복종이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시네시티 뒷 골목부터 디자이너 클럽으로 이어지는 길은 ‘쇼퍼홀릭’을 대표로 프리미엄 진 브랜드 편집숍 등 캐릭터가 강한 편집숍들이 많다.
매출이 높은 매장은 ‘컨버스’, ‘코데즈컴바인’ 등으로 ‘컨버스’는 월평균 2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 상위권을 마크하고 있다. 국내에 입고되지 않은 일본, 미국의 일부 라인을 소량 전개해 차별화 전략을 펼친 것이 성공했다.
‘타미힐피거’는 2007년 리뉴얼 후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와 컬렉션 라인을 압구정 매장에만 도입해 새로운 고객을 흡수하는데 성공, 연평균 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압구정에만 있는 유일 매장 많아
압구정에는 이곳에만 있는 단독 플래그십 숍이 여럿 있어 차별화된 상권의 성격을 부각시켜준다. 오랜 기간 동안 명성을 지켜온 ‘디젤’과 ‘파라수코’, ‘만다리나 덕’, ‘바나나 리퍼블릭’, ‘위’를 비롯해 최근 오픈한 ‘크록스’, ‘포나리나’, ‘닐바렛’, ‘IKKS’는 압구정이 유일한 가두 플래그십 숍이다.
이태리 브랜드 ‘포나리나’는 작년 7월 압구정에 안테나숍을 오픈했다. 박명진 ‘포나리나’ 대표는 “패션리더들의 집결지인 압구정을 첫 직영점으로 선택했다. 섹시하고 여성스러운 브랜드 컨셉 상 압구정이 국내 마켓을 테스트하기에 적격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태리 브랜드 ‘닐바렛’ 압구정점은 작년 3월 오픈 이후 트렌드 세터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클래식 슈트부터 가죽 재킷 등 스타일리쉬함을 폭넓게 제안하는 ‘닐바렛’은 직수입 멀티숍에서만 접할 수 있었으나 압구정 플래그십 숍이 오픈하며 마니아들의 호응도가 높다. 여성과 남성 라인이 함께 전개되고 있다.
또한 단독 브랜드는 아니지만 프리미엄 직수입 멀티숍들도 압구정에만 단독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스타일’, ‘어나더 에디션’, ‘ckd리빙’ 등 고가의 프리미엄 편집숍 들은 평균 객단가가 70~8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압구정 상권을 선호한다.
압구정, 패션특구로 지정…활성화 기대
압구정 상권도 몇 해 전부터 유동인구가 감소하며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 경기 영향과 주 소비층이 압구정에서 청담동과 신사동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 한 브랜드 매니저는 “2005년 이후부터 유동인구가 줄기 시작했으며 올해 매출이 전년대비 30%정도 하락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때문에 ‘DKNY’, ‘CP컴퍼니’, ‘라코스테’, ‘D&G’ 등은 오픈 1~2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작년 압구정, 청담을 패션특구로 지정하면서 2011년까지 쇼핑, 패션&뷰티, 문화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관광객 유입 증가 및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매장 주들은 유동인구가 증가하면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 ISSUE 매장
‘포에버21’ 명동점, 국내 유일 매장 연일 북새통
‘포에버21’ 명동점은 작년 10월 초 M플라자에 국내 1호점으로 오픈했다. 아직까지 국내 유일한 매장이라는 이유 때문에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3층으로 이뤄진 ‘포에버21’은 총 2,608㎡(800평) 규모로 단일 브랜드로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최저가 브랜드를 지향하는 ‘포에버21’은 품질은 우수하지 않지만 다양한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특히 의류는 물론 여러 가지 액세서리, 주얼리로 토털 코디네이션을 제안하면서 여성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컨버스’ 압구정점, 한정판 등 차별화된 상품 전개
2006년 오픈한 ‘컨버스’ 압구정점은 기존 매장과 차별화된 고급스럽고 빈티지한 분위기의 플래그십 숍이다.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 리미티드 에디션, 디자이너와의 코-웍 상품 등 색다른 상품 구성을 통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컨버스’의 오리지널리티와 감성, 아트적인 문화가 공존하는 매장으로 운영, 월 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오픈 초기 ‘국내 한족밖에 없는 신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나만이 신을 수 있는 유니크한 디자인의 신발을 소량 입고해 선보여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기사출처: 패션채널(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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