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원 : 한겨레신문 2009-05-06 19:35
[한겨레] 아모레퍼시픽 ‘리리코스’ 15년만에 첫 방송광고
현대카드도 지출 7.4%↑ 톱모델 대신 감성자극 전략
경기침체를 기회 삼아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이 요즘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경기악화 대응 방안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서며 광고비를 1순위 삭감대상으로 삼는 것과는 거꾸로 가는 행보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인 ‘리리코스’를 출시한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방송 광고(사진 왼쪽)로 제작해 방영중이다. 이 브랜드의 제품은 방문 판매만 하고 있어 광고를 하지 않았던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 이수진 과장은 “첫 광고를 시작한 뒤 소비자들의 문의와 인터넷 검색이 40% 이상 증가한 것을 보면 경기침체기의 광고효과가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리리코스 브랜드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배 가량 늘 것이라고 기대한다.
수년 동안 광고를 하지 않았던 브랜드들의 광고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레버코리아는 5년 만에 데오도란트(땀냄새 제거제) ‘레세나’의 광고를 재개한다고 6일 밝혔다. 외식업체인 ‘놀부 부대찌게’ 역시 3년의 공백을 깨고 광고를 지난 3월부터 다시 시작했다.
경제위기에 가장 민감한 금융회사에서도 광고비를 늘리는 곳이 있다. 최근 누리집 개편과 다양한 콘셉트 카드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현대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 집계를 보면, 현대카드의 이번 1분기 방송 광고비 지출은 37억7천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 34억8천만원에 견줘 7.4% 증가했다. 전업카드사 가운데 업계 3위인 현대카드는 이처럼 광고 마케팅을 펼치며 업계 2위인 삼성카드를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22.5%, 19.5%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격차를 좁혔다.
주택 건설업계에서는 광고비의 거품 빼기가 한창이다.‘톱스타’을 내세우기보다는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광고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톱스타 기용은 비용에 견줘 효과가 떨어진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소영을 모델로 기용했던 현대건설은 최근 광고에 차이코프스키와 괴테(사진 오른쪽) 등 세계적인 명인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도시적인 세련미를 가진 고소영을 모델로 내세웠지만, 인지도 부분에 있어 생각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소비자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모델을 내세운 광고도 눈에 띈다. 롯데건설은 전지현 같은 내노라하는 스타를 모델로 썼지만, 이번달부터는 미스코리아 출신 사회학 강사 궁선영씨를 새 모델로 발탁했다. 한화건설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신화를 만들어낸 김인식 한화이글스 감독을 모델로 내세웠다.
경기침체기에 적극적인 광고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은 광고를 ‘지출이 아닌 투자’로 본다. 경기회복기에 성장의 중요한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침체기였던 1998~2002년에 연평균 광고비를 1997년보다 10% 이상 늘린 55개 기업은 1997년에 견줘 매출이 평균 199% 증가했다.
이정연 황춘화 기자 xingxing@hani.co.kr
■ 리리코스 ‘마린 하이드로 앰플’ 매출액 동기간 대비 200% 상회 기대
■ 홈플러스 시장 점유율 이마트 앞서는 쾌거
■ 신용카드계 1, 2위 다툼 현대카드 승리
□ 글로벌 경제위기로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긴축 경영에 돌입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경제 위기로 인한 매출 부진의 타개책으로 이들이 가장 최우선에 둔 것은 비용 절감. 그 중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한 광고비 삭감은 정해진 수순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더욱 공격적으로 광고마케팅을 실시하며, 효율적 제품 속성 전달 및 이미지 강화에 주력하는 브랜드도 있다. 이들 브랜드 및 기업들의 결정은 불황기에 오히려 공격적으로 광고마케팅을 전개하면 기업 매출이 2~3배 증가한다는 경험과 판단에 의한 것으로, 해외 선진 브랜드들의 불황 극복 사례 및 최근 연구결과(제일기획, IMF시기(1998년~2002년)의 기업별 광고비와 매출간의 추이 분석 결과)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허원구 제일기획 국장은 “IMF 당시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 기준이 무조건 안 사고 보는 것이었다면, 2008년 이후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 기준은 살 건 사되 가치를 따져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경기 침체 시기에는 핵심 브랜드와 핵심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으는 마케팅 전문가들의 의견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이러한 시기에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인 광고 집행으로 소비자에게 자사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는데에 주력해야 함을 시사한다.
□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공격적 광고 마케팅에 돌입한 브랜드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레스티지 마린브랜드 <리리코스>는 1994년에 프랑스 선진 화장품 기술력을 도입해 개발된 이래, 올해 3월 처음으로 공중파 광고를 시작했다. 리리코스의 약진은 비단 TV CF 시작에만 있지 않다.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 ‘신민아’를 모델로 기용한 것이다. 리리코스가 빅모델을 기용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으로, 리리코스 측은 신민아 발탁 배경에 대해 ‘리리코스’의 브랜드 컨셉인 깊고 고요한 바다의 이미지와 조용한 듯 하면서도 깊은 매력을 발산하는 신민아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불황에는 제품의 속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광고가 효과적이라는 마케팅 계의 이론과 부합하는 것으로, 리리코스 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시장 확대 의지를 확고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해 리리코스가 선택한 제품은 ‘마린 하이드로 앰플’. ‘마린 하이드로 앰플’은 지난 9월 전 제품에 생체 필수 미네랄 함량이 높은 해양심층수와 마린플라센타TM 성분을 보강해 새롭게 선보인 후 리리코스 전체 매출액의 20%를 차지할 만큼 제품력을 인정받은 리리코스의 핵심 제품이다. 리리코스 ‘마린 하이드로 앰플’은 피부에 필요한 필수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한 해양심층수와 보습성분이 피부에 수분막을 형성하여 바르는 즉시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가꿔주는 수분 전용 제품으로, 리리코스는 이 같은 제품 효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깊은 바다의 깊은 보습’이라는 컨셉으로 CF를 제작했다. 이에 신민아는 물 속에서 눈을 뜬 채 표정 연기를 해야했다는 후문이다.
㈜아모레퍼시픽 리리코스의 이같은 결정이 헛되지 않았음은 이미 증명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TV 광고 시작 후, 고객 문의 전화 및 인터넷 검색이 40% 이상 증가했고. 브랜드 검색 반응률 25% 상회(일반 브랜드: 5%대)하고 있으며, 신규 키워드가 창출되는 등 광고효과가 다양한 소비자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 속성 및 모델 이미지, 엔딩컷의 크리에이티브가 잘 맞아 떨어져 브랜드 자체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리코스 측은 “이 같은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이번해 말의 ‘마린 하이드로 앰플’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다.
□ 올해 처음으로 TV 광고를 시작한 브랜드는 리리코스만은 아니다. 최근 소니 에릭슨 코리아가 출시한 프리미엄 터치폰 ‘엑스페리아 X1’은 이민정을 모델로 기용해, X1의 음악, 사진, 영화, 모바일 오피스 기능에 충실한 여러 개의 디지털 기기가 엑스페리아 X1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극적으로 나타냈다. 티저 광고를 먼저 출시해 소비자 관심을 유발한 후 ‘마치 전혀 다른 아홉 개의 폰을 가진 것처럼’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엑스페리아 X1만의 핵심 속성을 세련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이외에도 소니 에릭슨 코리아는 온라인 동영상 매뉴얼 출시 및 온라인 광고 출시 등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다년간 TV 광고를 하지 않다가, 최근 TV 광고를 시작하며 톡톡히 재미를 본 기업 하면 ‘홈플러스’를 빼놓을 수 없다. 홈플러스는 최근 대형마트 사이에 암암리에 팽배해 있던 ‘공중파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불문률을 깨고 처음으로 TV 광고를 시작했다. 1박2일 멤버들을 모델로 발탁해 “10년 전 가격으로 드립니다.”라는 홈플러스만의 핵심속성(USP/Unique Selling Point)을 전달한 홈플러스는 창립 10주년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획기적인 매출 증대를 창출했다. 이번 광고를 통해 점포수가 이마트의 70%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시장 점유율(MS/Market Share)이 처음으로 신세계 이마트를 앞섰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 불황에 독창적인 컨셉과 광고 기법,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는 모델 기용등을 통해 제품 및 브랜드의 속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불황에 힘이 되는 동반자적 이미지를 소구하는 기업 광고도 늘고 있다. NB그룹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꽃보다 남자>의 ‘F4’를 패러디하여 <놀부 부대찌개> 광고를 제작했다. 라면 사리, 만두 사리, 햄 사리, 소시지 사리로 변한 사리계의 F4가 불황에 지친 소비자를 응원하고 힘과 용기를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NB그룹의 TV 광고는 처음은 아니지만, 지난 3년간 광고를 하지 않다가 지난 3월 다시 가맹점들과 함께 대대적으로 광고 캠페인을 집행했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점이다.
□ 한편,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광고마케팅 비용을 더욱 공격적으로 집행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최근 대기업, 금융회사를 막론하고 광고비 절감이 대세인 가운데, 현대카드는 홈페이지 리뉴얼, 시리즈 카드 출시를 더욱 더 공격적으로 광고했다. 이에 삼성카드와 1위, 2위를 다투던 카드 매출액이 삼성카드를 월등히 앞서는 쾌거를 거뒀다.
□ 위와 같은 역발상 공격적 광고 마케팅 사례는, ‘위기는 기회다’라는 공식을 입증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견실함을 입증하고, 핵심 속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회로 삼아 소비자의 충성도 강화 및 신규 고객 유치, 매출 증대를 끌어내는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뉴스레터를 시작했습니다.
1️⃣ 주식 등 투자 정보 : 기업 분석, IB 투자의견 등 투자 관련 내용
..... 테슬라 실적 및 IB들의의 테슬라 투자의견
2️⃣ 사례 및 트렌드 : 사례연구와 트렌드 관련 괜찮은 내용
.....유튜브와 경쟁대신 구독 전환한 비디오 플래폼 비메오 사례